망막색소상피변성은 야맹증과 시력손상을 유발할 수 있는 대표적인 유전성 망막질환이다. 지속적인 추체와 간체의 손상에 따라 시기능의 저하가 발생하며[
1-
3], 시력저하와 시야 손상이 진행하면 삶의 질에 큰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
4]. 국내 발생률은 100,000명 당 1.64명으로 보고되어 있으며[
5], EYS, PDE6B, RHO 등 다양한 유전자의 변이가 원인이 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6].
백내장은 망막색소상피변성 환자에서 흔하게 발견되는 소견으로[
7-
9] 비교적 젊은 나이에 수술을 요하는 백내장의 진행이 나타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0,
11], 특히 후낭하혼탁 형태의 백내장이 높은 빈도로 발생한다[
7,
9,
10]. 망막색소상피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백내장수술의 임상결과를 분석한 기존의 논문들에서는 수술 후 뚜렷한 시력호전이 나타났다[
10,
12,
13]. 그러나 모양체소대가 약화된 경우가 많았으며, 술 후 후낭혼탁이 높은 빈도로 발생하여 상당수 환자에서 야그레이저후낭절개술이 필요하였던 것으로 보고되었다[
10,
12]. 또한 망막색소상피변성에서 백내장수술을 시행하는 데에 있어서 광손상(light damage)에 의한 망막변성 진행 가능성[
14], 낭포황반부종의 발생률이 높아질 가능성[
13], 술 후 경과 관찰 기간 동안 모양체소대의 약화에 의해 인공수정체 탈구가 발생할 가능성[
10] 등 추가적인 우려가 제기되어 왔다.
국내 연구에서는 망막색소상피변성 환자의 47.9%에서 백내장이 관찰되었으며[
9], 일부 환자에서 수정체의 탈구가 발생할 수 있음이 보고되었다[
15,
16]. 그러나 백내장수술의 임상결과는 아직 보고된 바 없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국내 망막색소상피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백내장수술의 장기 임상결과를 보고하고 시력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인자를 분석하고자 한다.
대상과 방법
본 후향적 연구는 단일 기관에서 헬싱키선언에 입각하여 시행되었으며, 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 승인을 획득하였다(Kim’s Eye Hospital IRB 승인 번호: 2020-12-023). 망막색소상피변성으로 진단 받은 환자들 중 2010년 1월부터 2019년 4월 사이에 백내장에 대한 초음파수정체유화술(phacoemulsification) 및 인공수정체삽입술을 시행 받은 경우를 대상으로 후향적 의무기록 분석을 시행하였다. 술 후 추적 관찰 기간이 12개월 이상인 경우만 연구에 포함하였다.
의무기록에서 아래 항목을 수집하였다: 나이, 성별, 당뇨, 고혈압, 안축장, 추적 관찰 기간, 백내장수술 시 후낭파열 여부, 최대교정시력(술 전, 술 후 1개월, 및 최종 추적 관찰시), 술 후 안내염이나 망막박리 발생 여부, 술 후 3개월 이내의 낭포황반부종 발생 혹은 악화 여부, 야그레이저후낭 절개술 시행 여부, 인공수정체 아탈구, 탈구, 혹은 위수정체 떨림 여부. 그리고 빛간섭단층촬영 소견을 분석하여 중심와 타원체구역(ellipsoid zone)의 상태, 낭포황반부종, 및 망막앞막의 유무를 확인하였으며, 중심와 타원체구역 상태는 다음과 같이 분류하였다(
Fig. 1): 1) 온전한 상태(intact)=타원체구역의 손상이 나타나지 않은 경우, 2) 손상된 상태(disrupted)=타원체구역이 관찰되나 손상된 경우, 3) 관찰되지 않는 상태(absence)=손상이 심하게 진행하여 타원체구역이 관찰되지 않는 상태. 또한 빛간섭단층촬영에는 다음 세 가지 기기가 이용되었다: Spectralis HRA-OCT
® (Heidelberg Engineering, Heidelberg, Germany), RS 3000
® (Nidek Co., Ltd., Tokyo, Japan), Spectral OCT
® (Ophthalmic Technologies Inc., Toronto, Canada).
술 전 최대교정시력을 술 후 1개월 및 최종 추적 관찰 시의 값과 서로 비교하였다. 추가적으로 술 전의 값과 비교하였을 때, 술 후 1개월 및 최종 추적 관찰 시 시력이 logarithm of minimal angle of resolution (logMAR) 0.2 이상 호전된 경우와 logMAR 0.2 미만으로 호전된 경우의 비율을 확인하였다. 술 후 1개월에 시력호전이 나타난 안들 중 최종 추적 관찰 시 시력이 술 전 값과 같거나 더 악화된 경우의 비율과 시력저하의 시기를 확인하였다. 술 전 및 최종 추적 관찰 시 모두 빛간섭단층촬영을 시행하였던 안을 대상으로 두 시점에서 나타난 타원체구역의 상태를 비교하였다.
추가적으로 타원체구역의 손상 상태(온전한 상태 vs. 손상된 상태 vs. 관찰되지 않는 상태)에 따라 3개 군으로 분류한 후 각 군 내에서 술 전, 술 후 1개월 및 최종 추적 관찰시의 시력을 비교하였다. 또한 각 군 사이에 추적 관찰 기간과 술 후 1개월부터 최종 추적 관찰 시까지의 시력 변화량에 차이가 있는지를 비교하였다.
술 후 1개월의 시력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술 전 인자를 확인하기 위해 술 후 시력을 0.5 이상과 0.5 미만의 두 군으로 구분하였으며, 다음 인자들을 이용한 다변량 분석을 시행하였다: 안축장, 최대교정시력, 타원체구역의 상태(온전함 vs. 손상됨), 낭포황반부종 유무, 망막앞막 유무. 다변량 분석에는 술 전 빛간섭단층촬영을 시행하였던 안만을 포함하였다. 추가적으로 백내장수술 전 빛간섭단층촬영 사진에서 온전한 타원체구역의 길이(length of preserved ellipsoid zone) 측정이 가능하였던 경우 위에 기술된 다변량 분석에서 ‘타원체구역의 상태’ 대신 ‘온전한 타원체구역의 길이’를 인자로 삽입하여 분석하였다. 온전한 타원체구역의 길이는 중심와를 중심으로 한 직경 6 mm 범위에서 측정하였는데, Spectralis HRA-OCT® 또는 RS 3000® 기기를 이용하여 촬영한 경우만을 대상으로 시행하였으며, 길이 측정에는 Image J 프로그램(National Institute of Health, Bethesda, MD, USA)을 이용하였다. 중심와를 중심으로 한 수평(horizontal) 및 수직(vertical) 빛간섭단층촬영에서 측정된 값의 평균 값을 분석에 이용하였다.
백내장수술 후 나타나는 시력의 변화가 후낭혼탁에 의한 것인지 아니면 질병의 진행에 의한 망막 손상에 따른 것인지를 확인하기 위해 전체 환자를 다음 두 군으로 구분하였다. 후낭혼탁군: 술 후 후낭혼탁이 발생하였으나 야그레이저후낭절개술을 시행 받지 않은 경우, 비후낭혼탁군: 술 후 후낭혼탁이 발생하지 않았거나 후낭혼탁 발생 후 야그레이저후낭절개술을 시행 받은 경우. 양 군 사이에 술 후 1개월부터 최종 추적 관찰 시까지 시력의 변화를 서로 비교하였다.
시력은 logMAR 값으로 바꾸어 분석에 이용하였는데, Holladay의 의견을 반영하여 안전수지 시력은 logMAR 2, 안전수동 시력은 logMAR 3으로 변환하였다. 광각유 시력의 경우 기존 문헌에서 따로 logMAR 값이 지정되어 있지 않았으나 본 연구에서는 임의로 안전수동과 같은 logMAR 3으로 지정하였다. 통계 분석에는 SPSS Version 12.0 (IBM Corp., Armonk, NY, USA)를 이용하였다. 서로 다른 세 시점에 측정된 값을 비교하는 데에는 repeated-measures analysis of variances (ANOVA) 방법을 이용하였으며, 세 시점 중 두 시점에서 측정된 값을 서로 비교하는 데에는 repeated-measures ANOVA 후 Bonferroni’s method를 이용하였다. 타원체구역의 상태에 따라 세 군으로 나누어 분석한 경우 각 군 내에서의 비교는 Friedman test를 이용하였으며, 세 군 사이의 비교는 Kruskal-Wallis test를 이용하였다. 서로 다른 두 군 사이의 비교에는 Mann-Whitney U test를 이용하였다. 다변량 분석에는 binary logistic regression을 이용하였다. 0.05 미만의 p값을 통계적으로 유의한 값으로 정의하였다.
결 과
전체 133안(81명)을 대상으로 연구를 시행하였으며, 평균 나이는 52.9 ± 10.7세였다(
Table 1). 133안 중 128안에서는 특이 소견 없이 백내장수술이 시행되었다. 4안에서 수술 중 후낭파열이 발생하였는데, 이들 중 3안에서 인공수정체를 고랑 내에 삽입하였으며, 나머지 1안에서는 인공수정체를 후낭 내에 삽입하였다. 안내염이나 망막박리와 같은 심각한 술 후 합병증은 없었다.
백내장수술 후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58.7 ± 32.8개월이었다. 최대교정시력은 백내장수술 전 평균 0.69 ± 0.65에서 술 후 1개월에 평균 0.51 ± 0.47로 유의하게 호전되었으나 (
Fig. 2A) (
p<0.001), 최종 추적 관찰 시에는 평균 0.70 ± 0.81로 술 전 시력과 차이가 없었다(
p=.000). 술 전 시력과 비교하였을 때, 술 후 1개월에 96안(72.2%)에서 시력호전이 나타났는데, 호전의 정도는 64안(48.1%)에서 logMAR 0.2 이상, 32안(24.1%)에서 logMAR 0.2 미만이었다. 최종 추적 관찰 시에는 70안(52.6%)에서 시력호전이 나타났으며, 호전의 정도는 48안(36.1%)에서 logMAR 0.2 이상, 22안(16.5%)에서 logMAR 0.2 미만이었다.
술 후 1개월에 시력호전이 나타난 96안 중 추적 관찰 기간 중 시력악화가 나타나 결국 시력이 술 전 값과 같거나 더 악화된 경우는 25안(26.0%)이었다. 술 전 및 최종 추적 관찰 시 모두 빛간섭단층촬영을 시행하였던 경우는 86안이었으며,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57.9 ± 29.4개월이었다. 술 전 타원체구역의 상태는 온전한 경우가 41안(47.7%), 손상된 경우가 34안(39.5%), 관찰되지 않는 경우가 11안(12.8%)이었으며, 최종 추적 관찰 시에는 각각 24안(27.9%), 35안(40.7%), 27안(31.4%)이었다(
Fig. 2B).
술 전 타원체구역의 상태에 따라 분류하여 시력 결과를 분석하였을 때(
Fig. 3), 타원체구역이 온전한 경우 시력은 술 전 평균 0.52 ± 0.56, 술 후 1개월에 0.19 ± 0.19, 최종 추적 관찰 시 0.30 ± 0.47로 측정되었으며, 세 시점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p<0.001). 손상된 경우 시력은 술 전 평균 0.82 ± 0.74, 술 후 1개월에 0.51 ± 0.44, 최종 추적 관찰 시 1.00 ± 0.84로 측정되었으며, 세 시점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p<0.001). 관찰되지 않는 경우 시력은 술 전 평균 1.41 ± 0.79, 술 후 1개월에 1.22 ± 0.74, 최종 추적 관찰 시 1.45 ± 0.86으로 측정되었으며, 세 시점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p=0.272). 술 후 1개월부터 최종 추적 관찰 시까지의 시력 변화를 서로 비교하였을 때, 시력악화의 정도는 타원체구역이 온전한 경우 평균 0.11 ± 0.42, 손상된 경우 0.52 ± 0.68, 관찰되지 않는 경우 평균 0.23 ± 0.53 이었다. 세 군 사이에 시력 변화량에는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p=0.002). 추적 관찰 기간은 타원체구역이 온전한 경우 평균 51.8 ± 31.9개월, 손상된 경우 60.9 ± 26.6개월, 관찰되지 않는 경우 평균 33.9 ± 16.1개월이었으며, 세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있었다(
p=0.015).
추적 관찰 기간 동안 60안(45.1%)에서 후낭혼탁이 발생하였으며, 이들 중 41안에서 술 후 평균 31.9 ± 29.4개월에 야그레이저후낭절개술을 시행하였다. 술 전 낭포황반부종이 없었던 112안 중 5안(4.5%)에서 술 후 3개월 이내에 낭포황반부종이 발생하였으며, 술 전 낭포황반부종이 있었던 21안 중 3안(14.3%)에서 3개월 이내에 기존의 낭포황반부종이 악화된 소견이 나타났다(
Fig. 4). 4안(3.0%)에서 평균 43.0 ± 35.8개월에 인공수정체 아탈구 혹은 탈구가 나타났으며(
Fig. 5), 4안(3.0%)에서는 뚜렷한 위수정체떨림이 관찰되었다.
술 후 1개월의 시력예후를 예측할 수 있는 술 전 인자 분석은 술 전 빛간섭단층촬영검사를 시행한 108안(81.2%)을 대상으로 시행되었다. 분석 결과 술 전 최대교정시력이 좋을수록(
p<0.001), 그리고 타원체구역이 손상되지 않은 경우(
p=0.001) 술 후 0.5 이상의 시력 결과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2). 온전한 타원체구역의 길이는 55안(41.4%)에서 측정이 가능하였다. ‘타원체구역의 상태’ 대신 ‘온전한 타원체구역의 길이’를 인자로 삽입하여 다변량 분석을 시행하였을 때, 술 전 최대교정시력이 좋을수록(
p=0.003), 그리고 온전한 타원체구역의 길이가 길수록(
p=0.040) 술 후 0.5 이상의 시력 결과와 밀접하게 연관된 것으로 나타났다(
Table 3).
19안이 후낭혼탁군에 포함되었으며, 나머지 114안이 비후낭혼탁군에 포함되었다. 술 후 1개월부터 최종 추적 관찰시까지의 시력저하 정도는 후낭혼탁군의 경우 평균 logMAR 0.37 ± 0.63이었으며, 비후낭혼탁군의 경우 평균 0.29 ± 0.63이었다. 양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p=0.315).
고 찰
망막색소상피변성 환자에서 백내장수술을 시행하는 경우 일반적으로 어느 정도의 시력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0,
11,
13]. 80안을 대상으로 한 Dikopf et al [
10]의 연구에서 환자의 평균 연령은 48.9세였으며, 시력은 술전 평균 20/340에서 술 후 평균 20/129로 유의하게 호전되었다. 평균 23.3개월의 추적 관찰 기간 동안 52.5%에서 야그레이저후낭절개술이 시행되었으며, 수정체떨림 소견이 있었던 15안 중 2안에서 술 후 5.5-6.0년에 인공수정체의 아탈구가 발생하였으며, 4안의 경우 위수정체떨림(pseudophacodonesis) 소견이 관찰되었다. 술 후 낭포황반부종이 발생한 안은 없었다[
10].
56안을 대상으로 술 후 평균 37.5개월 추적 관찰한 Yoshida et al [
13]의 연구에서 환자의 평균 연령은 62.6세였으며, 시력은 술 전 평균 logMAR 0.76에서 술 후 6개월에 평균 logMAR 0.42, 최종 추적 관찰 시 평균 logMAR 0.45로 유의하게 호전되었다. 그러나 53.6%에서는 최종 시력이 술 전 시력에 비해 뚜렷하게 호전되지 않는 결과를 보였다. 술 전 빛간섭단층촬영에서 타원체구역이 정상이었던 안은 그렇지 않았던 안에 비해 술 후 더 나은 시력 결과를 보였다. 추적 관찰 기간 동안 전체 환자의 41.1%에서 야그레이저후낭절개술이 시행되었으며, 인공수정체 탈구가 발생한 안은 없었다. 술 후 낭포황반부종이 악화되거나 새로 발생한 안은 없었다.
58안을 대상으로 한 Nakamura et al [
11]의 연구에서는 빛간섭단층촬영에서 시세포층 내절/외절(inner segment/outer segment)의 손상 정도에 따라 전체 환자를 3개 군으로 나누어 시력 결과를 서로 비교하였는데, 술 후 시력이 logMAR 0.2보다 더 좋았던 경우는 내절/외절이 관찰되지 않았던 군에서 0%, 관찰되었으나 비정상이었던 군에서 20%, 정상이었던 군에서 74%로 세 군 사이에 뚜렷한 차이가 있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Yoshida et al [
13]의 연구에서와 마찬가지로 술 전 빛간섭단층촬영에서 확인한 시세포층의 상태가 술 후 시력 결과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 포함된 환자들의 평균 연령은 52.9세로 Dikopf et al [
10]의 연구와 비슷하였다. 평균 58.7개월의 비교적 긴 추적 관찰 기간에도 불구하고 야그레이저후낭절개술은 23.3%의 비교적 낮은 비율로 시행되었다. 위수정체떨림이나 인공수정체 아탈구가 발생한 비율은 Dikopf et al [
10]의 연구와 비슷하였으며, 술 후 3개월 이내에 낭포황반부종이 악화되거나 새로 발생한 경우는 6.0%로 소수에 불과하였다. 술 후 1개월의 시력 결과와 연관된 인자 분석에서 술 전 타원체구역의 상태와 온전한 타원체구역의 길이는 술 전 시력과 함께 술 후 시력과 유의하게 연관된 인자로 나타났다. 이는 망막색소상피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백내장수술을 계획하는 경우 술 전 빛간섭단층촬영을 통해 타원체구역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시사하는 소견으로 생각된다.
망막색소상피변성은 진행성 질환으로 연간 평균 약 16.0-18.5%의 시기능 감소가 나타나며[
2], 시야 역시 매년 7.0-12.5%의 감소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3]. 따라서 백내장수술 후 단기적으로 시력이 호전된다 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시력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 수술 후 평균 6.9년 추적 관찰한 Chan et al [
17]의 연구에서는 최종 추적 관찰 시 전체 환자의 55.2%에서 시력이 수술 전과 같거나 오히려 더 악화된 것으로 측정되었으며, 술 후 호전된 시력을 유지할 수 있는 기간은 평균 약 8.1년이었다. 본 연구에서는 술 후 1개월에 48.1%에서 logMAR 0.2 이상의 뚜렷한 시력호전이 나타났으나 최종 추적 관찰 시에는 그 비율이 36.1%로 감소하였다. 최종 추적 관찰 시 수술 전과 비교하여 같거나 악화된 시력을 보인 경우는 47.4%로 Chan et al [
17]의 연구보다는 그 비율이 조금 낮았다. 그러나 본 연구의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이 Chan et al [
17]의 연구보다 약 1년 정도 짧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이는 크게 차이 나지 않는 결과로 생각된다.
De Rojas et al [
18]의 연구에 따르면 망막색소상피변성에서 백내장수술 후 타원체구역의 손상이 진행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으나 그 진행 정도는 백내장수술을 시행 받지 않은 환자와 차이가 없었다. 본 연구에서 술 전 타원체구역의 상태를 최종 추적 관찰 시의 상태와 비교하였을 때, 최종 추적 관찰 시 온전한 상태의 비율은 줄어든 반면 손상된 상태 및 관찰되지 않는 상태의 비율은 증가하였는데, 이러한 변화는 망막색소상피변성의 자연 경과에 의한 소견으로 생각된다. 망막색소상피변성에서 타원체구역의 상태가 시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19], 이러한 타원체구역의 상태 변화가 환자들에서 나타난 장기적인 시력 저하에 영향을 주었을 것이다. 그러나 위와 같은 해석은 정성적인 측정 방식을 이용하여 시력저하의 원인을 설명하는 추측일 뿐이다. 향후 보다 객관적인 정량적 측정 방식을 이용한 연구를 통해 시력저하의 원인을 밝히고자 하는 시도가 필요할 것이다.
후낭혼탁이 발생하였으나 야그레이저후낭절개술을 시행 받지 않은 환자들과 나머지 환자들을 비교하였을 때, 추적 관찰 기간 중 나타난 시력의 변화 정도는 양 군 사이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다. 이와 같은 결과는 술 후 추적 관찰 기간 중 나타난 시력저하의 주된 원인이 후낭혼탁의 발생보다는 질병의 진행에 따른 망막의 손상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한다. 다만 후낭혼탁군에서 약간 더 큰 폭의 시력 저하가 나타났다는 점을 고려하였을 때, 후낭혼탁이 시력 저하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다.
술 전 타원체구역의 상태에 따라 세 군으로 구분하였을 때, 각 군별로 술 후 시력저하의 정도가 다르게 나타났는데, 타원체구역이 손상된 경우로 구분된 안에서 가장 큰 폭의 시력저하가 나타났으며, 타원체구역이 온전한 경우와 관찰되지 않는 경우에서는 시력저하의 폭이 상대적으로 적었다. 일단 타원체구역 손상이 나타나기 시작한 안들의 경우 시간 경과에 따라 추가적인 손상이 서서히 진행하면서 느리지만 지속적인 시력저하를 유발하였을 것으로 추측된다. 타원체구역이 이미 심하게 손상되어 관찰되지 않는 경우는 이미 망막 손상이 상당히 진행한 상태로 술 후 1개월 시력 역시 좋지 않은 소견을 보였다. 이러한 경우 추가적으로 더 손상될 망막 세포가 이미 얼마 남아있지 않을 가능성이 높기에 질병이 진행한다고 하더라도 추가적인 시력저하가 뚜렷하게 나타나지 않았을 가능성이 있을 것이다. 추적 관찰 기간이 손상된 군에서 평균 60.9개월로 가장 길었다는 점 역시 더 큰 폭의 시력저하가 나타난 데에 일부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의 제한점은 다음과 같다. 본 연구는 후향적 연구이다. 백내장수술 후 모든 환자에서 균일한 방식의 추적 관찰이 이루어진 것이 아니었다. 또한 일부 환자에서는 수술 전 빛간섭단층촬영이 시행되지 않았기에 낭포황반부종이나 망막앞막의 유병률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어려웠을 가능성이 있다. 본 연구에서는 술 전 타원체구역의 상태를 정성적으로 구분하였는데, 이와 같은 정성적 분석 방법은 결과 해석에 검사자의 주관이 개입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보완하기 위해 보다 객관적으로 온전한 타원체구역의 길이를 측정하여 추가 분석을 시행하였으나 상기 분석의 경우 전체 안의 41.4%만이 포함되어 전체를 대표하는 결과를 도출하기 어려운 면이 있었다. 이와 같은 제한점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망막색소상피변성 환자를 대상으로 한 백내장수술의 장기 임상 결과를 국내 최초로 보고하였다는 데에서 그 의의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요약하면 백내장수술을 시행 받은 망막색소상피변성 환자의 대부분에서 유의한 단기 시력호전이 나타났다. 일부 환자에서 낭포황반부종의 악화나 인공수정체 탈구가 발생하였으나 그 비율은 높지 않았다. 그러나 장기적으로는 질병의 진행에 의한 타원체구역 손상과 함께 지속적인 시력 저하가 발생하였다. 술 후 단기 시력 결과를 예측하기 위해서는 술 전 시력과 타원체구역의 상태를 고려하는 것이 유용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