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스메막은 약 8-10 μm 두께로, 각막 내피와 결합하여 각막의 투명성을 유지하고 구조적 안정성을 제공하며 각막 곡률의 유지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데스메막박리는 각막내피의 기저막인 데스메막이 각막 실질로부터 분리된 상태를 의미하며, 1927년에 처음 보고되었다.1 백내장 수술과 같은 안구 내 수술 중 각막 절개나 삽입된 기구로 인해 약한 부착이 손상되면서 주로 발생하며, 안과 수술 외에도 화학적 손상이나 외상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2 드물게 각막내피이상과 같은 선천적 구조적 결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경우도 보고된다. 데스메막박리는 발생 후 병변 크기가 작은 경우는 며칠 내에 자연적으로 유착되지만, 손상의 범위가 넓거나 중심부를 침범하거나 박리가 오래 지속된 경우에는 수술적 처치가 필요할 수 있다.1
수술적 치료로는 전방에 공기, 육불화황(sulfur hexafluoride, SF6) 또는 옥타플루오로프로페인(octafluoropropane, C3F8) 과 같은 팽창형 가스를 주입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주변부의 작은 박리는 보존적 치료나 공기 주입을 통해 유착을 시도할 수 있으나, 크기가 크거나 하부에 발생했거나 경계부가 말린 형태의 박리 또는 오래된 박리의 경우 자발적인 유착이 어려울 수 있다.2 이러한 경우 SF6 또는 C3F8 가스를 전방 내에 주입하여 유착을 시도할 수 있다.1,3,4 가스 주입 후 안압 상승이나 각막내피 손상 등의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저농도의 가스를 주입하거나, 전방의 일부만 채우는 방법,1 또는 전방 부피의 90% 이상을 가스로 채운 후 약 1/3을 방출하는 방법이 제안된다.5 그러나 전방 압력이 충분한 기간 동안 유지되지 않을 경우 유착이 실패할 가능성이 있다.
일반적으로 전방에 가스를 주입하는 경우 C3F8 가스보다는 SF6 가스를 많이 사용하는데, 전방 내에서 가스 반감기가 약 2.5일인 SF6 가스에 비해 C3F8 가스는 약 8일의 긴 반감기를 가지므로, 안압상승, 각막내피내피의 손상, 염증 등의 합병증 발생 위험이 높기 때문이다.6,7 본 증례의 경우도 백내장 수술 후 양안 모두에서 각막 중심부에 데스메막박리가 발생하여 1개월 이상 유착되지 않은 환자를 대상으로, 20% SF6 가스를 이용한 데스메막 유착을 시도한 임상적 경험을 얻으면서 SF6 가스 주입 시 발생하는 안압에 대한 대응, 주의사항 및 경과관찰 소견을 문헌고찰과 더불어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보고
67세 여성 환자가 1개월 전 개인 의원에서 3일 간격으로 양안 수정체 초음파유화술 및 인공수정체 삽입술을 시행받은 후 양안 모두에서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이 발생하였고, 고삼투성 점안액과 항생제 및 스테로이드 점안액을 이용한 보존적 치료를 1달간 받았으나, 각막 중심부의 데스메막박리가 지속되고 시력 회복이 되지 않아 본원으로 전원되었다.
초진 시 교정 시력은 우안 0.2와 좌안 0.25였으며, 안압은 우안 17 mmHg, 좌안 17 mmHg로 측정되었다. 각막내피검사에서 중심 각막두께는 우안 762 μm, 좌안 705 μm였으며, 세포 수는 측정되지 않았다. 세극등 검사와 각막단층촬영을 통해 양안의 각막 중심부를 침범한 데스메막박리가 확인되어 전방 내로 SF6 가스 주입술을 시행하였다(Fig. 1).
우안은 SF6 10% 가스를 0.3 cc 주입하여 전방의 90% 이상을 채운 후 3시간 후 안압이 18 mmHg로 측정되었다. 1일 후 가스량이 전방의 40% 이하로 줄었고, 2일 후 각막단층촬영에서 일부 호전을 보였으나 중심 각막부위의 데스메막박리가 지속되어 SF6 20% 가스를 0.3 cc 재주입하고, 30분간 고안압을 유지한 후 가스 일부를 10-20% 제거하면서 안압을 18 mmHg로 조정하였다. 3일간 스테로이드와 고삼투압제제를 사용하면서 앙와위 자세를 유지하였으나, 중심부위 각막부종 및 데스메막박리가 완전히 치유되지 않았다. SF6 20% 가스를 0.3 cc 재주입 후 3시간 동안 전방 내에 유지하도록 하여, 안압이 58 mmHg로 확인된 후 가스를 10-20% 일부 제거하여 안압은 정상범위인 20 mmHg로 조정하였다. 시술 1일 후 각막부종 및 데스메막주름이 소실되고 데스메막은 잘 유착되면서, 교정 시력은 2주 후 0.8까지 회복되었다(Fig. 1, 2).
좌안에는 SF6 20% 가스를 0.3 cc 주입하여 전방의 90% 이상을 채운 것을 확인하고, 앙와위를 유지하여, 3시간 후 안압이 60 mmHg까지 상승한 소견을 확인하고 전방 천자를 통해 가스의 10% 일부를 제거하여 안압을 22 mmHg로 조절하였다. 1일 후 세극등현미경 검사에서 각막부종 및 데스메막주름이 소실되고, 각막단층촬영에서 데스메막이 완전히 유착된 소견을 보였다. 최종 내원 시 안압은 10 mmHg로 측정되었고, 교정 시력은 2주 후 1.0까지 회복되었다 (Fig. 1).
양안의 세극등 검사에서 중심각막의 부종 및 혼탁이 호전된 소견이었다. 각막내피검사에서 중심 각막두께는 우안 537 μm와 좌안 548 μm였고, 각막내피의 세포 수는 우안 886개와 좌안 1,076개로 측정되었으며, 안압과 시야검사에서 정상소견을 보였다. 그 이후 환자의 내원이 이루어지지 않아 경과관찰을 통한 각막내피세포의 기능 변화는 측정할 수 없었다.
고 찰
데스메막박리의 주요 원인은 안과수술이며, 특히 백내장 수술이 가장 흔한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수술 중 각막 절개, 기구 삽입, 절개 부위의 수화 과정에서 기질과 데스메막 사이의 약한 부착이 손상되면서 박리가 발생할 수 있다. 드물게 양안에서 동시에 발생하거나 자발적으로 발생하는 경우도 있으며, 이는 각막내피의 구조적 이상이나 유전적 요인에 의해 기질과 데스메막 간의 결합이 약화된 데 기인한다. 예를 들어 푹스각막내피이상증, 각막내피의 8형 콜라겐과 관련된 COL8A2 유전자 돌연변이, 접착 단백질에 영향을 미치는 TGF-β 관련 단백질 이상 등 내피질환이 이에 해당한다.1
증례의 개원가 검사 소견을 살펴보면, 수술 전 세극등 현미경 검사와 각막 내피 검사에서 내피 이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으며, 내피세포 수는 각각 1,923개와 1,930개로 측정되었다. 내피세포의 형태적 선천적 이상 소견 또한 관찰되지 않았다. 수술 과정에서도 환자가 과도하게 움직이거나, 특별한 이상 현상이 발생하지 않았으며, 술자는 백내장 수술을 30년 이상 집도한 숙련된 전문의였다. 특히, 단안이 아닌 양안에서 동시에 데스메막박리가 발생한 점을 고려할 때, 이는 선천적 요인이 존재했을 가능성에 큰 비중을 두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즉, 양안의 데스메막박리가 각각 3일 간격으로 양안 백내장 수술 후 발생했기 때문에, 각막과 데스메막의 부착력을 저하시키는 내재적이고 선천적인 요인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데스메막의 박리를 다양한 기준에 따라 분류하여, 병변의 위치, 범위, 높이, 원인 등으로 연구한 자료는 치료 계획 수립에 중요한 지침을 제공해왔다. 초기 분류법은 각막단층촬영 기술이 도입되기 전 주로 세극등현미경 검사 소견에 기반하였으나, 최근에는 광학단층촬영 기술의 도입으로 보다 정교한 분류가 가능해졌다.1,3 각막단층촬영을 활용하여 height, extent, length, pupil-based (HELP) 알고리즘에 따르면, 각막 중심부 5 mm 이내로 동공을 침범하는 위치에 박리가 존재하거나, 중심으로부터의 거리가 5-8 mm고 높이가 300 μm를 초과하는 경우, 길이가 2 mm 이상인 경우, 경계부가 말린 형태의 박리가 있을 때, 4주 이상 유착되지 않은 박리 등은 수술적 적응증으로 14-20% SF6 또는 12-14% C3F8 가스의 전방 주입술이 해결방안으로 제시되고 있다.1,3,7,8
오래되지 않은 박리나 크기가 작은 박리의 경우, 수술 중 또는 수술 후 전방 내 공기 주입을 통해 유착을 유도할 수 있다. 그러나 공기는 약 3-5시간 후 전방 내 부피가 크게 감소하여 압박 효과가 충분히 유지되지 않아 유착 실패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이유로 전방 내에서 보다 장기간 유지될 수 있는 SF6 및 C3F8 가스가 임상에서 적극적으로 사용되고 있다.1,4,7,8 SF6 는 반감기가 약 2.5일로, 주입 후 1-2일 후에 부피가 약 2배로 팽창하는 특성을 지니며, 비팽창 농도는 약 18%로 권장되나, 임상에서 희석 농도를 정확히 조제하기 위해 20% 농도가 용이하다. C3F8는 반감기가 약 8일로 길며, 주입 후 3-4일 후에 부피가 약 4배로 팽창하며, 비팽창 농도는 약 12%로 사용된다. 임상에서는 C3F8의 반감기가 길어 전방 내 잔류 시 안압 상승, 각막 내피 세포 손상 및 독성을 유발할 수 있어, 반감기가 짧은 SF6 가스가 상대적으로 부작용 발생 가능성이 적고 임상의 부담이 적은 것으로 평가된다.1,7
가스 주입 시에는 전방을 충분히 채울 수 있는 0.3-0.4 cc를 주입하는데, 주입 방향은 병변에서 멀리 떨어진 반대쪽 주변부 각막을 천공해야 하며, 26 또는 30게이지 주사바늘을 이용한 1 cc 주사기를 이용하여 주입하는 것이 좋다.1 전방을 충분히 채울 정도로 80-90% 가스를 주입하되, 동공 차단 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 주입량의 1/3 정도를 방출하는 것이 좋다는 보고도 있다.5
SF6 가스는 공기에 비해 전방 내 염증 반응 및 부종을 상대적으로 더 많이 유발할 수 있으며, 주입 후 2일째에 염증 반응이 가장 심하게 나타난다.9 따라서, 가스 주입술 후에도 항생제와 항염증제를 포함한 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추천된다. SF6 가스 주입 시 각막 내피세포의 밀도가 유의하게 감소할 수 있는데, 이는 가스 자체의 독성뿐만 아니라 SF6 가 공기보다 상대적으로 높은 안압을 오랜 시간 유지하는 것이 원인으로 생각된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SF6 가스 주입으로 인한 고안압이 발생하여 지속되면 망막신경절 세포의 축삭이 손상을 받게 되어 시야손상 및 시력저하를 일으킬 수 있는데, 45 mmHg의 안압이 유지될 때 3시간 이내에는 유의한 신경 손상이 발생하지 않는다는 동물실험 결과가 있으며, 6시간이 경과해야 비로소 의미 있는 신경 손상의 변화가 나타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10 인체를 대상으로 한 고안압의 장시간 유지 또는 안압의 정도에 따른 신경 및 각막 내피 세포 손상에 관한 문헌은 부족하다. 따라서, 향후 안압의 정도와 전방에서의 잔존 시간과의 연관성을 명확히 규명하는 연구가 필요하다.
전방 내 가스주입에 의한 안압상승을 예방하기 위해 동공확장제 사용이나 레이저 홍채절개술이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보고가 있으나, 레이저 홍채절개술은 추가적인 각막의 내피세포 손상을 야기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11 본 증례에서는 각막내피세포의 기능 보존을 위하여 레이저를 이용한 홍채절개술은 시행하지 않았으며, 각막내피세포 및 신경의 기능을 보존하기 위하여 고안압의 대처방안으로 SF6 가스를 전방 부피의 90% 이상 유지하는 시간을 30분 정도로 혹은 가스의 농도를 10% 조정하여 전방에 주입해 보았으나 데스메막의 재유착에는 실패하였다. 이는 오래된 데스메막을 유착시키기에 충분한 전방 압력이 유지되지 못했거나, 초기 주입에서 환자가 앙와위, 측와위 자세를 지속하지 못한 것이 원인일 것으로 생각된다. 본 증례를 통한 경험에 따르면, SF6 10% 농도와 약 30분의 짧은 시간으로는 데스메막 재유착 시도에 실패하였다. 따라서, 데스메막박리가 4주 이상 오래되었거나 병변이 넓은 경우에는 이러한 방법이 적절하지 않은 것으로 생각된다.
가스 주입에 의한 수술적 치료의 적절한 시기는 매우 중요하다. 박리된 기간이 길어질수록 각막 내피 세포의 손상과 펌프 기능 저하로 인해 각막 부종 및 혼탁이 발생하며, 데스메막과 각막 내피 세포 사이에 섬유성 밴드가 형성되어 재유착이 억제되고 결국 각막 내피 세포의 기능 부전으로 진행될 수 있다.1 따라서, 데스메막 재유착을 위한 가스 주입 시기가 중요한데, 박리의 범위와 위치에 따라 후 평균 5일 이내에 가스 주입을 시행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추천된다.12 유착이 실패한 4주 이후에도 가스 재주입을 통한 데스메막 유착을 보고하기도 하였다.2,13 향후, 장기간 박리된 데스메막의 재주입 시점과 유착 성공률, 각막 내피 세포에 발생하는 비가역적 손상 정도와의 연관성을 규명하는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증례에서 얻은 경험에 따르면, 백내장 수술 후 4주 이상 경과한 양안의 중심부 각막을 침범한 데스메막박리에 대해, 20% 농도의 SF6 가스를 전방 내에 0.3-0.4 cc 주입하여 전방 부피의 90% 이상을 채우고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스 주입 후 50-60 mmHg의 고안압이 발생할 경우, 이를 3시간 이하로 유지한 상태에서 SF6 가스를 10-20% 제거하여 안압을 정상 범위인 약 20 mmHg로 조절하는 것이 각막내피세포 및 신경 손상을 피하기 위한 방법으로 고려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