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가면역망막병증(auotimmune retinopathy)은 망막 항원에 대한 자가항체(autoantibody)가 망막에 면역학적 공격을 일으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가면역망막병증은 악성 종양과 관련된 부종양 자가면역망막병증(paraneoplastic autoimmune retinopathy)과 악성종양과 관계없는 비부종양 자가면역망막병증(nonparaneoplastic autoimmune retinopathy)으로 나뉘며 그 중 부종양 자가면역망막병증은 암 관련 망막병증(cancer-associated retinopathy)과 흑색종 관련 망막병증(melanoma-associated retinopathy)으로 나뉜다.
악성종양과 연관된 광수용체 변성질환은 1976년 Sawyer et al
1에 의해 처음 보고되었다. 자가면역 망막병증의 특징적인 증상으로는 급성 또는 아급성의 광시증, 비문증, 시력 소실 및 시야장애 등이 있다. 안저 검사에서 밀랍 모양 유두 창백 및 일부 망막혈관이 가늘어져 보일 수 있고 망막색소상피의 위축이 보일 수 있다. 안저자가형광 검사에서는 후극부에 미만성 혹은 과립형, 점상의 과형광이 보일 수 있고, 빛간섭단층촬영에서 망막 외층 또는 타원체구역의 소실, 빛수용체외절 이상이 관찰될 수 있다. 임상적으로 안저 검사에서 초기에는 정상으로 보이므로 감별진단을 위해 환자의 과거력, 망막전위도 검사 및 부종양 자가항체 검사를 바탕으로 자가면역망막병증을 진단하는데, 망막전위도 검사에서 진폭이 감소하고 잠복기가 증가하는 소견이 관찰될 수 있다.
2,3
비부종양 및 부종양 자가면역망막병증의 임상 양상은 대체로 유사하나 일부에서 차이가 나타난다. 비부종양 자가면역망막병증은 부종양 자가면역망막병증에 비해 더 흔하다고 알려져 있으며 여성의 발병 비율이 남성보다 많고(63-66%), 자가면역질환의 유병률이 더 흔하다고 보고되었다.
3 Grange et al
4은 비부종양 자가면역망막병증 진단을 위한 기준으로써 4개의 필수 기준을 제시했는데, 1) 악성종양이 없고 2) 망막 변성 질환이 아니며 3) 혈청에서 항망막항체의 검출과 더불어 4) 망막전위도에서 이상 소견이 발견되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그 외 5개의 부가적인 기준은 광시증, 암점, 야맹증, 광과민성, 색각이상을 제시하였다. 부종양 자가면역망막병증은 원발암에 따라 그 발병률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Adamus
5에 의하면 유방암, 소세포폐암, 흑색종이 관련이 높았으며 그 중 소세포폐암이 가장 관련 높았다고 보고하였다. 드물지만 혈액암, 부인과암, 전립선암 및 대장암도 부종양 자가면역망막병증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저자들은 광시증 및 비문증을 호소하는 젊은 남자 환자에서 병력청취, 안과적 검사, 부종양 자가항체 검사를 통해 부종양 자가면역망막병증을 진단하고 경과관찰한 증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보고
29세 남성이 내원 1달 전부터 지속되는 광시증과 비문증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내원 시 최대교정시력은 양안 1.0이었고 세극등 검사 및 안저 검사상 특이 소견은 관찰되지 않아 경과관찰 하였다. 1개월 후 진행되는 시야 장애로 타병원을 방문하여 뇌 자기공명영상을 촬영하였고 이상 소견이 발견되지 않아 추가 검사를 위해 본원을 재내원하였다. 재내원 시 최대교정시력 우안 0.8 좌안 1.0이었으며 세극등현미경 검사에서 이상 소견은 발견되지 않았다. 안저 검사 상 양안 황반부 및 중간주변부에 반점 형태의 미만성 흰 점이 관찰되었고 안저자가형광 검사에서도 해당 부위에서 반점 형태의 과형광 소견이 관찰되었으며 형광안저혈관조영술에서도 미만성 과형광 소견이 관찰되었다(
Fig. 1). 빛간섭단층촬영에서 중심와를 침범하지 않는 타원체구역 소실이 관찰되었고(
Fig. 2) 시야검사에서는 양안의 하측을 주로 침범하는 주변부 시야결손이 관찰되었으며(
Fig. 3), 전체 시야 표준 망막전위도검사(full-field electroretinogram)에서 양안 막대세포와 원뿔세포 반응이 저하되어 a파 및 b파의 진폭이 감소되어 있었다(
Fig. 4). 환자의 추가적인 병력 청취를 통하여, 1년 9개월 전 우측 고환암(정상피종) 진단 하 고환절제술을 시행 받은 병력이 확인되었다. 이에 부종양 자가면역망막병증이 의심되어 western blot 기법을 이용한 혈청부종양 자가항체 검사(serum paraneoplastic autoantibody panel testing, Anti-Hu, Ri, Yo, Amphiphysin, CV2, PNMA2, Recoverin, SOX1, Titin antibody)를 시행하였고 고용량 경구 스테로이드(Solondo Tab
®; Yuhan Corp., Seoul, Korea) (60 mg/day)를 투여하였다. 자가면역질환 감별을 위해 류마티스내과 협진을 통한 혈청학적 검사와 방사선 영상 검사를 진행하였다. 류마티스내과 협진 결과 엉치엉덩관절 방사선 촬영에서 천장관절염 소견을 보였고 재발성 구내염 병력이 있었지만 증상이 경미하고 다른 혈청학적 이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아 치료 없이 경과관찰 하기로 하였다. 새로운 악성종양의 발병 및 기존 고환암의 전이 여부 확인을 위해 전신 컴퓨터 단층촬영 및 뼈 스캔 검사를 진행하였으나 악성종양이나 전이의 근거는 관찰되지 않았다. 유전성 망막질환을 감별하기 위하여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next generation sequencing panel test)을 고려하였으나, 첫 내원 시 명확히 관찰되지 않았던 망막의 미만성 흰 점들이 한 달 뒤 급격히 진행한 점을 토대로 서서히 진행하는 유전성 망막질환의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판단하여 이를 시행하지 않았다.
부종양 자가항체 검사에서는 항-recoverin 항체가 경계범위(borderline)로 검출되어 재검사를 진행하였으나 재검사를 위해 혈액을 채취한 시점은 고용량 경구 스테로이드 복용 중이었으며, 최종결과는 음성으로 확인되었다. 부종양 자가면역망막병증으로 진단하여 4개월간 경구 스테로이드를 점진적 감량하며 경과관찰 하였으나 3개월 후 광시증이 악화되고 시야 협착이 진행되어 mycophenolate mofetil (CellCept
®; Roche pharmaceutical, Basel, Switzerland) 1,000 mg을 추가 투여하였고, 이후에도 호전 없이 악화되어 2,000 mg으로 증량 투여하였다. 이후 1년여간의 경과관찰을 거쳐 교정시력은 양안 1.0으로 유지되고 있지만 시야협착이 점진적으로 진행되고, 빛간섭단층촬영상 타원체구역 소실이 지속되며, 안저자가형광 검사상 과형광의 병변이 진행되고 있다(
Fig. 5).
고 찰
자가면역망막병증은 급성으로 발생하여 점진적으로 진행하는 질환으로 양안의 광시증, 중심암점, 시야결손 등의 다양한 안과적 증상을 보이는 드문 질환이다. 발병 기전은 망막 항원에 대한 항체의 면역학적 공격인 것으로 생각되나 아직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다.
4,6 많은 망막 단백질들이 항원으로 알려져 있지만 자가면역망막병증과 관련된 항원으로는 recoverin (23 kDa)과 enolase (48 kDa)에 대해 가장 많은 연구가 이루어졌다. Recoverin은 부종양 자가면역망막병증과 가장 강한 연관성을 가지는 자가항체로, 종양세포에서 표현되고 망막 단백질과 구조적 유사성이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7 Enolase는 당분해 효소로, Whitcup et al
8은 항망막 항체를 가진 환자 중 30% 이상에서 항-enolase 항체가 양성이었다고 보고하였다.
자가면역망막병증은 아직 명확한 진단 기준과 검사 방법은 없지만 western blot이나 효소 결합 면역 흡착 분석법(enzyme-linked immunosorbent assay, ELISA) 등을 이용해 항망막 자가항체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6 Western blot은 환자의 혈청을 망막 검체와 배양하여 항망막 항체의 분자량을 확인하는 방법으로, 검사 예민도가 높으나 해당 단백질을 정확히 동정할 수 없어 위양성 결과가 나타날 수 있다.
4,7 효소 결합 면역 흡착 분석법은 환자 혈청을 특정 망막 항원에 반응시킨 후 표지자를 이용하여 결합한 자가항체를 정량적으로 분석하는 방법으로, 높은 특이도를 갖지만 실험실 간 프로토콜에 따라 양성률에 차이가 발생할 수 있으며 또한 항체에 반응하는 특정 항원을 미리 알고 있어야만 검출할 수 있어 잠재적인 항망막 항체를 식별하는 민감도는 부족할 수 있다.
4
자가면역망막병증 진단을 위한 자가항체 검출 방법에는 명확한 기준이 없으며, 본원에서는 western blot을 외부 수탁 검사로 진행하였고, 첫 검사에서는 항-recoverin 항체가 경계 범위로 검출되었다. 재검사 후 음성으로 확인되었지만 부종양 자가면역망막병증에서의 자가항체 양성률은 55.6-63.5%까지 다양하며,
9 Canamary et al
10은 부종양 자가면역망막병증이 의심되는 환자에게서 western blot 혹은 효소 결합 면역 흡착 분석법 등을 시행해도 1/3은 자가항체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본 증례에서는 재검사 시 고용량 스테로이드를 투여하고 있었기에 항체 양성률이 떨어질 수 있다고 판단된다.
9 환자의 젊은 나이와 이전 재발성 구내염 및 천장관절염의 병력으로 자가면역질환과 동반된 망막병증을 배제하기 위해 혈청학적 검사를 시행하였으나 음성으로 확인되었고, 베체트병 또는 강직성 척추염을 의심할만한 전방 염증 소견과 형광안저혈관조영술에서의 특징적인 형광누출은 보이지 않았다. 이에 발병 초기에 시행한 항-recoverin 항체가 경계범위로 검출된 것과 고환암 병력을 바탕으로 하여 부종양 자가면역망막병증의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된다.
자가면역망막병증의 진단을 위해서는 다른 망막 질환들과 감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저 변화가 비슷한 대표적인 질환으로는 급성 구역 잠복 외망막병증(acute zonal occult outer retinopathy), 망막색소변성(retinitis pigmentosa) 등이 있으며 녹내장에 대한 감별도 필요하다. 급성 구역 잠복 외 망막병증도 자가면역망막병증과 유사하게 시야 결손 및 망막전위도에서 이상 소견을 보이지만 안저자가형광 검사에서 주로 저형광 소견을 보이고 병변이 시신경과 인접하여 발생하며 별다른 치료 없이도 호전되는 등의 차이가 있다.
2 망막색소변성은 가족력이 있거나 특징적인 뼈 조각 모양의 색소침착을 보이고 자가면역망막병증에 비해 진행이 느리다는 차이가 있다.
2
자가면역망막병증은 전신 스테로이드제제를 포함한 면역억제 치료를 기본으로 하며 정맥 내 면역글로불린 치료와 더불어 혈장교환술도 시도되고 있다. 그 중 부종양 자가면역망막병증은 암세포에서 발현하는 항원에 대한 항체가 면역반응을 일으키는 것으로 생각되어 항암화학요법 및 악성 종양 절제술도 중요한 치료 중 하나로 생각되고 있다.
11 하지만 다른 일반적인 비감염성 포도막염과 달리 발병률이 낮고 희귀하여 연구된 사례가 적고, 발병 기전 및 진단의 모호함으로 인해 아직 표준화된 치료 원칙이 없어 지속적인 치료에도 시력 호전 없이 악화될 수 있다.
12 다만, 자가면역망막병증 환자에서 정맥 내 면역글로불린 치료를 시도할 경우 빠르게 호전되었다는 보고가 있고,
13 면역억제제 사용 후 유리체강내 덱사메타손 임플란트 삽입 시 치료 효과가 유지되었다는 보고도 있었다.
14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와 함께 혈장교환술을 시행한 경우 시력 호전을 보인 경우도 보고되었는데, 적극적으로 빠르게 치료한 경우에서 시력적 예후가 더 좋았다고 보고하였다. 이는 부종양 자가면역망막병증 환자의 자가항체 확인까지 소비되는 시간이 긴 점을 토대로 초기 적극적인 치료가 늦어질 시 예후가 불량한 것으로 예상하였다.
11 따라서 암의 증거가 있고 부종양 자가면역망막병증이 의심될 때 초기에 적극적인 고용량의 전신 스테로이드 및 면역억제제 치료를 투여하고, 정맥 내 면역글로불린 치료 및 혈장교환술 등을 고려하는 것이 더 효과적일 것으로 생각되나, 추가적인 보고 및 연구들을 토대로 치료 계획을 수립해야 할 것으로 생각된다.
본 증례는 자가면역질환 의심 소견과 악성 종양의 증거가 동시에 있던 젊은 남성 환자의 부종양 자가면역망막병증 증례로, 초광각 안저촬영 및 자가형광 검사, 빛간섭단층촬영을 활용하여 초기 소견부터 1년간의 임상경과를 확인할 수 있어 초기 소견이 명확하지 않은 자가면역망막병증이 의심되는 환자의 진단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 갑작스러운 광시증과 시야장애를 동반한 환자에 있어서 안과적 검진 외에도 꼼꼼한 병력 청취를 통해 자가면역망막병증에 대한 감별이 필요할 것으로 생각되며 자가면역망막병증의 초기 임상 양상이 불명확한 점을 유념해야 할 것이다.
Figure 1.
Multimodal fundus imaging in a patient with paraneoplastic autoimmune retinopathy. (A) Ultra-wide field fundus photo showed a diffuse white dot and patches (white arrows). (B) Fundus autofluorescence showed a hyper autofluorescence (white arrows). (C) Fundus fluorescein angiography showed diffuse stippled hyperfluorescence.
Figure 2.
Optical coherence tomography findings in a patient with paraneoplastic autoimmune retinopathy. Optical coherence tomography showed elipsoid zone disruption sparing fovea in the right eye (A) and the left eye (B) (white arrows).
Figure 3.
Visual field examination in a patient with paraneoplastic autoimmune retinopathy. Visual field examination revealed as tunnel vision in the right eye (A) and inferior arcuate field defect in the left eye (B).
Figure 4.
Electroretinogram findings in a patient with paraneoplastic autoimmune retinopathy. Electroretinogram revealed decreased amplitude of photopic and scotopic responses.
Figure 5.
Progression in paraneoplastic autoimmune retinopathy over a 10-month period. Visual field examination revealed the progression of visual field defect during 10 months of observation in the right eye (A) and the left eye (B). Optical coherence tomography showed unchanged elipsoid zone disruption lesion in the right eye (C) and left eye (D). Fundus autofluorescence showed progression of hyper-autofluorescent lesion in the right eye (E) and the left eye (F). 1 day, 6 months, 10 months = each represents a follow-up visit after the initial visit.
REFERENCES
1) Sawyer RA, Selhorst JB, Zimmerman LE, Hoyt WF. Blindness caused by photoreceptor degeneration as a remote effect of cancer. Am J Ophthalmol 1976;81:606-13.
4) Grange L, Dalal M, Nussenblatt RB, Sen HN. Autoimmune retinopathy. Am J Ophthalmol 2014 157:266-72. e1.
6) Thirkill CE, Roth AM, Keltner JL. Cancer-associated retinopathy. Arch Ophthalmol 1987;105:372-5.
8) Whitcup SM, Vistica BP, Milam AH, Nussenblatt RB, Gery I. Recoverin-associated retinopathy: a clinically and immunologically distinctive disease. Am J Ophthalmol 1998;126:230-7.
9) Keltner JL, Thirkill CE, Tyler NK, Roth AM. Management and monitoring of cancer-associated retinopathy. Arch Ophthalmol 1992;110:48-53.
11) Brossard-Barbosa N, Dezard V, Margolin E. Treatment of cancerassociated retinopathy: a systematic literature review. Ophthalmol Retina 2023;7:819-28.
12) Lin H, Dao D, Sen H. Diagnosis and treatment of autoimmune retinopathy. Ann Eye Sci 2020;5:27.
14) Huang L, Yang P, Flaxel C, et al. Successful treatment of clinically diagnosed cancer-associated retinopathy with intravitreal dexamethasone implant followed by 0.18 mg fluocinolone implant without systemic immunosuppression. Retin Cases Brief Rep 2024 Feb 22 [Epub]. DOI: 10.1097/ICB.0000000000001552.
Biography
서명호 / Myungho Seo
Department of Ophthalmology, Jeju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