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증례는 초기에 안와첨을 포함하여 안와를 침범한 종괴에 의한 시신경병증과 안구운동장애 및 안구돌출 증상으로 나타난 원발성 비부비동 신경내분비암의 직접적인 안와 침범 증례이다. 원발성 비부비동 신경내분비암은 매우 드문 고악성도의 상피 종양이다. 병리조직학적 특성에 따라 대세포암과 소세포암으로 분류하며 조직학적으로 소세포암은 광학현미경으로 관찰하였을 때 과염색된 핵, 적은 세포질, 원형 및 방추형의 소세포가 관찰되며 주위 혈관, 신경, 근육조직을 침범하는 형태를 가진다.
8 NSE는 당분해효소인 enolase의 신경세포유형으로 이에 대한 강한 양성반응은 내분비성 분화를 시사하며, 폐 이외에서 발생하는 소세포 신경내분비암에 있어서 대부분 NSE에 양성이다.
8 CD56은 신경세포의 부착 물질로,
8 면역조직화학 염색에서 신경내분비성 소세포암은 CD56에 양성반응을 보인다. 본 증례에서 또한 면역조직화학 염색 결과상 CD56, NSE에 양성반응을 보임을 확인하였으며(
Fig. 2I, J), 병리조직학적 검사상 hematoxylin & eosin 염색에서 핵세포질 비율이 높고 과색소성 핵을 가진 원형 및 방추형의 소세포를 관찰하였고(
Fig. 2G), 영상학적 검사 결과 다른 장기에 원발성 암이 발견되지 않아 비부비동에서 발생한 원발성 소세포 신경내분비암으로 진단하였다.
소세포암은 신경내분비암 중 악성도가 높으며, 위치나 크기에 상관없이 빠르게 진행한다.
1 조직학적으로 고등급, 저분화도, 분열이 빠른 특징을 가지며 주변 조직으로의 침습 및 원격 전이의 빈도가 높으며 예후가 매우 불량하다. 가장 높은 비율로 폐에서 발생하며(약 97%), 폐 이외에는 뇌, 위장관계, 췌장, 갑상선, 가슴샘, 난소, 자궁, 자궁경부, 비뇨생식기계, 임파선 그리고 피부 등 전신의 신경내분비계 세포에서 발생할 수 있다.
3 원발 부위에 따라 예후가 다르다는 보고가 있으나, 비강이나 부비동에서 발생한 경우에는 예후가 좋지 않다는 의견이 있다.
9 비강 및 부비동에서 발생하는 종양은 조직학적으로 편평세포암(53%), 미분화암(10%), 아데노이드낭성암종(7%), 선암(6%), 흑색종(6%) 등의 순서로 발생한다.
1 비부비동 소세포 신경내분비암은 평균 생존기간이 14.5-21개월로 보고될 정도로 매우 침습적인 종양이나,
10 원발성 비부비동 신경내분비암은 전세계적으로 사례가 매우 적고 특히 안구 부속기에서 발생하는 신경내분비암은 더욱 드물다. 미국국립암연구소(National Cancer Institute, NCI)의 Surveillance, Epidemiology and End Results(SEER) 데이터상 1973년에서 2011년까지 보고된 비부비동 신경내분비암에 대한 사례는 201건에 국한되었다.
2 이에 신경내분비암에 대한 명확한 치료가 정립되어 있지는 않으나, 전신 전이가 없고 종양을 수술로 완전 제거가 가능할 경우 수술을 우선적으로 시행한 뒤 방사선치료 또는 동시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을 시행하고, 수술로 제거가 불가능할 경우에는 동시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을 일차적으로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1 안와 전이의 경우 전신적 항암치료를 시행하며, 최대한 기능을 보존하고자 하는 목적으로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며 안와내용제거술 등 침습적인 수술적 치료는 최대한 보류한다고 알려져 있다.
12 원발성 비부비동 신경내분비암 701예의 메타 분석에서 수술, 수술과 방사선 요법 병합, 수술과 동시 항암화학방사선요법 병합, 동시 항암화학방사선요법 치료에 따른 소세포 신경내분비암의 경우 5년 생존률이 각각 52.1, 71.3, 57.6, 그리고 39.9%로 보고된 바 있다.
11 또한 원발성 비부비동 신경내분비암 80예의 체계적 분석 보고에서는 동시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이 가장 많이 시행된 치료(26.3%)였으며 수술과 동시 항암화학 방사선요법 병합(21.3%), 수술 단독 시행(18.8%)이 그 다음으로 많이 시행된 치료라고 보고되었다.
13 이 연구에서 평균 31개월의 경과관찰 기간 동안 생존율이 가장 높았던 치료는 동시 항암화학방사선요법에서 생존율 61.1% (질병 관해 38.9%), 수술과 동시 항암화학방사선요법 병합에서 생존율 56.3% (질병 관해 43.8%)로 가장 높았다. 미국 국립 종합 암 네트워크(National Comprehensive Cancer Network, NCCN)와 유럽종양학회(European Society for Medical Oncology, ESMO)에서 신경내분비 종양에 권고되고 있는 고식적 항암제로는 capecitabine, temozolomide, streptozocin, cisplatin, etoposide, doxorubicin, 5-FU 등이 있는데,
14 전이된 고등급의 신경내분비암에서는 cisplatin과 etoposide의 병합요법이 추천된다.
15 본 증례의 경우에는, 절제불가능 종양(T4b)으로 cisplatin과 etoposide을 병합한 동시 항암화학방사선요법을 시작하였고 치료 시작 전 종양이 빠르게 안구와 시신경을 압박하며 시력이 안전수지까지 떨어졌으나 치료 후 종양 잔여 병변이 관찰되지 않고 안과적 증상이 호전된 경우에 해당한다.
부비동에 발생한 소세포 신경내분비암 환자의 평균 나이는 53세로 성별 간 발병률의 유의한 차이는 없다.
8,10 비강 및 부비동 종양에서는 비출혈이 가장 흔한 증상이나, 이 외에도 안면부 통증, 안구 돌출, 복시, 코막힘, 안면 부종 및 안면부 감각 이상 또한 나타난다.
1,9 이처럼, 코막힘 등의 증상으로 인하여 비강 및 부비동 종양이 만성 부비동염으로 오인될 가능성이 높다. 본 증례 역시 타 병원에서 기타 검사 없이 비염으로 감기약 복용하며 치료를 진행 중이었으나 시력 저하, 눈꺼풀 부종과 색감 이상으로 본원 안과 클리닉을 재내원한 경우에 해당하였다. 이전 증례에서도 타 병원에서 조직검사 없이 내시경하부비동염 수술을 한 후 재발하여 이후 전원 및 조직검사가 시행되었고, 진단이 3개월 간 지연되었으며 폐, 골 전이 진행되어 사망에 이르게 되었다.
5 본 증례에서도, 진단 후 2주뒤 종양에 의해 압박이 더욱 진행되면서 CRAO 및 시신경유두 부종이 발생하며 시력이 안전수지까지 떨어지고, 안구운동장애 또한 모든 방향에서 장애 -4 정도로 급격히 악화되었다.
본 증례는 국내에 원발성 비부비동 신경내분비암의 직접적 안와 침범에 대해서는 보고된 증례 수가 매우 적으나, 빠르게 진행하는 압박시신경병증에 있어 드물지만 신경내분비암의 가능성을 고려해야겠다는 점을 시사한다. 따라서 시력 저하와 안구돌출, 안구운동장애가 동반된 소견이 관찰된다면 원인 병변 확인을 위해 CT 혹은 MRI 등의 영상 검사를 조기에 시행하는 것이 필요하며, 종양과 같은 “공간 점유병소(space occupying mass)”, 안와의 감염 또는 염증성 질환, 해면정맥굴 병변(cavernous sinus syndrome), 갑상샘 안병증 등에 의해 발생한 압박시신경병증 등에 대한 감별 또한 필요하다. 압박 증상을 나타내는 안와 질환들 중 서서히 진행하는 질환들도 있지만 본 증례에서처럼 빠르게 진행하는 경과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 급성으로 증상이 발생 또는 악화하는 경우는 감염 또는 염증성 질환에 대한 감별을 우선적으로 해야겠으나, 본 증례에서는 종양으로 인한 압박에 빠르게 진행하여 증상이 단시간 내에 악화한 점이 특이적이라 할 수 있다. 본 증례에서는 초진 당일 영상 검사를 시행하고 바로 조직검사를 시행하였음에도, 혈액종양내과적 치료를 시작하기까지의 사이 기간인 약 2주 동안 종양에 의한 압박 소견이 빠른 악화를 보였다. 다행히 치료 반응이 좋아 치료를 시작하면서 호전되었고 현재는 안정적으로 경과관찰 중인 증례에 해당하지만, 신속한 검사 진행의 중요성을 알 수 있었던 증례라고 생각이 된다. 따라서, 안와의 압박성 종괴가 의심될 경우, 조기 영상 검사가 필요하며, MRI 검사 진행이 어려울 경우에는 CT 검사를 우선적으로 진행 가능하다면 먼저 진행하는 것이 필요할 것으로 사료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