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VID-19 감염 후 발생한 구후시신경염 1예
Retrobulbar Optic Neuritis after COVID-19 Inf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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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목적
COVID-19 감염 후 발생한 급성 구후시신경염의 증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요약
특이 병력 없는 20세 남자가 COVID-19 감염 6일 후 좌안이 갑자기 흐려지는 증상을 보였다. 초진 시 좌안 최대교정시력 안전수지 30 cm로 측정되었고, 동공 검사 상 상대구심동공운동장애 2단계로 관찰되었다. 안저 검사 상 양안 정상 소견, 시유발전위도 검사상 좌안 P100 진폭 저하 소견 및 지연 소견이 관찰되었다. 안와 자기공명영상검사 상 좌측 시신경 구후부에 조영 증강 및 두꺼워진 소견이 관찰되었고, 시신경 주변을 압박하고 있는 다른 병변은 관찰되지 않았다. 좌안 구후시신경염 진단 하에 고용량 정주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하였으며, 1개월 후, 좌안 시력 1.0으로 향상되었고, 상대구심동공운동장애 및 시야 결손이 호전되었으며, 시유발전위도 검사상 P100 진폭이 회복되고, 지연 소견이 사라졌다.
결론
구후시신경염은 COVID-19 감염 후 발생 가능한 신경 안과적 합병증으로, 이 경우 다른 시신경염 치료와 마찬가지로 고용량 정주 스테로이드 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다.
Trans Abstract
Purpose
To report a case of retrobulbar optic neuritis after COVID-19 infection.
Case summary
A 20-year-old Korean man, without any previous relevant medical history, presented with sudden blurred vision in the left eye that began 6 days after a COVID-19 infection. At his initial visit, the best-corrected visual acuity in the left eye was counting fingers at 30 cm. The pupil showed a grade 2 relative afferent pupillary defect. The fundus exam was normal in both eyes. In the visual evoked potential (VEP) exam, the P100 amplitude of the left eye was decreased and delayed. Orbit magnetic resonance imaging showed asymmetric enlargement and mild enhancement in the left optic nerve. No other lesions were observed around the optic nerve. Steroid pulse therapy was started after a diagnosis of retrobulbar optic neuritis. After 1 month, the patient’s visual acuity had improved to 1.0 in the left eye. The relative afferent pupillary defect and visual field defect disappeared. On VEP, the P100 amplitude recovered, and the delay disappeared.
Conclusions
Retrobulbar optic neuritis is a possible neuro-ophthalmological complication of COVID-19 infection. In such cases, high-dose steroid pulse therapy may be helpful, as in the treatment of other forms of optic neuritis.
2019년 12월 코로나 바이러스(severe acute respiratory syndrome coronavirus 2, SARS-CoV-2, COVID-19) 감염증의 세계적 대유행이 시작되었다. 코로나 바이러스는 급성 호흡 곤란 증후군 등을 포함하는 호흡기 관련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가 대부분이나, 폐 외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1 COVID-19 감염과 관련한 안과적 증상은 결막염, 상공막염, 혈관 폐쇄, 눈물샘염, 진균증 등이 보고되고 있다.2 COVID-19 감염에서 신경안과학적 증상으로는 일반적이지는 않으나, 시신경염, 급성 횡척수막염, 바이러스 뇌염, 독성 뇌병증 등이 발생할 수 있다.3
한편 시신경염은 시신경의 염증 및 탈수초화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단안의 시력 저하, 시야 감소, 색각 이상, 안구운동 시 통증 등의 증상을 나타낸다. 호발 연령은 20대에서 50대이며, 여성인 경우가 많다. 원인으로는 결핵, 매독, 바이러스성 질환 등의 감염, 다발성 경화증, 시신경척수염 등의 탈수초성 질환, 자가면역질환 등이 있다.4
저자는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후 발생한 급성 구후시신경염의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이를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보고
20세 남자가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6일 후 발생한 좌안의 흐려 보이는 증상, 시야 중앙부의 암점을 주소로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환자는 자가 면역 질환을 포함한 전신 질환은 없었으며, 내원 6주 전 양안 최소 절개 각막 추출법을 이용한 시력 교정술(small incision lenticule extraction laser situ keratomileusis)을 시행 받은 과거력이 있었다. 처음 내원 당시 최대 교정시력은 우안 1.0, 좌안 안전 수지 30 cm였고, 현성굴절검사를 시행하였으나 더 이상의 시력 교정은 불가능하였다. 좌안 상대구심동공운동장애가 2단계로 확인되었다. 시유발전위도 검사에서 좌안의 P100 진폭 감소 소견 및 지연 소견을 보였고(Fig. 1), 시야 검사에서 좌안 전 시야결손을 보였다(Fig. 2). 이시하라색각검사표에서 우안의 경우 총 15개 모두 확인 가능하였으나 좌안은 12 plate를 읽지 못하여 측정이 불가능하였다. 안저 검사에서 양안 모두 황반부 및 시신경유두에 특이 이상 소견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3). 안구운동 검사에서 안구운동 장애 또는 안구운동 시 통증 소견은 없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중합연쇄반응 검사(polymerase chain reaction)에서 양성으로 확인되었으며, 시신경염을 감별 진단할 수 있는 혈액검사를 시행하였다. 혈액검사에서 적혈구 침강 속도(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 C-반응성 단백(C-reactive protein), 백혈구 수치는 정상으로 염증 상태를 시사하는 소견은 없었다. myelin oligodendrocyte glycoprotein (MOG)항체, Aquaporin-4 항체는 음성으로 시신경척수염을 배제할 수 있었다. 톡소플라스마(toxoplasma), 풍진(rubella), 거대세포바이러스(cytomegalovirus), 단순포진바이러스(herpes simplex virus)에 대한 면역글로불린 M (IgM)과 venereal disease research laboratory 검사에서 음성이었다. 자가면역 시신경병증을 감별하기 위해 시행한 항중성구세포질항체(anti neutrophil cytoplasmic antibody)은 음성이었으나 항핵항체(antinuclear antibody)의 역가는 1:80으로 확인되었다. 흉부영상검사에서는 결절 병변 등의 이상 소견이 없는 정상 소견이었다. 시력 저하 이외의 다른 신경학적 이상소견은 없었다.
시신경을 누르고 있는 병변에 의한 압박시신경병증과 시신경염을 감별하기 위해 안와 자기공명영상검사를 시행하였다. 안와 자기공명영상검사에서 좌측 시신경의 구후부에 신호 및 조영 증강 소견과 두꺼워진 소견이 관찰되었고, 시신경 주변을 압박하고 있는 다른 병변은 관찰되지 않았다(Fig. 4).
이를 바탕으로 좌안 구후시신경염을 진단하였다. Optic Neuritis Treatment Trial protocol에 따라 고용량 정주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작하였다. 환자는 1 g의 메틸프레드니솔론(methylprednisolone)을 하루 4회로 나누어 250 mg씩 6시간마다 3일간 정맥주사 하였다. 정맥주사 중에는 혈당이 높아질 가능성이 있어 하루 4회 혈당 검사 및 활력 징후를 확인하였다. 이후 경구 메틸프레드니솔론 24 mg 하루 2회, 24 mg 하루 1회, 16 mg 하루 1회로 1주일씩 복용하며 총 3주에 걸쳐 용량을 천천히 줄인 후 중단하였다.
메틸프레드니솔론 정맥주사 2일째 좌안 시력은 0.1로 측정되었으며, 이시하라색각검사표에서 좌안 1개만 확인 가능하였다. 메틸프레드니솔론 정맥 주사 4일째 좌안 시력은 0.8로, 상대구심동공운동장애는 2단계에서 1단계로 호전되었다. 이시하라색각검사표에서 좌안 12개까지 확인할 수 있었다. 치료 시작 후 3주 뒤 외래에서 시행한 시력 검사에서 좌안 1.0으로 측정되었다. 시야 검사에서 좌안 민감도의 전반적 감소 소견을 보이나 visual field index (VFI) 값은 100%로 향상된 수치를 나타냈고, 시유발전위도 검사에서 좌안 P100의 지연 소견은 사라졌으며, 진폭이 회복되었다(Fig. 1). 이후 환자가 외래에 더 이상 내원하지 않아 좌안 구후시신경염 치료 종료 후 남아있는 후유증 또는 재발 여부를 확인하지 못했다.
고 찰
시신경염은 시신경의 염증 및 탈수초화가 발생하는 질환으로 급격한 시력 저하, 안구운동 시 통증, 시야 감소, 색각 이상을 주 증상으로 한다. 병인에 따라 특발시신경염, 다발성 경화증과 관련된 시신경염, 감염, 자가면역질환, 결합조직질환 등과 관련된 시신경염 등으로 분류할 수 있다.5
본 증례 환자의 경우 6일 전 코로나 감염의 병력이 있고, 시신경염의 전형적인 증상을 호소하고 있었고, 안와 자기공명영상검사에서 좌측 시신경의 구후부에 조영 증강된 소견이 있었다. 환자의 혈액검사 중 항핵항체의 역가는 1:80으로 확인되었다. 항핵항체는 주로 다발성 경화증, 사르코이드증, 전신홍반루푸스, 쇼그렌증후군, 웨그너육아종증, 베체트병과 같은 전신 자가면역질환에서 주로 양성 결과를 나타낸다고 알려져 있으나 정상인의 10-12%에서도 항핵항체의 역가가 1:80으로 나올 수 있으며, 감염, 종양 등에서도 일부 양성이 나올 수 있어 최소 1:160 이상일 때 의미 있는 양성으로 볼 수 있다.6 특히 전신홍반루푸스와 연관된 시신경병증에서는 혈관염과 소동맥의 혈전성 혈관 폐색으로 인해 시신경의 영구적인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 Frigui et al7의 연구에서는 전신홍반루푸스와 관련된 시신경염 환자의 76.9%에서 시신경 유두 부종을 나타냈고, 77.3%에서 불완전한 시력 회복을 보였다. 본 환자는 자기공명영상검사에서 뇌 병변 또는 안와 주위 육아종성 병변이 관찰되지 않고, 관련 항체 및 시신경 유두 부종 소견과 열, 피로감, 근육통, 관절통, 발진, 구내염, 탈모 등의 다른 전신 증상이 없어 자가면역 시신경염을 배제하였고,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구후시신경염으로 진단할 수 있었다.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시신경염은 대체로 감염 및 염증 반응으로 인한 중추신경계 탈수초화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에 대한 면역병리학적 기전으로 자가면역, 직접 면역 세포독성, 간접 손상 등이 포함된다.8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에 직접 침범하는 정확한 기전은 알려지지 않았으나 전신 순환에서 혈행성으로의 전파와 후각 신경 경로를 통한 전파라는 두 가지 가설이 제기되고 있다. 코로나 바이러스가 중추신경계에 침범하게 되면, 이는 신경 친화적인 특성이 있어 중추신경계에서 발현되는 angiotensin-converting enzyme-2 receptor에 결합하여 직접적인 신경 손상을 일으킬 수 있다.9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환자에서 바이러스에 의해 심한 염증 반응이 일어나게 되면 염증성 매개 물질과 사이토카인을 대량 발생시킨다. 이는 혈뇌장벽을 파괴하고 미세아교세포의 활성화와 신경 섬유의 탈수초화를 일으킨다. 또한 사이토카인 폭풍에 의해 만들어진 자가항체가 신경 조직에 손상을 줄 수 있다. 한편, 코로나 감염의 증상으로 나타나는 심각한 호흡 부전으로 인한 허혈성 및 저산소성 과정이 중추신경계 손상을 악화시킬 수 있다.9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된 시신경염은 2019년 이후 현재까지 27예가 보고되었고, 이중 MOG 항체와 관련된 시신경염이 9예, 다발성 경화증과 관련한 시신경염이 2예 있었다. 경과 관찰 기간 재발이 없고, 뇌 자기공명영상검사에서 다른 병변이 관찰되지 않아 다발성 경화증으로 진단받지는 않았으나 뇌척수액 검사에서 면역글로불린 G 올리고클론띠(oligoclonal IgG band)가 발견되었던 사례가 1예 있었다. 전체포도막염과 동반된 1예를 제외한 26예에서 모두 스테로이드 정주 치료를 시행 받았다. 치료 후 25예에서는 시력이 호전되었으나, 2예에서는 치료에도 불구하고 시력이 더 나빠지거나 호전되지 않는 경과를 나타냈다(Table 1).9-32
한편, 코로나 바이러스의 직접 감염 이외에도 코로나 백신 접종과 관련한 시신경염도 전 세계적으로 다양하게 보고되고 있다. Kim et al33의 연구에서 2021년 3월부터 2022년 3월까지 117명이 중추신경계 염증성 탈수초질환을 진단받았고, 이 중 10명이 코로나 백신과 상관성이 있었다. 10명 중 시신경염으로 표현된 경우가 6명으로 가장 많았다.33
코로나 바이러스가 처음 발생한 이후 4년이 지난 최근까지도 코로나 바이러스 신규 감염자가 한국 기준 하루 평균 44,196명(2023년 8월 기준)으로 신규 감염 및 재감염의 위험성이 여전히 높은 상태이다. 따라서 안과의사로서 코로나 감염력이 있는 시신경염 환자를 진료할 때 코로나 바이러스에 의해 시신경염이 발생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진료해야 할 것이다. 또한 코로나 바이러스의 호흡기 관련 합병증은 급성기로 발병하는 경우가 많으나 본 증례와 같이 바이러스 감염으로 발생하는 시신경염의 경우 감염 후 1-3주 후에 증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시신경염으로 의심되는 환자가 왔을 때, 진료 당시 호흡기 증상이 없다고 하더라도 코로나 감염력 및 최근 백신 접종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의미가 있다고 하겠다.
Notes
Conflicts of Interest
The authors have no conflicts to disclose.
References
Biography
하계림 / Gye Lim Ha
Department of Ophthalmology, Inha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