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습성 진균 부비동염(Invasive fungal sinusitis)은 일반적으로 당뇨, 혈액암, 이식, 백혈구감소증 등 숙주의 면역기능이 저하된 경우에 발생하는 질환으로,1-4 최근 수년간 발병 빈도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특히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19 (COVID-19) 발병 기간 동안에는 발병률이 이전보다 유의하게 증가되었다는 보고들이 있다.1,5
해부학적으로 중요구조물과 인접한 부비동의 병변은 침범범위에 따라 안증상이나 신경학적 징후 등 치명적인 합병증을 초래할 수 있으며, 특히 안와를 침범하는 경우에는 시력저하 및 안구운동장애, 통증을 동반하는 안와첨증후군(orbital apex syndrome)으로 진행될 수 있다.1,3 안와첨증후군은 세균, 진균, 바이러스, 기생충 감염에 의해 발생하며, 세균성 부비동염이 가장 흔하고, 그 뒤를 진균성 부비동염이 차지하고 있다.2 안와내감염은 해면정맥굴(cavernous sinus) 및 두개내(intracranial regions)로의 파급 가능성이 높으며, 면역저하자의 경우에는 치사율이 90%에 이르므로 질환의 신속한 진단과 적절한 치료가 필수적이다.1,4
침습성 진균 부비동염의 균주로는 아스페르길루스가 가장 흔하며 뮤코르가 그 다음으로 흔한 균주로 알려져 있다.2,4,6 칸디다균 감염에 의한 침습성 진균 부비동염은 매우 드물게 보고되어 있는데7,8 특히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보고되었기에, Candida glabrata에 의한 진균 부비동염이 안와첨증후군으로 진행된 사례에서 광범위한 수술적 괴사조직제거술과 전신적 항진균제 요법에 따라 치료한 경과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보고
76세 남성이 내원 3주 전부터 발생한 좌안 시력저하 및 좌안 및 좌안 주변부, 측두부에 이르는 통증을 주소로 응급실에 내원하였다. 과거력에는 조절되지 않는 당뇨병, 신부전과 협심증이 있었으며, 발병 약 1개월 전에 COVID-19 확진으로 약 3주간 입원 치료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10년 전 양안 백내장 수술을 한 과거력이 있으며, 당뇨망막병증이 있어 양안에 범망막광응고술을 받은 상태였고 양안에 미미한 황반부 부종 소견이 관찰되었다. 2개월 전의 타병원 의무기록을 보면 교정시력 우안 0.3, 좌안 0.4였다. 내원 시 교정시력은 우안 0.2, 좌안 광각무였고, 양안 모두 눈꺼풀 처짐이나 안구돌출은 명확히 관찰되지 않았다. 세극등현미경검사와 동공반응검사, 안구운동검사에서 특이 소견은 없었다.
이에 조영제를 사용한 안와 전산화단층촬영 검사를 시행하였다. 검사 결과에서 양측 만성 부비동염 소견 및 좌측 시신경을 침범하는 조영증강 병변이 관찰되었다. 이비인후과에서 전신마취 하에 내시경 부비동수술을 시행하였고, 좌측 상악동의 진균종으로 의심되는 병변에 대하여 조직검사를 의뢰하였다. Gömöri methenamine silver 염색 결과 균일한 크기와 모양의 포자와 함께 위성 균사(pseudohyphae)가 관찰되는 칸디다균 소견이 관찰되었고, 균배양 검사에서 C. glabrata 소견을 확인하였다(Fig. 1). 안저검사에서 좌안 시신경창백 소견이 나타났으며(Fig. 2A, B), 섬광 시유 발전위 검사에서 좌측 P100파형이 관찰되지 않았다(Fig. 2C). 감염내과와 협진하여 2개월간 amphotericin B 정맥주사 치료를 시행하였으며, 수술 2개월 후 이비인후과적으로 진균 부비동염이 호전되어 경구 itraconazole로 투약 변경 후 외래에서 추적관찰하기로 하고 퇴원하였다.
퇴원 1개월 뒤 좌안 및 좌안 주변부, 측두부에 이르는 통증이 악화되고 눈꺼풀처짐, 전체안구운동장애 증상이 나타나 재내원하여, 이비인후과에 입원해 전신마취 하에 내시경 부비동수술을 재시행하였다. 집락균주가 Pseudomonas aeruginosa, Serratia marcescens로 확인되어 Ampicillin, Ceftriaxone, Vancomycin을 같이 정맥주사를 시행하였고, 임상 경과가 완전히 호전되었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감염내과와 협진하여 2개월간 amphotericin B 정맥주사로 항진균제 치료를 지속하였다. 안구운동검사에서 좌측 전체눈근육마비로 진행된 소견을 보였으며(Fig. 3), 좌안 상대구심동공운동장애가 동반되고 동공이 중간 크기로 이완된 소견이 있었다. 빛간섭단층촬영에서 좌안 망막 신경 섬유층이 얇아진 소견과 더불어 안저검사상 시신경유두위축 소견을 확인할 수 있었다(Fig. 2D, E). 조영제를 사용한 안와 뇌자기공명영상 검사에서 좌측 안와첨 부위의 조영증강 병변이 관찰되었다(Fig. 4).
치료를 받은 지 6개월 후 침습성 진균 부비동염이 호전되어 퇴원하였으며, 두개강으로의 침범 소견은 보이지 않았으나 좌안 시력은 여전히 광각무로 호전되지 않았고 전체눈근육마비 소견은 남아 있었다.
고 찰
안와첨증후군은 시신경, 동안신경, 활차신경, 삼차신경의 첫 번째 분지, 외전신경을 포함한 시신경병증 발생으로 인해, 시력저하, 복시, 안구운동장애, 시신경부종, 안구주변 통증 및 두통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1,2,4 환자들이 시신경 및 안와첨에 발생한 염증으로 인한 증상을 호소할 때, 안과적으로는 원인을 파악하기 힘든 경우가 다수이다. 안과의사로서 이러한 환자들을 진료할 때는 선행 질환에 대한 정확한 진단을 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며, 이에 따라 보다 효과적으로 안과적 이상을 치료할 수 있다.4,6
침습성 진균 부비동염은 최근 수년간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질환이며, 발생 시 안와첨으로의 침범 가능성이 있다.3,4,6 부비동 염증에 의한 혈관 및 뼈를 통한 직접 전파가 가장 흔한 경로로 보고되고 있다.2,4,6 침습성 진균 부비동염을 유발하는 균으로는 아스페르길루스와 뮤코르가 대부분을 차지하며,2,4,6 드물게 칸디다, 히스토플라즈마, 콕시디오이데스 등의 균주가 보고된 바 있다.9 진균성 부비동염을 유발하는 여러 균주들 간 특성 및 비교는 부족한 실정으로, 향후 연구진행 시에는 환자의 임상 증상 및 예후 등에 대해 더욱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3,6
본 증례의 경우, 이비인후과 수술 소견상 좌측 중비갑을 포함한 전, 후 사골동의 대부분의 점막이 침윤에 의해 자연 소실된 상태였고 좌측 안와판(lamina papyracea) 결손 부위가 광범위하게 확인되어 칸디다균의 직접 전파로 인한 안와첨증후군이 발생한 것으로 예측된다. C. glabrata는 인체 점막의 정상균 무리로 이전에는 비병원균으로 간주되었으나 최근 면역억제자에게서 C. glabrata에 의한 국소 또는 전신 감염의 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며,10,11 북미에서는 Candida albicans에 이어 두 번째, 아시아지역에서는 세 번째로 흔한 칸디다 병원체이다.12 면역적격환자에게 발생한 C. glabrata에 의한 요로감염증이나 심막염 등이 보고된 예가 있으므로,13,14 국소적인 칸디다 질환은 면역적격환자에서도 충분히 발생할 수 있음을 인지하고 진단 및 치료에 임해야 한다. C. glabrata는 C. albicans에 비하여 아졸(azole) 계열 항진균제에 대한 감수성이 낮고 에치노칸딘(Echinocandin) 계열 항진균제에 대한 내성이 나타날 뿐만 아니라 C. glabrata의 fluconazole 내성은 이전 fluconazole에 노출된 이력과 당뇨병이 있는 경우에 증가하기 때문에, C. glabrata 감염의 효과적인 치료는 여전히 임상적 과제로 남아 있다.10 항진균제의 투여는 수술 직후부터 6주 이상의 사용 기간을 필요로 하는데,15 본 증례에서도 수술로 병원체를 제거한 후에 2개월간 amphotericin B 정맥주사를 시행하고, 이어서 1개월간 itraconazole 경구약을 투약하였으나, 퇴원 후 환자 증세가 악화되어 재내원한 것으로 미루어 볼 때, 수술 및 6주 이상의 항진균제 치료에도 불구하고 감염원의 효과적인 치료가 어렵고 재발이 흔하므로 치료 후에도 주기적인 추적검사가 필수적이며, 면역억제자나 위험인자를 소지하고 있는 환자의 경우에는 장기적인 항진균제의 유지도 고려해 볼 필요가 있다.15 특히 amphotericin B는 azole 계열에 비해 항균 범위가 더 넓고 약물상호작용이 적으므로, C. glabrata에서 amphotericin B 정맥주사를 통한 장기적인 치료를 고려해야 할 필요가 있다.
본 증례를 통해 흔치 않은 C. glabrata의 안와침범사례의 임상경과 및 치료, 예후에 대해서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는 바이며, 이러한 환자들이 내원할 때 초기부터 적극적인 수술적인 치료 및 장기적인 항진균제의 사용이 필수적이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예후는 좋지 않으므로 안과의로서 이러한 증례를 염두해두고 망막 및 시신경을 포함한 안구 전반의 세심한 평가뿐만 아니라 안와합병증 증상에 대한 세심한 진단 및 치료가 필수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