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톡소플라즈마증은 세포 내에서 존재하는 기생충인
Toxoplasma gondii (
T. gondii)에 의해 감염되는 질환이며, 감염성 후포도막염의 주요 원인 중 하나이다.
1 병소의 시작은 주로 망막이고, 급성의 경우 유리체 염증을 동반한 망막 괴사 병변으로 나타나며 오래된 경우 회백색의 경계가 뚜렷한 맥락망막염의 형태로 나타난다.
1 맥락망막염 외에도 삼출망막박리나 신생혈관, 망막정맥폐쇄, 망막출혈, 시야결손, 시신경위축, 시신경염, 신경망막염, 공막염 등의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2
눈톡소플라즈마증은 임상적으로 진단한다.
T. gondii의 중합효소연쇄반응(polymerase chain reaction, PCR)검사를 시행하면 기생충의 DNA를 확인할 수 있으나, 검체 혹은 조직을 채취하는 것이 항상 가능한 것은 아니다. 이에 보조적으로 톡소플라즈마 면역글로불린G (Toxoplasma immunoglobulin G, IgG)나 톡소플라즈마 면역글로불린M (Toxoplasma immunoglobulin M, IgM) 등의 면역혈청반응검사를 활용할 수 있다.
3 하지만 면역혈청반응검사는 특이성이 낮고 위양성률이 높으며, 면역혈청반응의 역가는 질병의 경과를 반영하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어,
4 눈톡소플라즈마증의 진단에서 면역혈청반응검사는 활용이 제한적이다. 면역혈청반응검사에서 양성인 경우 중 역가가 높은 경우와 낮은 경우에 각각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알려진 바 없기에 이에 관해 분석해 보고자 하였다.
대상과 방법
2017년 1월부터 2023년 4월까지 본원 안과에서 포도막염 관련으로 톡소플라즈마 IgG 검사를 시행한 환자들의 의무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하였다.
충분한 기간의 경과 관찰이 이루어지지 않아 항톡소플라즈마증 치료 약제 반응 확인이 이루어지지 않은 환자는 제외하였다. 이 연구는 헬싱키선언(Declaration of Helsinki)을 준수하였으며, 단일기관 임상연구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을 받았다(승인번호: 2312-007-133).
IgG 측정을 위해 화학발광 미세입자 면역분석법(chemiluminescent microparticle immunoassay, CMIA)을 이용하는 얼리니티 아이(Alinity I, Abbott Laboratories, Chicago, IL, USA) 장비가 사용되었고, IgG 값이 1.6 IU/mL 이상일 경우 양성으로 보고되었다.
IgG 역가에 따라 환자들을 세 군으로 분류하였다. 30 IU/mL 이상인 군을 혈청양성고역가군(seropositive-high titer group), 1.6 IU/mL 이상 30 IU/mL 미만인 군을 혈청양성저역가군(seropositive-low titer group), IgG 역가가 1.6 IU/mL 미만인 경우를 혈청음성군(seronegative group)으로 분류하였다.
눈톡소플라즈마증의 진단은 임상 양상과 질환의 경과 관찰을 통해 결정되었다. 환자들은 한국인에서 흔한 감염 포도막염의 원인인 매독, 결핵, 톡소카라증 검사들이 시행되었고 전혈구검사, 간기능검사, 신장기능검사, 소변검사 등도 시행되었다. 광각안저사진(Optos California
®, Optos PLC, Dunfermline, UK)에서 활동성 국소 맥락망막염이 관찰되는 경우 톡소플라즈마증을 의심하였고(
Fig. 1,
2), 세극등검사, 형광안저혈관조영술, 빛간섭단층촬영(swept source optical coherence tomography; DRI OCT Triton, Topcon, Tokyo, Japan) 등을 통해 다른 질환의 가능성을 배제하였다. 진단이 명확하지 않은 경우는 세 명의 전문의가 진료 기록을 리뷰하여 세 명 모두 눈톡소플라즈마증으로 판단하는 경우 눈톡소플라즈마증으로 판정하였다. 치료 약제로는 경구 트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Septrin
®, Samil Pharm Co., Seoul, Korea), 클린다마이신(Fullgram
®, Samjin Pharm Co., Seoul, Korea) 및 경구 스테로이드(Solondo
®, Yuhan Co., Seoul, Korea)가 4-6주간 사용되었다.
각 군에서 최종 진단된 활동성 눈톡소플라즈마증 환자의 비율을 비교하였다. 또한 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ROC) curve를 활용하여 활동성 눈톡소플라즈마증 진단에 효율적인 IgG 역가 기준을 추정하였다.
각 군 간 IgG 역가의 평균 값을 비교하기 위하여 analysis of variance 분산법이 사용되었고, 혈청양성고역가군, 혈청양성저역가군, 혈청음성군 간에서 특성 비교에는 Fisher’s exact test, Pearson’s chi-squared test가 사용되었다. 통계적 분석은 SPSS IBM software® (version 25.0, IBM Corp., Armonk, NY, USA) 프로그램을 사용하였으며, p값이 0.05 이하인 경우 통계적으로 의미 있는 차이로 간주하였다.
결 과
846명 환자의 의무기록이 분석되었고, 진단을 위한 충분한 경과 관찰이 이루어지지 않았던 22명이 제외되어, 824명의 환자가 포함되었다. 환자의 평균 나이는 55.5 ± 18.0세였고, 남성 422명(51.2%), 여성 402명(48.8%)이 포함되었다. 평균 logarithm of minimal angle of resolution 시력은 0.512 ± 0.595, 안압은 15.5 ± 6.3 mmHg, 평균 경과 관찰 기간은 21.1 ± 23.8개월이었다. 유수정체안이 678안(82.3%), 인공수정체안이 146안(17.7%) 포함되었다. 평균 IgG 역가는 14.467 ± 48.367 IU/mL였다(
Table 1).
824명 중 혈청양성고역가군 86명(10.4%), 혈청양성저역 가군 88명(10.7%), 혈청음성군 650명(78.9%)이 포함되었다. 혈청양성고역가군의 평균 IgG 역가는 126.492 ± 91.014 IU/mL, 혈청양성저역가군의 평균 IgG 역가는 11.195 ± 8.690 IU/mL, 혈청음성군의 평균 IgG 역가는 0.088 ± 0.239 IU/mL 였다(
Fig. 3). 혈청음성군의 평균 나이는 53.7 ± 18.4세이고 여성의 비율 51.1%로 혈청양성인 나머지 두 군에 비해 나이는 어리고(
p<0.001), 여성의 비율이 높았다(
p=0.039). 혈청양성저역가군에서 백내장수술을 받은 환자의 비율은 31.8%로 혈청양성고역가군의 19.8%, 혈청음성군의 15.5%보다 높았다(
p=0.001). 초진 시력, 초진 안압, 평균 경과 관찰 기간에서는 세 군 간 통계학적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Table 2). 혈청양성고역가군 86명 중 34명(39.5%)이 활동성 눈톡소플라즈마증으로 진단되었고, 혈청양성저역가군 88명 중 2명(2.3%)이 활동성 눈톡소플라즈마증으로 진단되었다. 혈청양성저역가군에 비해 혈청양성고역가군은 활동성 눈톡소플라즈마증으로 진단될 확률이 약 28배 높았다(
p<0.001, Fisher's exact test) (odds ratio, 95% confidence interval = 6.483-121.921). 혈청음성군 650명 중 활동성 눈톡소플라즈마증으로 진단된 환자는 없었다(
Table 3).
활동성 눈톡소플라즈마증 진단에 효율적인 역가를 추정하기 위해 ROC curve를 분석하였다(
Fig. 4). 기존 양성의 기준이 되는 IgG 역가는 1.6 IU/mL이고, 민감도 100%, 특이도 82.5%를 기대할 수 있었다. IgG 역가 기준을 11.05 IU/mL로 하면 민감도 100%를 유지하면서 가장 높은 특이도(89.0%)를 기대할 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었다. Area under the receiver operating characteristic (AUROC) 값이 최대가 되는 IgG 역가 기준은 37.70 IU/mL로 민감도는 94.4%, 특이도는 94.7%였다(
Table 4).
활동성 눈톡소플라즈마증으로 진단된 36명 중 시신경유두염이 동반된 경우는 3명이었고, 나머지 33명은 맥락망막염 형태를 보였다. 트리메토프림-설파메톡사졸, 클린다마이신 및 경구 스테로이드 치료를 시행하였고 경과 관찰 기간동안 3명의 환자에서 재발이 관찰되었다. 이외 약제와 관련된 합병증은 관찰되지 않았다.
IgG 역가가 양성이었으나 눈톡소플라즈마증이 아닌 것으로 판단된 환자는 138명이었다. 그중 톡소카라증으로 진단된 경우가 6명, 거대세포바이러스망막염 3명, 급성망막괴사 2명, 흰점증후군 2명, 매독망막염 1명, 안구내림프종 1명이었다. 51명은 자가면역성 포도막염으로 판단하여 치료하였고, 활동성 포도막염이 아니라고 판단된 환자가 72명이었다.
고 찰
톡소플라즈마증은
T. gondii에 의한 감염으로, 전신 감염으로 발현할 수 있고 눈에 국한되어 발현할 수 있다. 신생아나 면역저하자들에 발생하는 전신 톡소플라즈마증은 생명을 위협하기도 한다.
4,5 눈에 국한된 톡소플라즈마 감염을 눈톡소플라즈마증(ocular toxoplasmosis)이라 하며, 다양한 임상 형태로 나타날 수 있다. 톡소플라즈마의 병소는 망막에서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6 망막맥락막염(retinochoroiditis) 혹은 맥락망막염이 대표적이다.
면역혈청학적검사 IgM은 초기(primary) 감염의 급성기에서만 역가가 높게 나오기 때문에 IgM 결과가 양성이 나오는 경우는 매우 드물지만, IgM이 높게 나오면 진단적이다.
7 반면 IgG는 감염이 조절된 후에도 오랜 기간 지속되므로 위양성률이 높다. 대신 IgG 역가가 음성일 때, 톡소플라즈마증 가능성이 낮은 것이므로 배제 진단 시 유용하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IgG 검사는 화학발광 미세입자 면역분석(CMIA) 기법으로 사람의 혈청 혹은 혈장 내의
T. gondii에 대한 IgG 항체를 정량적으로 측정한다. 검사 키트는 재조합된 톡소플라즈마 항원이 코팅된 미세입자(microparticle)로 구성되어 있어, 혈청 내 톡소플라즈마 IgG와 결합한다. 일정한 반응 시간과 세척 단계를 거친 후에 화학 발광 반응을 측정하며, 발광 반응은 상대적 광단위(relative light units)로 표기되어 혈청 내 IgG의 상대적 농도를 반영한다. 이 발광 반응이 표준 시약 발광 반응의 1.6배(1.6 IU/mL)를 넘을 때 IgG 양성으로 보고된다.
Papadia et al
8은 면역혈청학적 검사에서 IgG 양성을 보인 85명 환자들의 역가를 비교하였다. 양성이었던 환자 중 눈톡소플라즈마증으로 진단받은 51명의 IgG의 평균 역가는 147.75 IU/mL였고, 비활동성 상태(과거 감염)의 눈톡소플라즈마증 환자 7명의 평균 IgG 역가는 18.93 IU/mL, 눈톡소플라즈마증이 아닌 포도막염 환자(위양성) 27명의 평균 IgG 역가는 18.35 IU/mL라고 보고하여 양성 결과뿐 아니라, IgG의 높은 역가 또한 눈톡소플라즈마증의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에서 양성이었지만 역가가 낮았던(1.6-30 IU/mL) 혈청양성저역가군에서는 2.3%만이 눈톡소플라즈마증으로 진단되었고, 역가가 높았던(≥ 30 IU/mL) 혈청양성고역가군에서는 39.5%에서 진단되어, 높은 역가가 진단에 도움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다.
본 연구진은 이전 연구에서
7 톡소플라즈마 IgM 양성을 보인 눈톡소플라즈마증 환자의 18명의 임상 결과를 보고하였다. 연구에 포함된 18명 모두에서 IgG 역가가 30 IU/mL 이상으로 측정되어, 활동성 눈톡소플라즈마증 환자에서는 IgG 역가가 최소 30 IU/mL 이상이 아닐까 하는 궁금증으로 이 연구를 계획하였다. 결과적으로 눈톡소플라즈마증으로 진단된 36명의 환자 중 34명(94.4%)은 역가가 30 IU/mL 이상이었지만, 2명(5.6%)은 30 IU/mL 미만이었다.
나이가 많을수록 여러 감염원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지기에, 혈청음성군보다는 혈청양성군의 연령이 높았던 것으로 생각되며, 톡소플라즈마의 감염에 대한 위험이 나이가 들수록 증가한다는 이전의 연구 결과와도 일치한다.
9
흥미롭게도 혈청양성저역가군에서 백내장수술을 시행한 환자의 비율이 나머지 두 군에 비해 높았다. 낮은 IgG 역가는 과거의 감염을 반영한다. 톡소플라즈마 감염이 오래 전에 발생하여 백내장의 진행을 유도하였기에 혈청양성저역가군에서 백내장수술을 시행한 환자의 비율이 높았던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Petersen et al
10의 연구에 의하면 지역마다 눈톡소플라즈마증 환자의 평균 나이와 성별 분포는 다양하였다. 스위스에서 눈톡소플라즈마증 환자 63명의 평균 나이는 29.6세, 남성이 23명(36.5%), 여성이 40명(63.5%)으로 보고되었고,
11 영국에서 눈톡소플라즈마증 환자 85명의 평균 나이는 31.1세, 남성이 41명(48.2%), 여성이 44명(51.8%)으로 보고되었다.
12 인도네시아 173명의 눈톡소플라즈마증 환자 중 대다수가 20-30대로 분석되었으며 남성이 98명(56.6%), 여성이 75명(43.4%)으로 보고되었다.
13 일본에서는 톡소플라즈마 IgG 양성을 보인 환자 122명 평균 나이는 67.6세, 그 중 남성이 64명(52.5%), 여성이 58명(47.5%)으로 보고되었다. 그중 눈톡소플라즈마증으로 진단된 환자는 5명으로 보고되었다.
14
Kim et al
15에 의하면 한국에서 눈톡소플라즈마증 환자 46명의 평균 나이는 54세, 그중 남성이 15명(32.6%), 여성이 31명(67.4%)으로 보고되었다. 이전에 보고한 본 저자들의 연구에서는 환자 18명의 평균 나이는 51.5세, 남성이 11명(61.1%), 여성이 7명(38.9%)으로 분석되었다.
7 Shin et al
16에 의하면 한국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서 2015년부터 2020년까지 톡소플라즈마증으로 진단된 2,303명의 환자 중 남성은 892명(38.7%), 여성은 1,411명(61.3%)으로 보고되었다. 진단된 환자는 2,303명인 것에 비해 실제 보고된 환자의 수는 82명으로, 저조한 신고율로 인해 분석의 정확도가 낮을 것이라 해석하였다.
톡소플라즈마증은 생활 환경에 따라 발병률 차이가 크고, 경험이 많지 않은 임상의가 진단하는 것이 쉽지 않다. 여러 보고들에서 환자의 평균 연령과 성별의 비율이 다양하게 보고되는 이유는 지역마다 발병률이 다르기 때문이고, 다기관 연구에서는 정확한 진단이 어려워 통계 분석이 어렵기 때문이라 생각한다.
본 연구에서는 IgG 역가 11.05 IU/mL는 민감도 100%를 유지한 채로 특이도를 89.0%까지 높일 수 있는 기준 역가가 될 수 있다고 분석되었고, 37.70 IU/mL는 AUROC가 최대가 되는 기준점으로 예상되었다. 하지만 진단 기준을 변경하기 위해서는 더 많은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다기관 연구를 통한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 본 연구에서 톡소플라즈마 진단은 안저 소견과 항생제에 대한 반응에 기초하여 임상적으로 이루어졌다. 비교적 경한 경과를 보이는 눈톡소플라즈마증의 특성으로 침습적인 PCR 진단은 널리 사용되지 못하므로 임상적 진단이 최선이라 생각하지만, 임상적 진단이 객관성에 한계가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고 이 결과를 해석하여야 한다.
본 연구에서 톡소플라즈마 면역혈청검사는 눈톡소플라즈마증이 의심되는 환자뿐 아니라 포도막염이 의심되는 모든 환자에서 기본 검사로 시행되었다. 눈톡소플라즈마증이 의심되는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는 양성률이 달라질 수 있음을 고려하여 결과를 해석해야 한다.
톡소플라즈마 IgG 양성인 환자 중 IgG 역가가 30 IU/mL 미만에서는 위양성률이 97.7%였지만, 역가가 30 IU/mL 이상에서는 위양성률이 60.5%로 유의미하게 낮아진다. 역가가 높아지더라도 위양성률이 60.5%이기에 면역혈청검사의 의미에 대한 의문을 가질 수 있다. 하지만 포도막염 환자에서 대체로 혈청학적 검사가 위양성률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양성을 보인 환자 중 39.5%가 눈톡소플라즈마증으로 최종 진단되었다는 것은 임상학적으로 진단에 있어 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눈톡소플라즈마 IgG는 양성, 음성뿐 아니라 역가도 진단에 도움을 주는 정보로 생각된다. 현 IgG 역가 기준은 효율적이지 않은 것으로 추정되며, 더 많은 연구를 통한 데이터 축적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