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학적 측면에서 수차란, 렌즈 등의 광학계에서 상을 맺을 때 한 점에서 나온 빛이 광학계를 지난 다음 한 점에 모이지 않고 벗어나 상이 빛깔이 있어 보이거나 일그러지는 등의 상의 뒤틀림이 일어나는 것을 말한다. 안과 영역에서의 수차는 전체 안구수차로 표현되며, 이를 세분화하면 각 수차와 수정체, 유리체를 포함하는 안구 내 수차로 구성된다. 전체 안구수차의 변화는 주로 각막 수차에 영향을 받기 때문에 각막은 수차 현상을 일으키는 중요한 광학 구조로 간주된다.
1 안구수차를 다른 기준으로 저위수차와 고위 수차(higher-order wavefront aberration, HOA)로 분류할 수 있다. 저위수차는 근시, 원시, 규칙 난시와 같은 교정 가능한 수차로 정의되는 반면에, 고위수차는 일반적으로 안경이나 수술로 교정할 수 없는 불규칙난시 또는 굴절이상과 관계 있는 수차이며, 코마(coma), 세조각수차(trefoil), 구면 수차(spherical aberration) 등으로 세분화하여 정의된다.
고위수차의 계산은 수학적으로 제르니케 다항식(Zernike polymonials)을 이용하여 표현할 수 있다.
3 고위수차를 측정하기 위한 기계는 많은 발전을 이루어 현재는 다양한 원리를 이용한 측정 기계들이 사용되고 있으며, 대표적으로 Hartmann-Shack,
4 Automatic retinoscope,
5 Ray tracing,
6 Tscherning
7 등으로 나눌 수 있다. 이외에 각막형태도(topography) 검사 지표를 기반으로 각막 수차를 산출할 수 있는 기종들도 개발되었다.
8 각막형태도 중 Pentacam
® HR (Oculus Inc., Wetzlar, Germany)은 샤임플러그(Scheimpflug) 원리를 이용하여 각막 형태를 촬영하고 분석할 수 있는 기계로, 각막지형도뿐만 아니라 각막 전후면의 저위수차 및 고위수차를 모두 측정할 수 있다. 그리고 iTrace
TM (Tracey technology Inc., Houston, TX, USA)는 광선추적 수차계 원리(ray tracing principle)를 이용한 기계로 전체 안구수차를 평가할 수 있으며, 기계에 내장된 플라시도원반 각막형태도(Placido disc-based corneal topography)를 이용하여 각막 수차를 따로 평가할 수 있다.
대상과 방법
연구 대상
본 연구는 2021년 1월 1일부터 2022년 12월 31일까지 백내장수술을 위해 본원을 초진 내원한 환자를 대상으로 후향적 분석을 시행하였다. 연구 포함 기준으로 Pentacam
® HR과 iTrace
TM 두 기계를 같은 날에 촬영한 환자를 연구에 포함하였다. 연구 제외 기준으로는 세극등검사에서 각막의 부종이나 각막혼탁이 관찰된 경우, 이전 안구표면질환력이 있는 경우, 1개월 이내의 콘택트렌즈 사용력이 있는 경우, 건성안 한국형 가이드라인 기준 level II 이상의 건조증이 있는 경우,
10 또는 굴절교정수술, 안내수술, 유리체 내 주사 등의 모든 안과 수술력이 있는 경우가 해당되었다. 본 연구는 헬싱키선언(Declaration of Helsinki)을 준수하였으며 인제대학교 해운대백병원 임상연구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승인을 얻었다(승인 번호: 2022-05-037).
데이터 수집
모든 측정은 Pentacam® HR과 iTraceTM 두 기계 사용에 숙련된 한 명의 검사자가 같은 날에 측정을 시행하였다. 검사는 암실 환경에서 Pentacam® HR과 iTraceTM 순으로 검사를 시행하였으며, 양안 촬영을 원칙으로 하였고 우안을 먼저 촬영하였다. 환자는 턱을 턱받침에 대고 이마를 이마 막대에 댄 상태에서 눈을 크게 뜨고 검사를 시행하였으며 검사 전 인공눈물, 점안마취제, 산동제 등의 어떠한 안약을 사용하지 않은 상태로 시행하였다. 검사 전 환자에게 눈을 수차례 충분히 깜박이게 하여 눈물층의 영향을 줄이도록 하였으며, 검사 중 환자가 눈을 움직이거나 깜박이지 않도록 주의한 후 눈이 눌리지 않게 주의하여 검사를 시행하였다. 모든 측정은 한 번 시행하였으며 검사 중 환자의 눈이 감기는 등 부정확한 결과로 판단되는 경우 반복 검사를 시행하였다.
수집된 검사 결과 중에서 Pentacam
® HR 검사 결과의 quality specification 란에 “OK”가 나타나는 경우만 적합한 것으로 간주하였으며 “OK”가 아닌 경우 부적합한 것으로 간주하였다(
Fig. 1A). 또한 iTrace
TM 검사 결과 눈꺼풀 감김으로 각막지형도가 촬영되지 않은 경우 또는 촬영 결과에서 동공 크기가 4.00 mm 미만으로 측정된 경우는 부적합한 것으로 간주하였다(
Fig. 1B). Pentacam
® HR과 iTrace
TM 두 검사에서 모두 적합하였던 케이스를 최종적으로 연구 대상으로 선정하였다.
측정된 각막 고위수차의 분석은 동공 직경 4.00 mm 영역을 기준으로 하여 계산하였으며, 임상적 유용성을 고려하여 총 고위수차(total HOA)와 제르니케 다항식에서 동경차수가 3차인 코마(coma, Z31) 및 세조각수차(trefoil, Z33)와 4차인구면수차(spherical aberration, Z40), 이차난시(secondary astigmatism, Z42), 네조각수차(tetrafoil, Z44) 그리고 3차항 및 4차항의 고위수차(3rd- and 4th-order HOA)로 제한하여 분석하였다. 측정치의 단위는 root mean square (RMS; μm)를 기준으로 하였다. 총 고위수차(total HOA), 3차 및 4차항의 고위수차, 구면수차를 비교하는 데는 RMS를 지표로 사용하였으며, 코마, 세조각수차, 이차난시, 네조각수차를 비교하는 데는 산출된 제르니케 계수(Zernike coefficients, μm)에서 위상차를 무시한 절대값을 분석에 사용하였다.
검사 기계
Pentacam
® HR (이하 Pentacam)은 고해상도 회전 세극등 원리를 이용한 방식의 샤임플러그 각막형태도를 통해 각막 수차를 구할 수 있는 기계이다. Pentacam은 475 nm 파장에서 단색 슬릿 광원을 사용하며, Pentacam의 회전 카메라는 약 2초의 시간 동안 25-50개의 샤임플러그 이미지를 획득한다.
11 Pentacam에 내장된 소프트웨어를 이용하여 각 이미지에서 25,000개의 실제 고도 지점을 추출하며, 각 표면에 대해 약 138,000개의 실제 고도 지점을 획득한다.
12 이를 통해 3차원 각막 모델을 재구현하여 각막곡률에 대한 정보를 제공한다. 이 중 높이 지도(corneal elevation profile)를 이용하여 각막 수차 데이터가 산출되며, 전체 각막뿐만 아니라 각막 전면과 후면의 수차를 따로 구할 수 있다.
Fig. 1A에 Pentacam에서 제공하는 제르니케 다항식을 이용한 각막 고위수차 측정치의 예시를 제시하였다(
Fig. 1A).
iTrace
TM (이하 iTrace)는 광선추적 수차계와 플라시도원반 각막형태도를 결합하여 안구수차를 측정할 수 있도록 설계된 기계이다. iTrace의 광선추적 수차계 방식은 785 nm 파장의 다이오드 레이저를 동공 내에 나선형으로 순차적으로 조사하여, 그 위치에서 안구 내로 입사시 발생하는 편위로 인해 이상적인 위치와 망막에 맺힌 상이 이상적인 위치와 떨어진 정도를 측정하여 전체 안구수차를 계산한다.
13,14 또한 iTrace에서는 각막 수차 측정을 위해 기계에 내장된 플라시도원반 각막형태도(Placido Eyesis Vista, Eyesys Vision Inc., Houston, TX, USA)가 사용되며 이는 655 nm 파장의 레이저를 사용한다.
14 각막형태도를 통해 얻은 데이터 중 굴절력 지도(refractive map)을 통해 제르니케 다항식의 변환이 이루어지며 각막 수차가 얻어진다. 한편, 안구 내 수차의 측정은 전체 수차에서 각막 수차를 뺀 값으로 계산된다.
14 Fig. 1B에 iTrace로부터 얻은 각막 고위수차의 예시를 제시하였다(
Fig. 1B).
결과 분석은 기본적으로 Pentacam의 각막 전면과 후면을 통합한 고위수차와 iTrace의 각막 고위수차를 비교하는 방법으로 시행하였으며, 추가로 각막 후면 고위수차의 영향을 알기 위해 Pentacam의 각막 후면을 제외한 전면 고위수차만을 iTrace와 비교하여 확인하였다.
통계 분석
모든 통계학적 분석은 SPSS (version 20.0, SPSS Inc., Chicago, IL, USA)를 사용하였다. 두 기계 사이 고위수차의 평균값 차이에 대한 분석은 independent t-test를 이용하였으며, 고위수차값 사이의 일치도는 Bland-Altman plot을 이용하여 분석하였고, 두 기계 고위수차값 사이의 상관관계는 Pearson correlation coefficient로 분석하였다. 통계학적으로 p값이 0.05 미만인 경우를 의미 있는 차이로 간주하였다.
일치도 분석을 위해 먼저 두 기계의 측정치를 급내상관 계수(intraclass correlation coefficient, ICC)를 이용하여 분석하였다. ICC는 두 명 이상의 검사자, 한 검사자에서 반복 검사, 또는 두 가지 이상의 검사 방법에 의한 진단 결과의 일치도를 분석하는 방법으로 연속형 변수일 때 사용 가능하다. ICC 결과는 0에서 1까지의 수로 표기하며, 일반적으로 0.75 이상이면 좋은 일치도로 평가한다. ICC의 계산은 SPSS 프로그램의 신뢰도 분석을 이용하였으며, 이차원 혼합 모형 및 절대 합치도 유형으로 분석한 후(ICC 2,1) 평균 측도값을 평가하였다.
15
Bland-Altman plot은 같은 대상에 대한 두 측정치의 평균과 그 차이를 계산하여, 평균을 x축, 차이를 y축으로 하는 산점도이다.
16 이는 서로 다른 두 검사법에 의한 측정치들 간의 불일치 양상을 살펴보는 데 유용하게 사용된다. Bland-Altman plot에서 x축에 평행하게 세 개의 가로선을 표시할 수 있으며, 가운데 가로선은 평균 차이(mean difference), 그 위와 아래에 있는 가로선은 각각 95% 일치한계값(limits of agreement, LOA)의 상한값과 하한값을 나타낸다. Bland-Altman plot의 해석은 세 단계로 이루어지는데, 첫 번째로 x축값의 크기에 따른 불일치의 분포 양상을 살펴보는 것이다. 두 번째로 두 검사법 간 평균 차이를 통해 한 방법이 다른 방법에 비해 평균적으로 과다 또는 과소 추정하는 경향이 있는지 살펴본다. 세 번째로는 95% LOA의 값과 범위를 평가한다. LOA 값들과 범위가 임상적으로 수용할 만하다면 두 검사법은 교환 가능한 것으로 평가된다.
17
결 과
전체 87명 109안이 연구에 포함되었으며 남자는 45명 55안, 여자는 42명 54안이었다. 평균 나이는 62.4 ± 13.2세였다(
Table 1).
Table 2에 Pentacam과 iTrace 두 기계에서 얻은 각막 고위수차 측정치들의 평균값, 평균 오차 및 95% LOA 값을 제시하였다. Pentacam에서 각막 전후면을 모두 분석하였을 때 두 기계의 각막 고위수차 평균값 비교에서, 총 고위수차(
p=0.145), 코마(
p=0.309), 4차항 고위수차(
p=0.412), 이차 난시(
p=0.080)는 측정치의 유의한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한편 Pentacam과 iTrace 사이에 3차항 고위수차(0.136 μm vs. 0.159 μm,
p=0.018), 세조각수차(0.066 μm vs. 0.111 μm,
p<0.001), 구면수차(0.042 μm vs. 0.074 μm,
p<0.001) 그리고 네조각수차(0.058 μm vs. 0.037 μm,
p<0.001)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두 기계 사이의 평균 오차의 절대값(mean difference, absolute value)이 가장 큰 고위수차 항목은 세조각수차(0.045 μm)였으며, 그 다음으로 구면수차(0.033 μm), 3차항 고위수차(0.023 μm), 네조각수차(0.021 μm) 순이었다(
Table 2).
Pentacam에서 각막 전후면을 모두 분석한 경우에 Bland-Altman plots을 이용한 일치도 분석 결과를
Table 2 및
Fig. 2에 제시하였다. 각막의 총 고위수차, 3차항 고위수차, 4차항 고위수차, 코마, 세조각수차, 이차난시 그리고 네조각수차에서는 두 기계 사이에 측정치의 평균 RMS 값이 증가할수록 절대오차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 구면수차의 경우 두 기계 측정치의 평균값 증감에 따른 절대오차의 증가 또는 감소 경향이 뚜렷하지 않았다. 각 고위수차 항목별로 95% LOA의 범위는 총 고위수차 0.262 μm, 3차항 고위수차 0.271 μm, 4차항 고위수차 0.180 μm, 코마 0.227 μm, 세조각수차 0.278 μm, 구면수차 0.179 μm, 이차난시 0.121 μm, 네조각수차 0.140 μm였으며, 전반적으로 불량한 일치도를 나타내었다(
Table 2,
Fig. 2).
추가로 Pentacam의 각막 전면 데이터를 iTrace와 비교 분석한 결과에서는 총 고위수차(
p=0.001), 3차항 고위수차(
p<0.001), 4차항 고위수차(
p=0.016), 세조각수차(
p<0.001), 구면수차(
p<0.001), 네조각수차(
p=0.036)에서 두 기계 사이에 측정치의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평균 오차는 모든 항목에서 Pentacam의 각막 전체를 분석한 경우와 비슷한 값을 보였으며, 95% LOA의 범위 또한 마찬가지로 모든 항목에서 Pentacam의 각막 전후면 모두를 분석한 경우와 비슷한 경향을 나타내었다(
Table 2).
Pentacam에서 각막 전체를 분석한 경우에 두 기계 측정치 사이의 상관관계 분석 결과를
Fig. 3에 제시하였다. 그 결과 각막의 총 고위수차(r=0.605,
p<0.001), 3차항 고위수차(r=0.543,
p<0.001) 그리고 코마(r=0.634,
p<0.001)는 두 기계 사이에 중등도의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다. 4차항 고위수차(r=0.302,
p=0.001), 구면수차(r=0.290,
p=0.002), 네조각수차(r=0.349,
p<0.001)는 두 기계 사이에 통계적으로 유의하였으며 낮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다. 반면 세조각수차(r=0.086,
p=0.375)와 이차난시(r=0.178,
p=0.064)는 두 기계 사이에 낮은 양의 상관관계를 보였으며,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았다(
Fig. 3).
두 기계 사이의 측정치의 일치도 평가를 위한 ICC 결과를
Table 3에 제시하였다. 신뢰도 분석에서 도출된 ICC 값은 전체 각막 수차(0.746)와 코마(0.769)를 제외한 모든 고위수차 항목에서 0.7 이하의 낮은 수치를 나타내었으며, Pentacam의 전면과 iTrace를 비교한 경우에는 코마(0.792)를 제외한 모든 고위수차 항목에서 낮은 수치를 나타내었다(
Table 3).
고 찰
본 연구에서는 Pentacam과 iTrace 기계의 각막 고위수차 측정값을 비교하여 상호호환성을 평가하고자 하였다. 두 기계의 각막 고위수차 평균값의 비교에서 3차항 고위수차, 세조각수차 그리고 구면수차는 iTrace에서 Pentacam보다 유의하게 높은 수치를 보였다. 총 고위수차와 4차항 고위수차는 iTrace에서 Pentacam에 비해 약간 더 높은 수치를 보였지만,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는 없었다. 본 연구와 비슷하게, 고위수차 측정에 있어 플라시도방식과 샤임플러그 방식을 비교한 Read et al
18의 연구에 따르면, 정상안에서 플라시도원반 원리의 비디오각막경(videokeratoscope)과 샤임플러그 방식의 Pentacam
® HR을 통해 얻어진 고위수차는 세조각수차 및 네조각수차에서 일치도가 낮으므로 분석에 주의할 것을 언급하였다.
영국의 Ashena et al
9은 Pentacam과 iTrace 두 기계 사이에 각막 전면에 한하여 각막곡률, 동공 크기, 난시축, 구면수차, 코마 등의 전안부 계측치를 비교한 바 있다. 해당 연구 결과 두 기계 사이에 수평 및 경사난시, 코마는 일치도가 좋았지만 동공 크기와 구면수차에서 차이를 보여 두 기계는 상호교환적으로 사용할 수 없다고 보고하였다.
9 구체적으로 각막 고위수차 중 코마는 두 기계 사이에 측정치의 유의한 차이가 없다고 하여 본 연구와 유사한 결과를 보였지만, 구면수차의 경우 Pentacam (0.30 μm)에서 iTrace (-0.03 μm) 보다 유의하게 높은 수치를 보인 것으로 보고하여 본 연구의 결과(Pentacam 각막전면부 0.053 μm vs. iTrace 0.074 μm)와 상반된 결과를 보였다.
9 이러한 차이에 대한 정확한 원인은 알 수 없지만, 해당 연구의 결과는 동공중심 6.00 mm를 기준으로 계산하였으며, 인종적 차이와 함께 연구 대상의 평균 연령이 39.1세로 본 연구의 62.4세와 많은 차이를 보였기 때문에 두 연구 결과의 직접 비교는 제한점이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이를 뒷받침하는 보고로서, 국내의 Lim et al
19은 연령이 증가함에 따른 구면수차 증가를 보고하였고, 국외 연구에서는 고위수차의 인종적인 차이가 있음을 시사하는 연구가 보고되기도 하였다.
20
일치도 분석에서는 모든 고위수차 항목에서 평균값이 증가할수록 절대오차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높은 95% LOA 범위를 보여 낮은 일치도를 보였다. 절대오차가 증가하는 경향이 의미하는 것은 두 기계 측정치 사이에 일정한 오차를 예측하기 어렵게 한다는 것이다. 또한 높은 95% LOA 범위는 측정치 오차의 변동성이 크며, 일정한 오차를 예측하기 어렵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Xu et al
21은 고위수차 비교를 위해 KR-1W (Topcon, Tokyo, Japan)와 iTrace를 사용하였으며, 동공 직경 4.0 mm일 때 95% LOA 범위에 대해 0.100 μm를 임의의 기준으로 설정하여 이보다 큰 경우 임상적으로 유의한 차이로 간주하였으며, 그들의 결과는 95% LOA의 범위가 0.21-0.46 μm로 커서 두 기계의 계측치는 임상에서 서로 바꿔 사용할 수 없다고 보고하였다. 고위수차의 측정치는 동공 크기에 따라 달라지므로, 동공 크기에 따라 측정치를 다르게 해석해야 한다. 동공 크기별로 고위수차 오차 범위에 대한 절대적인 기준이 정해져 있지는 않지만, 만약 Xu et al
21의 연구와 같이 동공 4.0 mm일 때 0.100 μm를 기준점으로 한다면 본 연구의 95% LOA 범위 또한 총 고위수차 0.350 μm, 코마 0.299 μm, 세조각수차 0.307 μm, 구면수차 0.224 μm, 이차난시 0.123 μm 그리고 네조각수차 0.155 μm로 모두 높은 수치를 보였다고 할 수 있으며 측정값의 일치도가 낮은 것으로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이는 확립된 기준은 아니므로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 향후의 연구들에서 동공 크기에 따른 고위수차의 LOA 값 허용 기준을 정립할 필요가 있을 것이다.
본 연구에서 각막 고위수차 측정치 사이에 상관분석 결과로 세조각수차, 구면수차, 이차난시와 네조각수차는 두 기계 사이에 낮은 상관관계를 보였다. 그러나 총 고위수차와 코마, 3차항 고위수차의 경우에는 두 기계 간에 유의한 상관관계를 보였고 상관계수가 0.5 이상으로 비교적 양호하였기 때문에, 이들 수차들에 한해 대략적인 경향을 확인하고자 하는 경우에만 제한적으로 두 기계의 수치를 참고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본 연구 결과와 같이 두 기계의 측정치 사이에 전반적으로 낮은 일치도와 상관관계를 보이는 것에 대해 여러 가지 이유를 추정해 볼 수 있는데, 첫 번째로 두 기계 사이에 서로 다른 측정 방식을 들 수 있다. 각막 수차 측정에서 Pentacam은 샤임플러그 각막형태도를, iTrace는 플라시도 원반 각막형태도를 사용하여 분석된 각막 형태를 기반으로 전면 각막 수차를 계산한다. 플라시도원반 각막지형도의 경우 각막에서 반사된 영상을 디지털방식의 비디오카메라가 포착하는 방식으로 각막 전면만 측정할 수 있으며, 이에 비해 샤임플러그 사진기는 각막 전면뿐만 아니라 후면까지 반영하여 수차를 산출하기 때문에 이러한 측정 범위의 차이가 두 기계 측정치 사이의 오차 발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에 본 연구에서는 각막 후면 고위수차가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기 위해 Pentacam에서 각막 전면만을 iTrace와 비교한 분석을 추가로 시행하였다. 이때 두 기계 측정치의 차이가 더 감소하거나 증가하는 일관된 경향을 보이지 않았다. 또한 평균 오차, 95% LOA 그리고 ICC 수치는 Pentacam의 각막 전체를 iTrace와 비교한 결과와 거의 차이가 없는 결과를 보였고, 전면만 분석한 경우 측정치의 유의한 차이를 보이는 고위수차 항목이 더 많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Table 2,
3). 따라서 각막 후면의 고위수차 유무는 두 기계 사이 각막 고위수차 측정치의 차이에 주요한 영향을 주지는 않는 것으로 생각되었다.
두 번째 이유로는 두 기계 사이에 수차 계산 방식에 차이가 있다는 점이다. Pentacam에서는 광학적 cross-section 후 높이 지도를 얻어 기준 모양(best-fitting sphere)과의 비교를 통해 고위수차값을 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12 한편 iTrace에서는 고전적인 Snell의 법칙을 사용하여 플라시도 각막지형도의 각막 전면부 굴절력 지도에서 생성된 데이터를 통해 단순히 제르니케 계수를 산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 이러한 차이 또한 계측치의 차이에 영향을 줄 수 있다.
9,14,22
세 번째로 두 기계 사이에 각막 고위수차 측정에서 Pentacam의 샤임플러그 카메라는 각막의 높이를 측정하여 수차를 계산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눈물막이 측정치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알려져 있다.
12 이에 반해 iTrace와 같은 플라시도원반 각막형태도에서는 눈물막의 변화에 따라 반사된 원반의 형태가 달라지므로 건성안 환자에서 눈물막의 불안정성을 반영한 고위수차를 측정할 수 있다. 눈물막의 안정성은 환자에 따라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으므로 본 연구에서 두 기계 사이의 고위수차 측정치 차이에 미세한 영향을 주었을 가능성이 있다.
현재 많은 연구들에서 기계마다 측정값의 다양한 차이를 보고하고 있지만, 고위수차 측정값의 표준이 되는 기계가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므로 임상 적용 시에는 기계들 사이의 측정치의 차이와 경향성을 확인하여 해석할 필요가 있다. 본 연구에서 사용된 기계들 이외에도 서로 다른 원리를 가지는 수차 측정 기계들 사이에 임상에서의 일치도 및 상관관계를 분석한 연구들이 다양하게 보고된 바 있으며, 많은 연구들에서 서로 다른 기계 사이에 고위수차 측정치의 상호보완적 활용은 제한적이라고 보고하고 있다. 몇 가지 예로 국내의 Yum et al
23은 Hartmann-Shack 원리의 Zywave
TM (Bausch & Lomb, Rochester, NY, USA)와 automatic skiascopy 원리의 OPD-scan
TM을 비교하였으며, 두 기계로 측정한 고위수차에서 총 RMS 값을 제외한 나머지 값에서 차이를 보여 임상에서 서로 혼용하기에는 힘들 것으로 보고하였다. 한편 Kim et al
24은 Pentacam
® HR과 발광다이오드 반사를 이용하는 Cassini
® (i-Optics, Den Haag, Netherlands) 두 기계를 비교하였고, 각막 전면 고위수차를 비교하였을 때 구면수차, 코마수차, 세조각수차 및 네조각수차 값 모두 두 기계 간에 유의한 차이가 없었지만 낮은 일치도를 보였다고 하였다. Burakgazi et al
25은 Hartmann-Shack 원리의 Zywave
TM와 CustomVue
TM (VISX, Santa Clara, CA, USA) 그리고 OPD scan
TM 세 기계의 고위수차 측정값의 비교를 시행하였으며, 세 기계 모두 측정값의 재현성은 높으나 측정값에서 차이가 있어 고위수차를 측정하는 데 어느 특정 기계가 더 우수한지 알 수 없다고 보고하였다. 반면에 Shin et al
26은 Pentacam과 플라시도원반 원리의 Keratron Scout(Optikon 2000, Rome, Italy) 사이에 각막 고위수차를 비교하였는데, 측정값 중 총 RMS 값, 구면수차 및 코마수차에서 유의한 상관관계를 나타내어 두 기계의 측정값을 임상에서 상호 교환하여 적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보고하기도 하였다.
한편 유사한 측정 원리를 사용하는 기계들 사이의 비교에서도 일치도가 낮아 상호보완적 사용에는 제한적이라는 연구들도 보고되었다. KR-1W는 안구수차 측정에는 Hartmann-Shack 원리를 이용하며, 각막 수차 측정 시에는 플라시도 원반 각막형태도 원리를 이용하는 기계로, iTrace와 유사한 각막 수차 측정 원리를 가졌다. Xu et al
21은 KR-1W와 iTrace의 고위수차를 비교한 결과를 보고하였으며, KR-1W로 얻은 전체 안구, 각막, 안구 내 고위수차값 모두가 iTrace로 얻은 것과 크게 다르기 때문에 이 두 기계 간의 일치도가 좋지 않다고 보고하였다. 이외에도, 각막 고위수차에 대해 샤임플러그 원리를 사용하는 Pentacam
® HR과 Gallilei
TM(Zeimer, Port, Switzerland) 두 기계의 측정치를 비교한 Choi et al
27의 연구에서는, 일치도 및 상관관계 분석 결과 모든 고위수차 항목에서 낮은 일치도를 보였다고 하였다. 이러한 결과들은 고위수차 측정의 원리가 유사하더라도 각 기계가 가지는 자체 특성과 관련하여 측정 개수, 측정 시간, 고위수차 산출 방식 등의 미세한 차이들로 인해 측정치에 영향을 줄 수 있음을 시사한다.
본 연구에는 몇 가지 제한점이 있다. 첫째로 본 연구는 후향적 연구로서 각 기계마다 여러 번의 측정을 통해 재현성과 반복성을 평가하지 않았다는 점이며, 이와 관련된 ICC 분석을 추가로 시행하지 못하였다는 점이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서는 향후 전향적 연구를 통해 두 기계 측정값의 재현성을 평가하기 위한 추가 연구가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한편 본 연구에서 사용한 Pentacam과 iTrace의 경우 이전 연구들에서 높은 재현성을 가진 기계로 보고되었다.
28-30 둘째로 고위수차는 그 특성상 측정값이 작으므로 오차를 줄이기 위한 정밀한 측정이 필요한데, 검사 시 환자눈의 시축 위치 변화와 같은 협조도에 관한 요인과 눈물막의 불안정성 등의 요인 등이 고위수차 측정치에 많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본 연구는 국내 환자를 대상으로 Pentacam과 iTrace 사이의 각막 고위수차값의 비교 분석을 시행한 연구로서 임상에서 참고할 수 있는 기초 자료로서의 의미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향후 전향적 연구를 통해 여러 고위수차 측정 기계들 사이에 오차를 정량화하여 측정값의 기준을 정할 필요가 있을 것으로 생각된다.
결론적으로 본 연구에서 Pentacam® HR과 iTraceTM 사이의 각막 고위수차값 중 총 고위수차와 코마 이외에는 전반적으로 낮은 상관관계 및 낮은 일치도를 보였으며, 특히 세조각수차와 구면수차는 두 기계 사이에 측정치의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따라서 두 기계 사이 측정값의 상호 보완적 해석은 제한이 있을 것으로 생각되며, 이러한 결과는 각 기계의 측정 원리 차이와 연관되는 것으로 추측된다. 본 연구 결과는 어떤 검사가 더 정확하다고 판단할 수 있는 기준이 되기는 어려우며, 임상 적용 시에는 두 기계를 사용한 계측치에 차이가 있음을 고려한 해석이 필요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