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반적으로 각막의 결정성 침착물이 보일 때 감염, 각막이상증, 파라단백혈증 등을 그 원인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1,2 특히 각막수술 과거력이 있는 경우나 스테로이드 안약을 사용하고 있는 경우 감염에 의한 각막병증을 배제하여야 하며, 세균배양검사상 음성이 나오더라도 항생제 안약에 반응이 좋으므로 다른 원인을 감별하기 전에 필수적으로 감별해야 한다.
1 각막이상증은 특징적인 임상 양상이 있을 때 의심하며, 유전자검사를 통하여 확진할 수 있다. 파라단 백혈증은 그 원인과 증상이 다양하여 각막병증으로 나타나는 경우는 증례보고 정도로만 보고되어 있으나, 임상적으로 혈액암과 관련이 있어 내과 의뢰가 필수이다.
의미불명의 단일클론감마글로불린병증(monoclonal gammopathy of undetermined significance), 다발성골수종(multiple myeloma), 발덴스트롬 마크로글로불린혈증(waldenström macroglobulinemia) 등에 의해 혈액 내 단일면역글로불린이 증가된 병을 파라단백혈증이라 한다.
3 의미불명의 단일클론감마글로불린병증은 50세 이상의 성인에서 2퍼센트 정도 발병하는 전신의 단일면역글로불린 수치가 증가하는 질환으로, 형질세포의 이상 증식을 혈액검사, 소변검사 등을 통해 진단한다.
4 대부분의 경우 무증상이며, 병의 경과에 따라 다발성골수종, 발덴스트롬마크로글로불린혈증 등으로 진행하여 특징적인 증상을 나타내는 경우도 있다.
2
파라단백혈증 관련 안구 질환으로는 파라단백혈증성각막병증, 망막정맥폐쇄, 파라단백혈증성 황반병증 등이 알려져 있다.
5 특히 파라단백혈증성각막병증은 파라단백혈증에서 가장 많이 보고된 안구 관련 합병증이나, 파라단백혈증 환자의 1퍼센트 미만에서 생기는 것으로 보고되어 있다.
5 증례마다 증상이 다양하여 아직 질환의 예후나 치료법에 대한 정립은 없는 상태이다.
파라단백의 종류 및 특성에 따라 파라단백혈증성각막병증은 결정성 각막병증, 결정저장성 조직구증(crystal-storing histiocytosis), 구리침착 각막병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
5,6 분류마다 특성이 일부 다르나, 공통적으로 파라단백혈증성각막병증은 파라단백의 혈중 농도가 높을 경우 생기며 혈중 농도 감소 없이 각막에 국한된 치료로는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내과적 치료 적응증이 아닌 파라단백혈증 환자에서 파라단백혈증성각막병증이 발견된 경우 수개월 내로 다발성골수종 등의 치료가 필요한 암으로 진행한 증례들이 보고되어 있다.
7 따라서 진단이 되는 즉시 혈액종양내과 전문의에게 의뢰하여 혈액암 평가를 시행해야 한다. 안과 의사로서 각막의 침착물이 파라단백혈증성각막병증임을 인지하여 내과에 의뢰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본 연구는 파라단백혈증성각막병증 환자의 진단 예를 통해 파라단백혈증 치료의 시작 시점으로 각막병증 진단의 중요성을 제시하고자 한다. 림프형질세포성 림프종 연관 파라단백혈증성 결정성 각막병증 환자에서 항암 치료로 시력이 호전된 증례 및 다발성골수종 연관 파라단백혈증성 구리침착 각막병증 환자에서 항암 치료와 백내장수술로 시력이 호전된 증례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보고
증례1
40대에 양안 레이저각막절삭가공성형술(laser-assisted in situ keratomileusis)을 시행받은 기왕력이 있는 57세 남자가 양안 시력저하를 주소로 안과에 내원하였다. 1년 전부터 뿌옇게 보였다고 하였으며, 세극등현미경검사상 양안의 각막에 흰색 결정성 침착물이 관찰되었고, 좌안이 우안보다 심한 양상이었다. 침착물은 각막의 상피세포와 앞기질 쪽에 위치하였다. 최대교정시력은 양안 1.0이었다.
3개월 후 최대교정시력이 우안 0.8, 좌안 0.6으로 감소되었다. 세극등현미경검사상 각막상피 및 앞기질의 침착물 증가가 확인되었으나(
Fig. 1), 이외에 이상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경면현미경검사상 각막내피세포의 수는 정상이었으며, 내피세포 침착물로 추정되는 소견이 보였다(
Fig. 2). 전안부단층촬영상 각막두께는 우안 505 μm, 좌안 496 μm 였다.
환자는 3년 전에 쉰 목소리를 주소로 타병원에 내원하여 영상검사를 시행한 결과 폐의 덩어리 및 비장 종대가 발견되어 골수생검을 시행하였고, 림프형질세포성 림프종이 진단되었던 기왕력이 있었다. 이에 2년 전 본원 혈액종양내과에 처음 내원하여 단백면역검사 및 흉부 전산화단층촬영, 복부 전산화단층촬영을 시행한 결과, 림프형질세포성 림프종에 합당한 소견을 보였으나, 치료 없이 3개월 간격으로 혈액검사만 진행하면서 경과 관찰 중이었다. 1년 전 비정상 림프구 수치가 증가하였고, 영상검사상 비장이 조금 더 비대해졌으나, 다른 내과적 증상은 변화가 없어 항암 치료 시작의 적응증이 되지 않아 경과 관찰 중이었다.
각막침착물의 증가가 있으며, 1년 전 림프형질세포성 림프종 악화 시점과 시력저하 시작 시점이 동일한 점, 혈청 M 감마글로불린 수치가 5,599-12,200 mg/dL (정상 범위 40-230 mg/dL)로 지속적으로 정상 범위의 10배 이상인 점을 고려하여 파라단백혈증성각막병증으로 인한 시력저하 의심하에 항암 치료를 위해 혈액종양내과에 재의뢰하였다.
환자는 발롱드르 임상시험(R-VRD followed by Lenalidomide maintenance in patients with Waldenström Macroglobulinemia, Ballondor, ClinicalTrials.gov Identifier: NCT03697356)에 등록되어 치료를 시작하였다. 발롱드르 임상시험은 림프형질세포성 림프종 환자에서 리툭시맙, 보르테조밉, 레날리도마이드, 덱사메타손을 포함하는 유도 항암 화학요법과 레날리도마이드 유지요법의 효과 및 안전성 검증을 위한 제2상 연구이다. 치료 시작 3개월 후 각막침착물이 감소된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양안 최대교정시력은 1.0으로 회복되었다.
증례2
69세 여자가 2년 전 시작된 양안 시력저하로 안과 외래에 내원하였다. 타병원 안과에서 양안 각막내피세포에 침착물이 있다고 듣고 경과 관찰 중이었다. 당뇨, 고혈압 등 내과적 질환은 없었으며 정기적으로 복용 중인 약 또한 없다고 하였다. 내원 당시 나안시력 우안 0.4, 좌안 안전수지 30 cm였으며, 각막침착물로 인하여 안저반사가 관찰되지 않고 시력은 교정되지 않았다. 세극등현미경검사상 중심부의 각막내피 및 실질에 갈색 침착물이 관찰되었으며, 윤부 주변으로 투명 지대(lucid zone)가 있었다(
Fig. 3). 수정체 전낭에도 갈색 침착물이 관찰되었으나 각막의 침착물로 인해 명확하지는 않았다. 침착물의 색으로 미루어 구리침착 의심하에 기본 혈액검사 및 혈청 구리농도검사를 시행하였고, 혈청 구리농도가 400 μg/dL로 상승되어 있었다(정상 범위 55-150 μg/dL).
구리농도 상승에 대하여 윌슨병 가능성을 배제하기 위해 소화기내과에 의뢰하였으나, ATP7B 유전자검사는 음성이었으며, 간 초음파검사상 윌슨병과 부합하는 소견도 없었다. 또, 전형적인 윌슨병에서의 카이저-플라이셔 고리(Kayser-Fleischer ring)와는 다른 양상으로, 파라단백혈증성 구리침착 각막병증 의심하에 혈액종양내과 의뢰하여 파라단백혈증 검사를 시행하였다. 혈청단백전기영동검사(serum protein electrophoresis) 및 면역고정단백전기영동검사(serum immunofixation) 상 비정상 혈청 G감마글로불린띠 및 비정상 카파(κ)띠가 확인되었으며, 골수검사상 골수 내 클론성형질세포가 15%로 다발성골수종으로 진단되었다.
따라서 환자는 치료를 위해 레날리도마이드(Revlimid)와 덱사메타존 병용 항암요법을 시작하였다. 항암요법 시작 후 혈청 유리카파경쇄농도(free κ light chain)는 71.68 mg/L에서 7.07 mg/L (정상범위 3.30-19.40 mg/L)으로 감소하였으며, 혈청 G감마글로불린 수치 또한 1555 mg/dL에서 688 mg/dL (정상범위 700-1600 mg/dL)으로 감소하였다.
치료 3개월째 항암 치료에 혈액단백수치 반응은 있었으나, 각막침착물은 이전과 비슷하였으며, 나안시력은 우안 0.1, 좌안 안전수동으로 감소되어 있었다. 산동 후 세극등현미경검사로 덱사메타손에 의해 우안은 2단계 핵 및 피질백내장, 좌안은 백색백내장으로 각각 진행되었음을 확인하였다. 양안 각막침착물 정도가 비슷한 것에 비하여, 좌안 시력저하가 악화된 요인은 백내장에 의한 것으로 생각되어 좌안 백내장수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전 초음파검사로 망막의 이상 소견 없음을 확인하였다.
수술 후 1일째 좌안 나안시력은 0.6으로 상승되었다. 수술 후 1달째 각막 구리침착은 이전과 비슷하나, 좌안 교정 시력은 0.9로 측정되었다(+1.5 Dsph= -0.5 Dcyl ×70°). 다발성골수종으로 인한 파라단백혈증성각막병증에 대한 항암 치료는 1년 정도 시행 후 중지 고려 중이며, 우안도 백내장수술 예정이다.
고 찰
파라단백혈증성각막병증은 침착물이 생기는 위치와 형상이 다양하며 희귀하여 보고된 사례가 많지 않다. 현재까지 보고된 바에 따르면, 파라단백들이 눈물막을 타고, 혹은 전방 내의 방수를 통해 확산되거나, 윤부세포 근처의 혈관궁을 따라 각막까지 도달한다고 추정하고 있다.
8,9 이렇게 각막에 도달한 파라단백의 종류 및 특성에 따라 파라단백혈증성각막병증을 결정성 각막병증, 결정저장성 조직구증, 구리침착 각막병증으로 분류할 수 있다.
5,6
결정성 각막병증의 경우 대부분 면역글로불린G와 카파 경쇄가 결정을 이루어 각막에 침착되어 생기고, 양측이 대부분이지만 단측 혹은 비대칭적으로도 발생하며, 증가된 혈중 면역글로불린의 종류에 따라 회백색, 노란색, 회갈색 등 다양한 색깔을 띈다.
6,10 침착은 각막의 중앙 혹은 주변부에, 기질부터 내피와 상피까지 침범 가능하며, 다양한 모양으로 생기고, 일부는 결막과 섬모체와 맥락막까지도 침범한다.
2,6,10 침착된 각막의 조직검사 결과에 따르면 결정의 대부분은 세포밖기질에 생기나 어떤 것들은 각막실질세포(keratocyte) 내부에도 존재하기도 하는데, 대식 작용을 통해 이동하였을 것이라고 생각되고 있다.
6,8
결정저장성 조직구증의 경우 카파경쇄가 증가한 파라단백혈증에서 주로 나타나며, 안와의 지방층을 침범하여 덩이를 이루는 증례들이 보고되어 있다.
6
구리침착 각막병증의 경우 면역글로불린G와 람다경쇄(λ light chain)가 증가한 파라단백혈증에서 주로 나타나며, 데스메막과 수정체낭에 구리침착으로 인한 색깔 변화가 생긴다고 보고되어 있다.
6,11 구리는 각막 중앙에 주로 침착되며, 윌슨병의 전형적인 증상인 각막 가장자리의 카이저-플라이셔 고리 모양과는 다르다.
6,11 윌슨병에서 혈청 세룰로플라스민(ceruloplasmin) 농도가 감소하는 점과 ATP7B 유전자가 발견된다는 점도 파라단백혈증성각막병증에서의 구리침착과의 차이점이다.
11 다른 파라단백혈증성각막병증과는 달리 아직까지 구리침착 각막병증 환자에서 항암 치료로 시력 개선 효과가 있었다는 보고는 없으나, 백내장수술이 시력 개선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보고는 있다.
6
각막의 침착물은 그 원인에 따라 치료법이 다양하나, 궁극적으로 치료레이저각막절제술, 전층각막이식, 심부표층 각막이식 등의 수술을 통해 해결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12 하지만 전신 질환에 따른 파라단백혈증성각막병증은 치료에 대해 다른 접근이 필요하다.
파라단백혈증, 특히 의미불명의 단일클론감마글로불린병증은 진행하여 전신적인 합병증이 나타나지 않는 한 관찰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파라단백혈증성각막병증 환자들에서 파라단백혈증에 대한 전신 치료 후 다른 치료 없이 각막병증이 호전된 보고들이 있어 각막병증이 진단되면 내과에 항암 치료를 의뢰하는 것이 우선이다.
2,13 파라단백혈증이 조절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각막이식을 받은 경우 각막침착물이 재발한 증례들로 미루어 보아 내과적 치료가 안과적 치료에 선행되어야 한다.
10,14,15 하지만 항암 치료를 통해 파라단백혈증이 조절이 되는 상태에서도 각막이식 후 침착물이 재발한 증례가 있으며, 파라단백혈증이 조절이 되는 상태에서 각막이식 없이 각막병증 호전이 있었음에도 파라단백혈증의 재발과는 무관하게 각막병증이 재발한 증례도 있어 파라단백혈증의 치료가 완전한 각막벽증의 치료인 것은 아니다.
7,15
본 증례2에서는 항암 치료 후 파라단백혈증이 조절됨에도 각막침착물은 이전과 비슷하였으며, 오히려 시력저하 소견을 보였다. 이 경우 각막병증의 진행으로 인한 시력저하 가능성도 있으나, 백내장 등 다른 시력저하 요인이 있을 수 있기 때문에 이에 대한 원인 파악이 필요하다. 본 증례는 백색백내장으로 인한 시력저하였음을 백내장수술 후의 시력 회복을 통해 임상적으로 알 수 있었다. 항암 치료로 인해 각막침착이 더 이상 진행하지 않았던 것도 시력 회복에 도움이 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따라서 파라단백혈증성각막병증이 진단된 파라단백혈증 환자들은 심각한 시력의 손상이 나타나기 전에 전신적인 합병증이 없더라도 각막의 침착 정도가 진행한다면 항암 치료를 고려해야 하겠다.
6 또한 내과적 치료에도 반응이 없는 파라단백혈증성각막병증 환자에서 추가적인 안과적 문제를 잘 파악하여야 하며, 어느 시점에 각막이식을 진행해야 하는지 여러 증례들을 통하여 치료 방법에 대한 가이드 라인이 확보되어야 할 것이다. 일부 보스턴인공각막을 활용한 수술 예에서 전신 치료 없이 각막병증의 재발이 없었다는 보고도 있어 각막이식 방법에 대한 고민도 추가적으로 필요해 보인다.
10,14
Figure 1.
Case 1 slit-lamp anterior segment photographs. (A) Direct illumination: white deposits at the left eye. (B) Indirect retro-illumination: crystalline deposits at the left eye. (C, D) Cross-sectional slit lamp photograph: white deposits at the anterior cornea of both eyes. Arrows pointing crystalline deposits.
Figure 2.
Specular microscopy of case 1. Specular microscopy of normal corneal endothelial cell density and abnormal endothelial deposits. Arrow pointing endothelial deposits.
Figure 3.
Case 2 slit-lamp anterior segment photographs. (A, B) Cross-sectional slit lamp photographs before cataract surgery: brown deposits at the corneal endothelium, stroma, and anterior lens capsule of both eyes. (C, D) Cross-sectional slit lamp photographs after left cataract surgery: brown deposits still observed at the corneal endothelium and stro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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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Skalicka P, Dudakova L, Palos M, et al. Paraproteinemic keratopathy associated with monoclonal gammopathy of undetermined significance (MGUS): clinical findings in twelve patients including recurrence after keratoplasty. Acta Ophthalmol 2019;97:e987-92.
Biography
윤희지 / Hee Jee Yun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삼성서울병원 안과학교실
Department of Ophthalmology, Samsung Medical Center, Sungkyunkwan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