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추각막은 각막중심이 돌출되고 얇아지면서 진행하는 비염증성 각막확장 질환으로 불규칙난시와 시력 저하를 야기한다[
1]. 경도의 원추각막은 안경으로도 어느 정도 시력 교정이 가능하며, 원추각막이 중등도까지 진행된 경우 일반적으로 경성 산소투과콘택트렌즈(Rigid gas permeable lens, RGP lens)로 불규칙난시를 교정하여 시력 교정이 가능하다[
1,
2]. 그러나 병기가 더 진행하는 경우 RGP렌즈가 중심을 잡기 힘들며, 각막에 맞는 렌즈를 맞추는 것이 어려워 시력 개선이 크지 않고, 착용감 또한 좋지 않은 경우가 흔하다. 원추각막이 진행된 경우 각막 콜라겐 교차결합술, 각막이 식술, 각막기질내고리 삽입술과 같은 수술적인 치료 방법을 선택할 수 있지만, 모두 침습적이다[
3-
5]. 최근에는 고식적 방법으로 시력 교정이 어려운 원추각막 환자에서 공막콘택트렌즈를 대안으로 고려해 볼 수 있다[
6,
7].
공막콘택트렌즈는 경성콘택트렌즈로, 공막렌즈교육학회 (scleral lens education society)에 따르면 렌즈의 전체 직경과 공막착지대(scleral landing zone)의 크기를 기준으로 두가지로 분류한다[
8]. 공막렌즈 전체 직경이 수평홍채직경 (horizontal visible iris diameter, HVID)보다 최대 6 mm까지 크거나, 공막착지대가 최대 1.5 mm까지인 경우 미니공막콘택트렌즈(미니공막렌즈[mini-scleral])로 분류하고, 이 이상의 전체 직경이나 공막착지대를 갖는 경우에는 큰공막콘택트렌즈(large scleral)로 분류한다. 8,9 최근 공막콘택트렌즈는 산소투과율이 높은 재질로 제작되고, 렌즈의 직경, 기본만곡, 주변부 커브 그리고 렌즈의 도수를 포함하는 여러 변수를 주문 제작할 수 있게 되었다. 그 결과 공막콘택트렌즈는 우수한 착용감으로 심하게 변형된 각막 때문에 기존의 안경이나 각막 RGP렌즈에 적응하지 못했던 환자들에서 성공적인 임상 결과를 가져올 수 있게 되었다[
6,
10].
미니공막렌즈는 전통적인 공막콘택트렌즈와 비교하여 상대적으로 전체 직경이 작고, RGP렌즈보다는 직경이 큰 까닭에 경성콘택트렌즈의 광학적인 장점뿐만 아니라 착용감도 좋다[
11]. 게다가 공막착지대가 작아 렌즈 탈착이 편하고 공막부 난시에 의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어서 처방이 비교적 손쉽다는 장점이 있어 최근에 그 사용이 늘고 있다[
9,
12].
따라서 본 연구에서는 고식적 방법으로 시력 교정이 어려운 여러 병기의 원추각막 환자에서 사용된 미니공막렌즈의 처방과 임상 결과를 보고하고자 한다.
대상과 방법
대상
2016년 1월 1일부터 2021년 3월 31일까지 본원에서 미니공막렌즈를 처방 받은 환자를 대상으로 의무기록을 후향적으로 분석하였다. 대상 환자는 원추각막으로 기존의 안경이나 RGP렌즈로 적절한 교정시력을 얻지 못하였고 중심 이탈 혹은 착용감이 불편하여 콘택트렌즈 장착에 실패했던 환자 중 미니공막렌즈를 처방 받은 후 3개월 이상 경과 관찰된 24명 44안을 대상군으로 포함하였다. 경과 관찰 기간이 3개월 미만인 경우이거나, 녹내장 등 다른 안과적 질환이 있는 경우는 연구 대상에서 제외하였다. 해당 연구 내용은 한길안과병원 임상시험심사위원회와 윤리위원회(Institutional Review Board, IRB)의 심사를 통과하였다(IRB 승인 번호: 22001).
원추각막의 진단과 평가
원추각막의 진단은 세극등현미경에서 보크트선(Vogt’s striae), 플라이셔고리(Fleischer’s ring), 각막기질 두께 감소 및 돌출이 관찰되는 경우, 혹은 샤임플러그 전안부사진기 Pentacam
® (OCULUS GmbH, Wetzlar, Germany)에서 중심 각막곡률이 47.2 D 이상이거나 상·하 비대칭이 1.2 diopters (D) 이상, simulated keratometry (Sim K) 난시가 1.5 D 이상 혹은 스큐 각도가 21° 이상인 경우로 정의하였다. 또한 Pentacam
® ABCD criteria를 참고하여 각막 전면과 후면의 elevation map에서 융기가 있는 경우, 각막 전면과 후면의 중심 3 mm 반경의 곡률이 각각 7.25 mm와 5.90 mm 이하인 경우, pachymetry map에서 가장 얇아진 각막 두께가 490 µm 이하인 경우 원추각막 진단에 참고하였다. 진단 당시 원추각막의 진행 정도는 Amsler-Krumeich (AK) 분류를 기준으로 병기 1-4단계로 분류하였다[
13].
미니공막렌즈의 특성과 디자인
본 연구에 사용된 미니공막렌즈 Onefit A® (Blanchard Contact Lens corp., Manchester, NH, USA)와 Onefit Cone® (Blanchard Contact Lens corp.)은 최소 100 cm·mL·O2/(sec· mL·mmHg)10-11 이상의 산소투과율(Dk) 재질로 만들어졌다. Onefit A® 는 아시아인의 눈에 더 잘 맞게 렌즈파라미터를 조정한 일반형 미니공막렌즈 시리즈이고 Onefit Cone® 은 원추각막이 심한 눈에 더 잘 맞게 렌즈파라미터가 조정된 특수형 미니공막렌즈 시리즈로 직경은 Onefit A® 가 14.7 mm, Onefit Cone® 이 14.9 mm를 기본으로 하여 필요에 따라서 -0.6, -0.3, +0.3, +0.6 mm로 조정 가능하다. 중심부 영역이 각막과 닿지 않도록 시상 높이에 따라 만곡을 조절하는 광학부 영역, 각공막 경계의 장착 상태를 조절하는 이행부 영역 그리고 결막 조직에 안착하는 공막부 영역이 있다. 공막부 영역은 높이에 따라 5개(steep2, steep1, standard, flat1, flat2)의 고유 디자인을 가지고 있다. 40안 22명이 Onefit A® 를, 4안 2명이 Onefit Cone® 을 사용하였다. Onefit A® 와 Onefit Cone® 중에서의 선택은 렌즈 기본만곡반경이 겹치는 영역에서는 가능한 한 Onefit A® 를 먼저 시도했으며, 이는 Onefit Cone® 의 경우 렌즈 두께가 두껍고(center thickness 0.28 mm vs. 0.22 mm), 기본 크기가 크며 (14.9 mm vs. 14.7 mm), 시험 착용 렌즈 세트를 병원에 구비하고 있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한쪽 눈에 Onefit Cone® 이 필요한 경우 반대편 눈도 Onefit Cone® 으로 피팅을 진행하였다.
미니공막렌즈의 처방
미니공막렌즈의 기본만곡반경(base curve radius, BCR) 과 직경은 각막지형도검사 Pentacam
® 에서의 편평한 각막 곡률 값과 HVID 값을 기준으로 처방을 시작하였다. 형광 염색된 인공 누액을 채운 시험 공막렌즈를 착용한 후 세극등현미경을 통해 각막정점틈새(apical clearance)가 충분한지, 윤부틈새(limbal clearance)에 얇은 형광 염색이 비치는지 그리고 렌즈 공막부 적합성(결막 압박이나 들뜸) 여부를 확인하여 적절한 공막렌즈를 선택한 후 덧댐굴절검사를 시행하였다. 적절한 각막정점틈새는 세극등현미경으로 각막 두께와 비교하여 착용 직후 250-275 μm, 착용 30분 후 200-225 μm, 착용 4시간 이상 150-175 μm 기준으로 하여 환자의 상태에 따라서 판단하였고(
Fig. 1), 필요시 전안부 빛간섭단층촬영기(Visante OCT
® ; Carl Zeiss Meditec, Dublin CA, USA)를 이용하여 각막정점틈새를 정확히 측정하여 확인하였다. 주문한 렌즈가 도착하면 렌즈를 30분 이상 착용한 후 덧댐굴절검사 및 렌즈 교정시력, 각막정점틈새, 윤부틈새와 공막부 적합성을 확인한 후 피팅 상태가 적절하지 못한 경우 파라미터를 변경하여 다시 주문하였으며, 적절하다고 판단이 되면 렌즈 탈착 방법 및 관리 방법을 교육하고, 렌즈 착용 1주 뒤에 렌즈 착용 후 3-4시간이 경과한 상태에서 다시 내원하게 하여 렌즈 피팅 상태를 확인하였다. 마찬가지로 이때도 렌즈가 적절하지 않다고 판단되면 파라미터를 수정하여 재주문하고 1주 뒤 경과를 관찰하였고, 피팅이 만족스러우면 1개월, 이후 3-6개월 간격으로 경과를 관찰하였다.
임상 평가 항목
대상 환자군의 미니공막렌즈 처방 전에 사용하던 시력 교정 방법과 실패 원인, 굴절 오차, 안경 착용 원거리 최대 교정시력, 각막지형도검사 결과, 원추각막 병기와 처방된 미니공막렌즈의 파라미터, 착용 후 총 추적 관찰 기간, 교정시력 개선 정도, 평균 착용 시간, 미니공막렌즈 합병증과 일부 환자에서의 미니공막렌즈 유지 실패 원인에 대하여 조사 및 분석하였다.
통계 분석
통계 처리는 SPSS (SPSS version 25.0 Inc., Chicago, IL, USA) 통계 프로그램을 이용하여 렌즈 착용 전후 최대교정 시력의 변화를 paired t-test로 비교 및 분석하였다. 최종 처방된 공막콘택트렌즈의 기본만곡반경과 눈의 형태학적 인자 사이의 상관 관계 분석은 전체에 대해서는 Pearson’s correlation test를, AK 분류에 따른 소그룹에 대해서는 Spearman’s correlation test를 이용하였다. 유의도(p-value)는 0.05 미만을 통계학적으로 유의한 것으로 간주하였다.
결 과
대상 환자는 총 24명 44안으로 환자의 기본 정보, 평균 경과 관찰 기간 및 처방 전 각막 상태에 관하여
Table 1에 기술하였다. 미니공막렌즈 처방 전 시행한 각막지형도검사 Pentacam
® (Oculus, Wetzlar, Germany) 결과를 통해 평가한 원추각막 병기는 Amsler-Krumeich (AK) 분류를 기준으로 평균 2.18 ± 0.86단계였다(
Table 2). Onefit Cone
® 은 양안의 AK 병기가 각각 4기와 2기였던 1명(2안)과 양안 모두 AK 병기 3기였던 1명(2안), 총 2명(4안)에게 처방되었다. 미니공막렌즈 착용 전 17안(38.6%)은 이물감으로 RGP렌즈 착용에 실패한 경우였고, 23안(52.2%)과 2안(4.5%)은각각 안경과 연성콘택트렌즈에 의한 시력 교정 효과에 불만족한 경우였다(
Table 3).
한식시력표로 측정한 최대교정시력은 안경 혹은 각막 RGP렌즈 착용 시 logarithm of the minimum angle of resolution (logMAR) 0.43 ± 0.38이었으며, 미니공막렌즈 착용 후 0.09 ± 0.08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개선되었다(
p<0.001) (
Fig 2). 공막렌즈를 처방 받은 환자 중 9.1% (2명)는 안경 착용 시력과 비교하여 시력의 개선 효과는 없었는데, 해당 2명은 모두 안경교정시력이 1.0이었으나 직업 특성상 안경 착용이 어렵고 이물감으로 RGP렌즈 착용에 실패한 경우였다. 대상군 44안 모두 미니공막렌즈 착용 후 소수점 방식의 시력 0.5 이상이었으며, 0.8 이상이 31안(70.5%), 1.0 이상이 13안(29.5%)이었다. 공막렌즈 처방 환자 중에는 굴절교정수술 후 발생한 각막확장증 환자도 2안(1명) 포함되었는데, AK 병기 3단계에 해당하는 각막확장증 상태에서도 미니공막렌즈 착용 후 소수점 방식의 시력 1.0으로 만족스러운 시력 교정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
최종 처방된 공막렌즈의 직경은 14.7 mm가 35안(79.5%)이었고, 공막부 형태도 표준형(standard)이 27안(61.4%)으로 가장 많았다. 처방된 공막렌즈의 평균 기본만곡반경은 7.58 ± 0.25 mm이었다. 하루 평균 착용 시간은 8.8 ± 3.1시간이었으며, 총 추적 관찰 기간은 평균 23.6 ± 17.9개월이었다.
최종 처방된 공막렌즈 중 14.7 mm 직경의 35안에 대하여, 처방된 공막렌즈의 기본만곡반경과 처방전 각막의 Pentacam
® 각막지형도검사에서 측정한 각막 전면·후면의 최적구면반경(best fit sphere [BFS], BFS of the anterior corneal surface [BFS
ant], BFS of the posterior corneal surface [BFS
post]), 편평 각막곡률반경(K
f), 평균 각막곡률반경(K
m), 가파른 각막곡률반경(K
s), 전방깊이(anterior chamber depth) 사이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결과, 최적구면반경 값이 최종 처방된 공막렌즈의 만곡도와 유의한 양의 상관관계가 있었고(Pearson’s correlation; BFS
ant: r=0.762,
p<0.001; BFS
post: r=0.670,
p<0.001) (
Table 4), 미니공막렌즈의 최적 기본만곡반경과 각각 각막 전면과 후면의 최적구면반경 값 사이의 회귀식은 아래와 같이 얻어졌다(
Fig 3).
(렌즈의 최적 기본만곡반경, BCR)=0.67×(각막 전면의 최적구면반경, BFSant)+2.46 (R2=0.58, p<0.001)
(렌즈의 최적 기본만곡반경, BCR)=0.77×(각막 후면의 최적구면반경, BFSpost)+2.83 (R2=0.45, p<0.001)
편평한 경선의 각막곡률반경(K
f)은 최종 처방된 렌즈의 기본만곡반경과 양의 상관관계가 있었으나 경계 수준의 통계적 유의성을 보였다(Pearson’s correlation; K
f; r=0.325,
p=0.061) (
Table 4). 대상군을 AK 병기별로 분류하여 공막 렌즈의 기본만곡반경과 처방전 각막 사이의 Spearman 상관관계 분석을 시행한 결과, AK 병기 1기에서는 BFS
ant, BFS
post, K
f, K
m, K
s가, AK 병기 2기에서는 BFS
ant, BFS
post가 처방된 공막렌즈의 기본만곡반경과 유의한 상관 관계가 있었고, AK 병기 3기와 4기 환자에서는 유의한 상관 관계를 갖는 변수는 없었다.
경과 관찰 중 1안(2.3%)에서 점상각막염이 관찰되었는데 1-2개월마다 호전과 재발이 반복되었다. 1안(2.3%)에서 수면 중 렌즈를 착용하는 등 렌즈 관리가 미흡하여 무균성 각막염이 발생하였던 것으로 판단된 환자로, 3일간 치료 후 호전되었으며 영구적인 합병증은 남지 않았다. 이외에 상피결손이나 각막침윤, 각막신생혈관 등의 각막 합병증은 없었다. 대상 환자 중 5안(11.4%)에서 결막충혈이 관찰되었으나, 이 중 3안은 공막렌즈 처방 변경 후 결막충혈이 경해지고 시력 개선에 대한 만족도가 높아 경과를 관찰하였고(
Fig 4), 2안(1명)은 윤부틈새를 포함한 피팅의 문제로 판단되지는 않았다. 후자의 경우 하루 10시간 이상 공막렌즈 착용 후 오후에 심해지는 충혈이어서, 장시간 공막렌즈 착용으로 인한 윤부주변 결막에 대한 압박이나 저산소증 등의 가능성을 고려하여 착용 시간을 줄이는 것을 권장하였으나, 환자는 일과 도중에는 렌즈 탈착이 어려운 경우였다. 이 환자를 포함하여 총 4안(2명)에서 충혈 및 공막렌즈 관리의 번거로움으로 처방 후 각각 4, 8개월째에 공막렌즈 착용을 중단하였다(
Table 5). 경과 관찰 기간 동안 1예에서 첫번째 미니공막렌즈 처방하고 2.5년 뒤 원추각막 진행에 따른 렌즈와 각막 사이 시상높이의 변화로 두 번째 미니공막 렌즈를 파라미터를 바꾸어 재처방하였다(
Fig 5).
고 찰
콘택트렌즈의 재질과 디자인의 발전으로 다양한 직경의 렌즈가 개발되어 왔으며, 다양한 렌즈가 여러 안질환에 관하여 가질 수 있는 장점에 대한 관심도 증가하고 있다[
9]. 공막콘택트렌즈는 각막 위에 아치형의 구조를 만들어 각막틈새에 눈물층이 형성되고 이것은 건조로 인해 유발되는 증상과 징후를 감소시킬 수 있다[
14]. 또한 공막콘택트렌즈는 공막부의 지지를 받기 때문에 각막 형태에 많은 영향을 받는 기존의 각막 RGP렌즈에 비하여 고도의 굴절이상, 원추 각막, 각막이식 후 불규칙난시, 각막 외상으로 인한 반흔을 가진 환자 등에서 이점을 가지고 있다[
15]. 특히 최근에는 기존 공막콘택트렌즈보다 직경이 작은 미니공막렌즈가 개발되면서 렌즈 처방이 보다 수월한 장점이 있다.
저자들은 원추각막이 있는 24명 44안에 대하여 미니공막렌즈를 처방하였다. 대상군의 평균 추적 관찰 기간은 23.61 ± 17.87개월이었으며(
Table 1), 해당 기간 동안 각막이식 등 수술적 치료를 권유 받은 환자는 없었고, 1예에서 원추 각막 진행으로 2.5년 뒤 두 번째 미니공막렌즈를 재처방하였다.
본 연구에서 미니공막렌즈 장착 후 얻은 주요 효과는 시력 개선이다. 모든 환자에서 이전 시력 교정 방법을 이용한 시력보다 렌즈 착용 후 시력이 더 좋았다. 공막렌즈 교정시력은 대상군 44안 모두에서 소수점 시력 0.5 이상이었으며, 65.7%에서는 0.8 이상으로 시력의 질 또한 양호하였다.
공막콘택트렌즈의 또 다른 장점 중 하나는 착용감이다. 각막 RGP렌즈는 감각이 예민한 각막에서 지지를 받는 반면, 공막콘택트렌즈는 각막에 비하여 상대적으로 민감도가 낮은 공막의 지지를 받으므로 상대적으로 편안한 착용감을 줄 수 있다[
16]. 실제로 본 연구 대상안 중 38.6%는 기존에 각막 RGP렌즈를 사용하다가 미니공막렌즈로 변경한 경우였다. 또한 20.5%에서 병기가 낮은 AK 1단계에서도 미니공막렌즈를 처방하였는데, 이는 미니공막렌즈의 착용감 개선으로 낮은 병기에서도 안전한 공막렌즈 처방이 가능함을 시사한다.
최근 공막렌즈의 표준화된 처방 지침을 위하여 빛간섭단층촬영과 각막지형도와 같은 생체계측 기술을 이용하여 눈의 앞쪽과 공막렌즈의 사이의 위치 관계를 예측하려는 노력들이 있으나[
17,
18], 여전히 모든 부분을 예측할 수 없는 한계를 지닌다. 본 연구에서도 처방 전 대상안의 생체계측 값과 최종 처방된 미니공막렌즈의 기본만곡반경 값 사이의 상관관계 분석을 시도하였을 때, 여러 파라미터들 중 각막 전면 및 후면의 최적구면반경 값이 최종 처방된 공막렌즈의 만곡도와 유의한 상관관계가 있었다. 반면, 공막렌즈 피팅 시 첫 시험렌즈 선택에 주로 이용되는 편평 각막곡률반경(K
f) 값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수준의 상관관계를 보이지는 않았다(Pearson’s correlation; BFS
ant: r=0.762,
p<0.001, BFS
post: r=0.670,
p<0.001, K
f: r=0.325,
p=0.061). 다만 대상군을 원추각막 병기별로 나누어 상관 분석한 결과에서는, AK 병기 1기에서는 BFS 외에도 K
f, K
s값이 기본만곡반경과 유의하게 상관 관계가 있었고, AK 병기 3기와 4기에서는 기본만곡반경과 상관 관계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 각막 생체계측인자는 없었다. 이는 대상 분석 수가 부족하였기 때문일 가능성도 있으나, 그보다는 원추각막렌즈 처방에서 특히 높은 병기의 원추각막 환자일수록 한 가지 계측치로 최종 처방 렌즈의 기본만곡반경을 예측하기 어렵다는 실제 임상 현장의 경험을 반증하는 결과라고 생각된다. 그중에서 BFS 값이 K
f값에 비하여 유의미한 상관관계를 보인 점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하며, 앞으로 원추각막이 있는 눈에서 공막렌즈 처방을 할 때 첫 시험착용 렌즈의 선택 시 K
f값보다는 BFS를 기준으로 렌즈를 선택하면 첫 시험 착용의 예측도를 더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공막렌즈 처방은 표준화 지침이 부족하지만 시상틈새가 중요한 기준이 된다[
19]. 렌즈 제조회사에서는 적정한 각막정점틈새를 착용 직후 250-275 μm, 착용 30분 후 200-225 μm, 착용 4시간 이상 150-175 μm으로 권장하고 있는데, 특히 렌즈를 장기 착용했을 때 렌즈가 눈 쪽으로 눌리면서 정점 틈새가 줄어드는(settling back) 효과를 고려한 렌즈 처방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러한 목표 정점틈새는 일률적으로 정하기보다는 환자 상태에 따라서 조절이 필요한데 나이가 어려서 원추각막이 진행할 가능성이 있거나 최근에 원추각막 진행이 의심되는 환자에서는 앞으로의 원추각막 진행 가능성을 고려하여 조금 높은 정점틈새를 목표로 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겠고, 합틱부의 모양이 비교적 잘 맞는데도 결막혈관이 전체적으로 눌리는 경우에는 눈꺼풀에 의한 settling back 효과를 최소화하기 위하여 조금 낮은 정점틈새를 목표로 하는 것도 고려할 수 있겠다.
렌즈 주변부 또한 평가에 필수적인 요소로 이행부 및 공막부 영역의 만곡도는 시상높이 변화와 무관하게 독립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 렌즈 주변부가 가파르게 처방된 경우 공막부 끝부분에서 결막혈관이 눌려서 가늘어지거나, 제거 후 결막충혈이 생긴다. 이런 경우 1차적으로는 공막부의 디자인을 변경해 보고, 해결이 안 될 경우 미니공막렌즈의 크기 변경을 통한 해결을 고려해 보아야 한다.
공막렌즈 착용 후 발생하는 결막충혈은 일반적으로 렌즈 착용 시간이 늘면서 나타나기 때문에 가능한 한 시험 렌즈의 착용 시간을 늘려 렌즈 장착 상태를 세밀히 관찰함으로써 그 발생을 줄일 수 있다. 피팅 초기의 결막충혈은 공막부의 형태를 변경함으로써 해결이 가능한 경우가 많지만, 장시간 착용 후 발생하는 공막충혈은 결막이 말려들어 오면서 울혈이 되면서 충혈되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경우 공막 렌즈 크기를 변경해 보는 것과 시상 높이를 조금 낮춰보는 것 그리고 렌즈 착용 시간을 줄이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 또한 경험적으로 나이가 많은 환자에서 결막이 더 잘 말려들어 오는데 이는 나이가 들수록 결막이 느슨해지는 것도 하나의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
대상 환자 중 총 4안 2명(9.09%)은 공막렌즈 처방 후 각각 4개월, 8개월째에 충혈과 관리의 번거로움으로 착용을 중단하였는데, 이는 기존 연구자들이 보고한 23.3% 및 19.4%와 비교하면 비교적 낮은 수치로, 적절한 수준으로 생각된다[
20,
21].
본 연구는 후향적 연구로 공막렌즈 착용 후의 시력 이외에, 시력의 질에 대한 대비감도 검사나 주관적 설문 조사 등을 포함하지 못했다. 다만 본 논문의 대상 환자 수는 원추각막 환자에서 공막렌즈 착용 후 임상 결과에 대한 국내 보고로는 최대 규모이다. 추후 공막렌즈 착용 후 시력의 질과 관련된 후속 연구를 계획해 볼 수 있겠다.
결론적으로 공막렌즈는 안경 및 소프트렌즈로 시력 교정이 어렵거나, 각막 RGP렌즈 착용에 실패한 원추각막 환자에 있어서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시력 교정 효과를 보이는 치료 대안으로 고려할 수 있겠고, 원추각막이 있는 눈에서의 렌즈 피팅 시 기존에 주로 사용하는 K 값뿐만 아니라 각막지형도의 최적구면직경도 고려하면 피팅 과정에 보다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