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소침습 녹내장수술(minimally invasive glaucoma surgery, MIGS)은 결막 및 공막의 조작과 손상을 최소화하고, 수술 후 방수유출의 높은 안전성과 빠른 회복 기간을 기대할 수 있는 수술이다[
1]. XEN
® Gel Stent (Allergen, Dublin, CA, USA)는 2016년 FDA 승인을 받은 후 현재 임상에서 널리 사용 중인 새로운 MIGS로, 돼지 피부의 젤라틴 성분으로 구성된 친수성의 스텐트를 전방에서부터 결막아래 공간으로 삽입하여 방수유출을 도와 안압을 하강시키는 녹내장수술이다[
1,
2]. 이전 임상연구들에서는 XEN
® Gel Stent 삽입술 후 전방출혈, 저안압, 전방 얕아짐, 스텐트 위치이상, 여과포 누출 등의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는 보고된 바 있으나 안내염과 같은 심각한 안구 합병증에 대한 국내 보고는 아직 없다[
3,
4]. 하지만 XEN
® Gel Stent도 일종의 방수유출장치이므로 기존의 수술과 동일한 다양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스텐트를 통해 결막아래 공간으로 유출된 방수가 여과포를 형성하게 되므로, 여과포 관련 안내염 같은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 가능하며 적절한 치료가 동반되지 않으면 심한 시력소실을 경험하게 될 수 있다. 저자들은 XEN
® Gel Stent 삽입술 후 발생한 안내염을 성공적으로 치료하였기에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보고
75세 남자 환자가 원발개방각녹내장으로 개인의원에서 좌안 XEN
® Gel Stent 삽입술을 받은 후 55일째 되는 날 발생한 통증과 결막충혈, 시력저하가 발생하여 안내염 진단 하 본원으로 전원되었다. 전신질환은 없었다. 내원 당시 시력은 20/50, 안압은 12 mmHg였다. 세극등현미경검사에서 결막충혈, 전방내 염증세포(4+)와 축농이 관찰되었으며(
Fig. 1A), 안저에서 유리체내 염증세포(+3)와 삼출성 막이 관찰되었다(
Fig. 1B). 내원 당일 XEN
® Gel Stent 제거술, 전방세척술, 전방 및 유리체강내 항생제주입술, 방수 배양검사를 시행하였다.
수술 방법은 먼저 각막견인봉합을 시행하여 안구를 아래쪽으로 주시하게 하고 상비측에 형성된 여과포를 검사하였다. 무혈관성 여과포에서 화농성 농의 누출이 관찰되었다(
Fig. 1C). 이전 수술 후 남겨진 봉합사를 제거한 뒤(
Fig. 1D) 여과포와 그 주변의 결막을 절제하고 농을 제거한 후 결막과 테논낭을 박리해 가면서 XEN
® Gel Stent를 찾았다. 결막아래 테논낭 부위에 섬유화된 조직 속에서 이식된 XEN
® Gel Stent가 발견되었다(
Fig. 1E). XEN
® Gel Stent는 각막 윤부 3 mm 뒤에서 전방으로 삽입되어 있었다. 조심스럽게 XEN
® Gel Stent를 집게로 집어 빼내었다. XEN
® Gel Stent 속에도 화농성 농이 있었다. 전방천자를 통해 채취된 방수와 제거된 XEN
® Gel Stent를 균 배양검사를 위하여 함께 의뢰하였다. 이후 전방을 vancomycin HCl 100 mg/2 mL를 섞은 평형염액(balanced salt solution)으로 세척하였다. 결막을 봉합한 뒤 전방내 항생제(vancomycin HCl 1.0 mg/0.1 mL)와 유리체강내 항생제(vancomycin HCl 1.0 mg/0.1 mL, ceftazidime 2.0 mg/0.1 mL)를 주입하고 수술을 종료하였다.
술 후 1일째 시력은 안전수동, 안압은 26 mmHg였으며, 세극등현미경검사에서 결막충혈, 각막부종, 전방의 염증세포(4+)와 축농, 삼출성 막이 관찰되었다. 국소 점안제로 fortified vancomycin HCl 25 mg/mL과 fortified ceftazidime 50 mg/mL을 매시간마다 점안하고, cyclopentolate hydrochloride (Ocucyclo
®, Samil Pharm., Seoul, Korea)를 하루 2회 점안하였다. 또한 dexamethasone (Maxidex
®, Norvatis Korea, Seoul, Korea) 점안액을 하루 4회, dexamethasone/neomycin sulfate/polymyxin B sulfate (Forus
®, Samil Co., Ltd., Seoul, Korea) 연고를 자기 전 1회 점안하였다. 술 후 2일째 시력은 안전수동, 안압은 6 mmHg였다. 술 후 2일, 4일째 추가적인 유리체강내 항생제(vancomycin HCl 1.0 mg/0.1 mL, ceftazidime 2.0 mg/0.1 mL) 주입술을 시행하였다. 술 후 4일째 술 중 시행한 배양검사에서
Streptococcus infantarius subsp. Infantarius가 동정되었고, 항생제 감수성 검사에서는 penicillin, ampicillin, cefotaxime, ceftriaxone, clindamycin, linezolid, tetracyclin, vancomycin 등에 감수성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술 후 5일째 XEN
® Gel Stent가 삽입되어 있던 결막 부위 염증은 더 이상 관찰되지 않았으나(
Fig. 2A), 전방의 염증세포(4+)와 축농이 감소되지 않아(
Fig. 2B) 추가적인 유리체절제술, 전방세척술, 유리체강내 항생제(vancomycin HCl 1.0 mg/0.1 mL) 주입술을 시행하였다. 수술 중 안저에서 맥락막박리가 관찰되었다.
추가적인 유리체절제술, 전방세척술 후 1일째 전방축농과 유리체혼탁은 관찰되지 않았다. 술 후 점진적으로 눈속 염증과 맥락막박리는 호전되어 16일째에는 시력 20/100, 안압은 13 mmHg였으며, 전방의 염증세포가 관찰되지 않았다. 이후 점안 항생제를 감량하였다. 술 후 34일째 시력은 20/100, 안압은 11 mmHg였으며, 맥락막박리는 모두 호전되었다. 술 후 6개월까지 염증은 재발 없이 안정된 상태가 유지되었으나(
Fig. 3A) 시력은 20/100으로 회복에 제한이 있었다. 무혈관성의 여과포가 관찰되었으며(
Fig. 3B), 안저는 특이 소견이 없었다(
Fig. 3C).
고 찰
XEN
® Gel Stent는 돼지 피부의 젤라틴 성분으로 구성된 친수성의 스텐트로 길이는 6 mm, 내직경 45 μm의 크기를 가진다[
2]. XEN
® Gel Stent 삽입술은 스텐트가 미리 장착된 특수 삽입기구를 이용하여 각막윤부의 작은 절개창을 통해 전방에서부터 결막아래 공간으로 스텐트를 삽입하는 수술이다[
2]. 결막아래 공간으로 유출된 방수는 여과포를 형성하게 되며 여과포가 형성될 결막아래 공간에 마이토마이신C 주입을 스텐트 삽입 전에 시행한다[
2]. XEN
® Gel Stent 삽입술은 단독으로 또는 백내장수술과 함께 시행되고 있으며, 수술 후 30%의 안압하강률과 94.6%의 사용 약제 수의 감소를 보였다[
1]. 또한 XEN
® Gel Stent 삽입술은 섬유주절제술과 비교하여 비슷한 수준의 성공률을 보이면서 보다 높은 안정성을 갖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3].
일반적으로 녹내장수술 후 안내염 발생률은 0.061%에서 1.80% 사이로 보고되어 왔다[
5]. 섬유주절제술 후 여과포 연관 안내염 발생률은 2% 미만으로 보고되었으며, 녹내장 방 수유출장치 삽입술 후 안내염 발생률은 0.7%로 보고되었다[
6,
7]. 하지만 XEN
® Gel Stent 삽입술 후 발생한 안내염은 몇몇의 외국 증례보고들이 있으며 아직 국내보고는 없다. 따라서 XEN
® Gel Stent 관련된 안내염의 발생 빈도나 임상 양상에 대해서는 자세히 알려진 바가 없다.
일반적으로 녹내장수술 후 형성된 여과포와 관련된 감염은 대개 국소적인 여과포 부위의 염증으로 시작하여 점차 심한 안내염으로 진행한다[
8]. 초기 증상은 결막충혈, 분비물, 자극감, 통증, 시력저하로 나타나며 여과포의 화농성 침윤, 여과포 누출이 발생할 수도 있고, 후기에는 전방염증, 전방축농, 유리체염증이 나타난다[
8]. XEN
® Gel Stent 삽입술도 결막아래 공간으로 유출된 방수에 의해 여과포가 형성되기 때문에 여과포와 연관된 감염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이식된 XEN
® Gel Stent가 결막으로 밀려 나오면서 스텐트의 노출에 따른 감염도 발생할 수 있다.
Kerr et al [
9]은 XEN
® Gel Stent 삽입술 후 지연성으로 발생한 여과포 연관 감염을 3예 보고하였는데, 2예는 안내염이었다. 안내염이 발생하였던 2예 중 1예는 백내장수술과 함께 XEN
® Gel Stent 삽입술을 받은 후 7개월째 안내염이 발생하였으며, 안내염 발생 4개월 전 XEN
® Gel Stent가 결막 밖으로 노출되어 있어 일부 절제하고 결막아래 공간으로 밀어 넣었던 병력이 있었다. 다른 1예는 XEN
® Gel Stent 삽입술을 받은 후 2년째 안내염이 발생하였으며, 무혈관성의 여과포 위 결막상피의 결손이 동반되어 있었다. Olgun et al [
10]도 XEN
® Gel Stent 삽입술 후 발생한 안내염 2예를 보고하였는데, 첫 증례는 만성 눈꺼풀염으로 치료받았던 병력이 있는 환자에서 XEN
® Gel Stent 삽입술을 받은 후 5개월째 안내염이 발생하였으며, XEN
® Gel Stent 노출은 관찰되지 않았다. 두 번째 증례는 XEN
® Gel Stent 삽입술을 받은 후 4개월째 안내염이 발생하였으며, 결막 밖으로 밀려 나와있는 XEN
® Gel Stent가 관찰되었다. Karri et al [
11]은 술 후 4개월째에 발생한 XEN
® Gel Stent 노출에 따른 안내염 1예를 보고하였다. 이전 보고들을 통해 XEN
® Gel Stent 관련한 안내염 증례 5예 중 2예에서 XEN
® Gel Stent 노출이 없이 발생하였음을 알 수 있었는데, 본 증례는 무혈관성 여과포에서 농의 누출은 있었으나 XEN
® Gel Stent의 노출은 없었다. Olgun et al [
10]와 Karri et al [
11]은 이러한 증례들이 결막아래 주입된 mitomycin C가 결막상피와 기질의 위축을 유발해 XEN
® Gel Stent 삽입술과 관련하여 여과포 연관된 안내염을 증가시킬 수 있다고 주장하였는데, 본 증례에서도 무혈관성 여과포의 위축된 결막파열과 이를 통한 안내염이 발생한 것으로 생각된다. 한편 지금까지 보고된 XEN
® Gel Stent 관련 안내염들은 수술 후 4개월에서 2년째에 발생하였는데, 본 증례에서는 술 후 55일째 안내염이 발생하였으며, 이는 앞서 보고들에 비하여 비교적 빠른 시기에 발생한 것이었다.
본 증례에서 안내염의 원인균은
Streptococcus infantarius subsp. Infantarius였다. 이 균주는
Streptococcus bovis/equinus complex에 속하며, 사람과 동물의 담즙에서도 생존할 수 있는 소화기계의 상재균이다. 건강한 사람의 약 10%에서는 분변에서도 발견된다.
Streptococcus bovis에 의한 안내염 보고는 있으나
Streptococcus infantarius에 의한 안내염 보고는 아직 없다. 일반적인 섬유주절제술 후 여과포 연관 안내염의 원인균은 수술 후 4주 이내에는 Coagulase negative
Staphylococcus가 가장 흔하고 수술 후 4주 이후에는
Streptococcus species가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8].
Streptococci species는 백내장수술 후 안내염의 두 번째로 흔한 원인균이기도 하며, 외독소를 분비하고 여과포 위의 결막을 뚫고 들어갈 수 있어 눈 안으로 빠르게 퍼질 수 있다[
12].
Streptococci species 안내염은 빠른 치료에도 불구하고 예후가 나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3] 이전에 보고된 XEN
® Gel Stent 관련 안내염의 원인균에는
Enterococcus faecalis, Moraxella nonliquefaciens 등이 있었다.
Enterococcus faecalis는 구강 또는 소화기에 상재하는 그람양성균이며, 세균성 안내염의 원인균이 될 수 있으나 그 빈도는 아주 드물다[
14].
Enterococcus faecalis 안내염은 진행이 빠르고 많은 항생제에 내성을 보여 예후가 불량한 것이 특징이다[
14].
Moraxella nonliquefaciens는 상기도에 상재하는 그람음성균으로 발병력이 낮은 것으로 보인다[
15].
Moraxella nonliquefaciens 안내염은 대개 지연성으로 여과포와 관련되어 발생하며 다른 지연성 여과포 관련 안내염과 다르게 대부분의 항생제에 감수성을 보여 예후가 좋다[
15].
한편, XEN
® Gel Stent 삽입술은 전방을 통한 안구 내 접근법(
Ab interno)과 결막을 통한 안구 외 접근법(
Ab externo)으로 시행될 수 있는데, 본 증례에서는 여과포의 화농성 농뒤로 봉합사가 관찰되어(
Fig. 1D), 이를 수술 중에 제거하였다. 환자가 안구 외 접근법을 통하여 XEN
® Gel Stent 삽입술을 시행받은 뒤 결막을 봉합한 것으로, 이렇게 남겨진 봉합사를 통해서도 감염이 발생하였을 수도 있었다고 생각된다.
저자들은 XEN® Gel Stent 삽입술 후 발생한 Streptococcus infantarius 안내염에서 XEN® Gel Stent 제거, 유리체절제술, 눈속 항생제 주입술을 시행하여 성공적으로 치료할 수 있었다. 본 증례를 통해 지금까지 보고된 증례들보다는 이른 시기에 XEN® Gel Stent 삽입술 관련 안내염이 발생한 것을 알 수 있었으며, 이를 조기에 진단하기 위해서는 수술 후 여과포에 대해 면밀한 검사가 권장된다. 또한 안내염이 의심될 때에는 XEN® Gel Stent의 빠른 수술적 제거와 적절한 눈속 항생제 치료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