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론병 환자에서 Infliximab 사용과 관련된 시신경염: 증례 보고 및 문헌 고찰
Infliximab-related Optic Neuritis in a Patient with Crohn's Disease: a Case Report and Literature Revi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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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stract
목적
크론병으로 infliximab 치료를 받는 환자에서 발생한 시신경염 1예를 문헌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요약
22세 남자 환자가 2-3주 전부터 좌안의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으로 내원하였다. 좌안의 최대교정시력이 0.4로 저하되어 있었고, 상대구심동공운동장애가 관찰되었으나, 안구운동 시의 통증과 동공부등은 없었다. 좌안의 색각이 저하되어 있었고, 시야검사상 좌안의 중심하측시야결손이 보였으나, 안저검사상 시신경유두 및 황반의 특이 소견은 없었다. 시신경병증의 원인 감별을 위해 시행한 안와 자기공명영상에서 좌측 시신경이 조영증강되었고, 그 외 다른 문제는 관찰되지 않았다. 환자는 크론병으로 종양괴사인자(tumor necrosis factor, TNF)-α 억제제 중 하나인 infliximab 600 mg을 2개월마다 주사치료 중이었고, 이와 연관된 구후시신경염으로 의심하에 고용량 스테로이드 정맥주사 및 경구복용을 하였고, 이 후 3개월째 시력 및 시야가 호전되었다.
결론
TNF-α 억제제의 사용이 시신경염을 유발할 수 있으므로, 시신경염 발생 시 환자의 약제 사용 여부에 대한 면밀한 병력 청취를 통해, 원인 감별 및 치료 방향 설정을 해야 할 것이다.
Trans Abstract
Purpose
We report a case of optic neuritis related to infliximab treatment in a patient with Crohn’s disease, along with a review of the relevant literature.
Case summary
A 22-year-male patient complained of blurred vision in the left eye for 2-3 weeks. His best-corrected visual acuity was 8/20 in the left eye. Relative afferent pupillary defect was detected in the left eye and the pupils were of equal size. There was no pain on ocular movement. The results of slit-lamp and fundus examinations were normal. A visual field test revealed a central to inferior visual field defect in the left eye. Orbit magnetic resonance imaging revealed perineural enhancement of the left optic nerve. He had a 5-year history of Crohn’s disease and had been treated with intravenous infliximab (600 mg every 2 weeks). A diagnosis of retrobulbar optic neuritis associated with infliximab was made. He was infused with high-dose methylprednisolone, which was changed to per oral administration. His visual acuity and visual field defect improved after 3 months.
Conclusions
Tumor necrosis factor-α inhibitors, such as infliximab, may cause optic neuritis. Therefore, history-taking is important for differential diagnosis and appropriate treatment.
시신경염은 시신경의 염증 및 탈수초화로 발생하는 질환으로, 주로 단안의 통증을 동반한 시력저하, 시야감소 및 색각이상으로 나타난다. 전형적인 시신경염은 20-40대 여자에서, 안구운동 시 심해지는 통증과 함께 단안의 시력저하가 수일에 걸쳐 발생하며 이후 서서히 호전되는 특징을 보인다. 그 원인은 대부분 염증성 탈수초화가 차지하고, 그외 바이러스 감염성 질환, 뇌막이나 눈 주위 조직 및 부비동 주위의 염증의 파급, 자가면역질환 등이 있다[1].
결핵약제 중에서 Ethambutol에 의한 독성시신경병증은 널리 알려져 있어 결핵치료 중 시력저하가 발생할 경우 약제를 중단하고 내원하는 경우가 흔히 있다[2]. 그러나 그 외의 약제들이 시신경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서는 보고가 많지 않고, 이에 대한 교육이 부족한 실정이다.
종양괴사인자(tumor necrosis factor, TNF)-α에 대한 단일 클론성 항체인 infliximab (Remicade®, Schering-Plough, Welwyn Garden City, UK)은 TNF-α에 결합하여 염증반응을 억제하여 크론병, 염증성 장질환, 류마티스성 관절염 등의 전신 자가면역질환의 치료제로 사용되고 있으며[3,4], 안과적으로는 포도막염, 공막염 등 만성 재발성 염증질환에서 치료 효과가 보고된 바 있다[4].
반면 TNF-α 억제제는 신경계통의 탈수초화를 유발하여, 시신경염, 다발경화증 등의 부작용을 발생시킬 수 있다[5]. 그러나, 국내에서는 아직까지 infliximab과 관련한 시신경염에 대한 보고가 없어, 저자들은 크론병에서 주기적으로 TNF-α 치료를 받아온 젊은 남자에서 약제와 관련된 것으로 의심이 되는 시신경염이 발생하여 치료한 경우를 경험하였기에 이를 문헌 고찰과 함께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보고
22세 남자 환자가 2-3주 전부터 좌안의 시야가 흐려지는 증상으로 본원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최대교정시력은 우안 1.0, 좌안 0.4로 측정되었고, 동공부등은 없었으며, 좌안의 상대구심동공운동장애가 경미하게 관찰되었다. 안구운동시의 유발되는 통증은 없었고, 색각검사에서 우안은 21개 모두, 좌안은 21개 중 12개를 맞추어 색각이 저하되어 있었으며, 시야검사상에서 좌안의 중심하측의 시야결손이 보였다(Fig. 1A). 안저검사상 시신경유두 및 망막에는 특이 소견이 보이지 않았으며, 빛간섭단층촬영에서 황반부 신경절세포-내망상층(ganglion cell-inner plexiform layer)의 두께가 감소되어 있었다(Fig. 1B). 시신경병증의 원인 감별을 위해 시행한 안와 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에서 좌측 시신경의 안와내, Chiasm 앞쪽 조영증강이 보였고, 뇌실질의 다른 문제는 관찰되지 않았다(Fig. 2). 유전성 시신경병증 확인을 위해 시행한 leber hereditary optic neuropathy 유전자(LHON gene)는 검출되지 않았다. 환자는 크론병으로 타병원에서 2016년부터 infliximab (Remicade®, Schering-Plough) 치료를 받던 분으로, 2019년부터는 용량을 두 배로 증량하여 2개월마다 600 mg (10 mg/kg)으로 정맥주사 치료를 받았으며, 용량 증가한 후 8번째 주사를 맞고 난 후 2일째 시력저하 증상이 심해져 본원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이에, infliximab과 연관된 구후시신경염을 의심하고, 고용량스테로이드 1 g 정맥주사를 3일 동안 시행하였으며, 3일째 최대교정시력은 0.8로 호전되었고, 경구약으로 감량하면서 치료 1개월째 시력은 1.0으로, 색각 및 시야는 부분적으로 호전이 되었으며, 치료 3개월째에는 모두 호전되었다(Fig. 3). 치료 2개월째에는 infliximab 주사 치료를 재시작하였으나, 현재까지 시신경염의 재발 양상은 보이지 않았다.
고 찰
종양괴사인자는 1975년 암세포를 선택적으로 괴사시키는 사이토카인으로 처음 소개된 이후, 여러 가지 감염이나 종양에 대한 정상적인 염증반응 및 면역체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염증성 질환에서는 이러한 TNF가 부적절하게 과도 생산될 경우 면역체계의 다양한 세포를 활성화시켜 세포 독성 효과를 유발하고, 조직의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3].
종양괴사인자 억제제(TNF-α inhibitor)가 염증반응의 강력한 매개체인 TNF-α의 작용을 억제시킴으로써, 만성 염증반응을 감소시키고, 자가면역질환을 호전시킬 수 있다는 것이 밝혀지면서, 류마티스성 관절염, 강직성 척추염, 건선 관절염, 염증성 장질환, 포도막염 등에서 효과적으로 사용되고 있다[4]. 현재까지 상용화되고 있는 TNF-α 억제제는 infliximab (Remicade®, Schering-Plough), etanercept (Enbrel®), adalimumab (Humira®), golimumab (Simponi®), certolizumab (Cimzia®) 5가지 종류가 있으며[6], 이들은 전통적인 항류마티스 약제인 methotrexate, hydroxychloroquine, sulfasalazine 등 disease modifying antirheumatic drugs (DMARDs)의 치료에도 효과가 미흡할 경우 사용되며, 가장 효과가 좋은 항류마티스 치료제로서 구조적인 손상의 발생을 예방해주는 것으로 알려졌다[7]. 그러나, 이러한 유용성에도 불구하고 전신성 루푸스, 혈관염 등의 자가면역질환의 발생, 결핵의 위험도 증가, 침윤성 진균 감염의 발생, 울혈성 심부전의 악화, 간독성, 림프종 등 종양 발생 위험도 증가와 함께 중추신경계의 탈수초화와 관련된 부작용인 시신경염, 만성 염증성 탈수초성 다발성 신경병증, 길리안 바레 증후군 등의 부작용이 보고되었다[5,8,9]. 그 외에 안과적으로는 염증성 눈 질환, 포도막염, 공막염, 외안근염, 안내염, 망막혈관염, 사르코이드 등의 부작용이 보고된 바 있다[6].
TNF 억제제 사용과 관련된 시신경염에 대한 보고는 2002년 이후 현재까지 Pubmed 검색을 한 결과 43예가 보고되었고[10-37], 이 중 infliximab 관련된 보고가 21예, etanercept 관련하여 6예, adalimumab 관련 5예, golimumab 관련 1예가 포함되었다. 시신경부종을 동반한 탈수초성 시신경염이 17예, 시신경유두의 변화를 보이지 않았던 구후시신경염의 형태가 18예, 그 외 독성시신경병증이 4예 포함되었고, 시신경염 형태에 대한 언급이 없는 보고도 포함되었다. 고용량 스테로이드 정맥주사를 시행한 경우가 31예, 경구스테로이드 복용한 경우가 5예, 치료를 시행하지 않은 경우가 3예 있었고, 시력이 모두 호전된 경우가 20예, 부분적으로 호전된 경우가 13예, 호전이 없었던 경우가 10예가 있었다. 이 중 치료 없이 경과 관찰을 시행한 3예 모두 3개월 이내 완전 회복되었다(Table 1).
Safety assessment of biologic ThERapy study에 따르면, DMARD를 사용하는 군과 TNF-α 억제제를 사용하는 군에서 시신경염의 발생 빈도가 비슷하므로, TNF-α 억제제의 사용이 시신경염의 발병을 촉진시킨다는 근거가 없다고 하였다[38]. 이와 반대로, 2014년 전향적 연구에 따르면 77명의 환자에서 TNF-α 억제제 치료 전후 신경학적 이상 여부를 확인한 결과, 치료 후 신경학적 부작용이 3명에서 나타났으며, 이 중 2명에서 치료 중단과 함께 호전되었다가, 치료 재시작과 함께 부작용이 재발하여, TNF-α 억제제의 치료가 탈수초화를 유발하여, 신경계통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다고 하였다[39].
본 증례 환자에서 시간상 우연의 일치로 약제를 사용하는 환자에서 시신경염이 발생하였을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는 어려우나, 안구운동 시 통증이 없다는 점에서 전형적인 시신경염의 증상을 따르지 않았고, 시력저하가 심해진 시점이 infliximab 주사치료 2일 뒤였다는 점에서, 약제 관련 가능성을 염두에 둘 수 있었다.
단안의 시력 및 색각저하와 시야결손이 있는 환자에서 안저검사상 이상이 없으면서 상대구심동공운동장애가 있는 경우 구후시신경염, 뒤허혈시신경병증, 압박시신경병증 등을 감별해야 한다. 본 증례의 경우 시력저하가 급성으로 발생하지 않았고, 고혈압, 당뇨, 고령 등 위험인자와 맞지 않아 뒤허혈시신경병증을 배제하였다. 안구운동 시 통증이 없었고, 혈액 검사상 적혈구 침강 속도(erythrocyte sedimentation rate), C-반응성 단백 시험(C-reactive protein) 상승 등의 염증 상태를 시사하는 소견이 없었으며, MRI에서 압박성 병변 없이 구후시신경에 조영증강 소견이 관찰되었고, 약제 사용의 병력으로 미루어 보아, infliximab 관련 시신경염으로 판단하였다. 독성 시신경병증이나 영양 시신경병증은 미토콘드리아 기능장애를 유발하여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양안성인 경우가 많고, 무통성 시력저하 및 색각저하가 진행성으로 발생하며, 유두황반신경섬유다발(papillomacular bundle)의 손상으로 중심(central) 또는 맹점중심암점(cecocentral scotoma)을 유발하는 특징이 있다. 시력은 수주 혹은 수개월에 걸쳐 서서히 회복되며, 독성을 일으킨 물질의 종류나 양, 손상의 정도에 따라, 영구적인 시력장애를 남기기도 한다[39]. 본 증례의 Infliximab 관련 시신경염은 다른 약제 관련 독성시신경병증과는 단안성이라는 점, 시력회복이 빠르다는 점에서 차이점이 있었다.
TNF 억제제 관련 시신경염으로 진단된 경우, 이전 보고들에서 원인이 되는 약제를 중단하고 스테로이드 고용량 치료를 한 후, 원래의 질환 치료를 위해 다른 면역억제제로 약제를 변경하는 것을 고려해야 한다고 하였으며, 대개 치료 후 1-3개월째 시력 및 시기능이 회복된다고 하였다[10-12,40]. 시신경염의 발생이 TNF-α 억제제 치료에 의한 탈수초화에서 기인할 수 있으므로, 시신경염 환자 내원 시 자세한 병력청취를 통하여 약제 관련 유무를 판단하고, 이와 관련된 질환으로 의심되는 경우 타과와의 협진을 통해 TNF-α 억제제의 사용 중단을 고려하면 고용량 스테로이드 치료를 함으로써 양호한 시력회복을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The authors have no conflicts to disclose.
References
Biography
박수환 / Su Hwan Park
부산대학교 의과대학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안과학교실
Department of Ophthalmology, Pusan National University Yangsan Hospital, Pusan National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