띠모양각막병증은 만성적인 퇴행성 각막질환으로, 눈꺼풀 틈새 사이의 각막 노출부위에 칼슘이 침착하는 특징을 가지고 있으며 칼슘 침착은 주로 보우만막에서 발생한다[
1]. 띠모양각막병증의 안과적 원인으로는 포도막염, 녹내장, 안내 수술과 같은 만성적인 안구 염증이 있고, 전신질환으로는 고칼슘혈증, 만성신부전증과 관련이 있으며 특별한 원인을 알 수 없는 경우도 약 25% 정도를 차지한다고 알려져 있다[
2,
3]. 칼슘의 침착이 눈꺼풀틈새에 발생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으나, pH의 변화, 눈물 증발로 인한 염(salt)의 침착, 안구 표면의 염증으로 인한 pH 변화로 인한 눈물 내 칼슘 농도 증가 등이 고려되고 있다[
4,
5]. 질병의 초기 단계에서는 증상이 없지만 칼슘 침착이 동공을 가리게 되면 시력저하가 발생할 수 있고, 각막상피손상으로 이어지면 이물감이나 안구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띠모양각막병증 치료의 목적은 칼슘 침착을 제거하고 안구 표면을 부드럽게 하는 데에 있다. 현재까지 여러 가지 치료 방법이 제시되었으나 가장 널리 사용되는 것은 disodium edetic acid (EDTA)를 이용한 화학적 제거술이며, 안전하고 합병증이 적은 방법으로 알려져 있다[
2,
3]. 그러나, disodium EDTA는 현재 제조되어 나오는 제품이 없어 구하기 어려우며, 제조 시설에 의뢰하거나 직접 조제해야 하는 단점이 있다.
최근 Lee et al [
6]은 EDTA의 새로운 재료로 채혈검사 시 사용하는 일반혈액검사(complete blood count) 튜브에 포함되어 있는 dipotassium EDTA를 이용하는 방법을 소개하였는데 dipotassium EDTA는 항응고제로서 active chelating agent이다. 이 논문에서 저자들은 일반혈액검사 튜브에 존재하는 dipotassium EDTA를 증류수에 녹인 후 액체 상태로 만들어서 띠모양각막병증을 성공적으로 치료하였다고 보고하였지만, 아직까지 dipotassium EDTA를 이용한 띠모양각막병증의 치료는 국내에 보고된 바 없었다. 본 증례에서는 77세 남자 환자에서 발생한 양안의 띠모양각막병증을 일반혈액검사 튜브에 코팅되어 있는 dipotassium EDTA를 이용하여 띠모양각막병증을 성공적으로 치료한 경험을 하였기에 문헌 고찰과 함께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보고
77세 남자 환자가 1년 전부터 지속된 양안의 시력저하로 내원하였다. 환자는 5년 전에 우안에 백내장수술을 받았다. 당뇨병과 고혈압으로 치료 중이었으나 합병증 없이 잘 조절되고 있었고, 5년 전에 전립샘암을 진단 받았으나 수술적 치료를 받지 않고 경과 관찰 중이었다.
내원시 우안 시력은 0.15, 좌안 시력은 0.1로 감소되어 있었고, 비접촉안압계로 측정한 안압은 우안이 16 mmHg, 좌안은 12 mmHg로 측정되었다. 세극등검사에서 각막의 눈꺼풀틈새 부위에 횡 방향의 칼슘 침착을 동반한 각막혼탁이 관찰되었다(
Fig. 1A,
B). 전안부빛간섭단층촬영검사에서 칼슘 침착이 보인 각막혼탁의 위치는 보우만막 주위에 고반사 침착으로 관찰되었다(
Fig 1C,
D). 혈액검사에서 혈중 칼슘, blood urea nitrogen, 크레아티닌 농도는 각각 9.3, 20, 1.08 mg/dL로 정상이었다.
띠모양각막병증에 의한 각막혼탁으로 진단하고 dipotassium EDTA를 이용한 화학적 제거를 계획하였다. dipotassium EDTA의 제조는 Lee et al [
6]이 보고한 프로토콜에 따라 진행하였다. 간략히 0.3 mL의 증류수를 3.0 mL EDTA 일반 혈액검사 튜브(Vacutainer
® EDTA Blood Collection Tubes; Becton Dickinson, Franklin Lakes, NJ, USA)에 넣어 좌우로 비스듬히 기울인 후, 튜브벽에 붙어 있는 dipotassium EDTA 결정이 증류수에 완전히 녹을 때까지 30초가량 튜브를 충분히 회전시킨다. 이후 육안으로 튜브 벽의 EDTA 결정이 보이지 않는 것이 확인되면 EDTA 용액을 다음 튜브로 옮겨서 이 과정을 반복하며 총 5개의 튜브를 사용한다. 이후 모아진 EDTA는 주사기를 이용하여 effendorf tube에 옮겨 무균 상태로 수술에 이용하였다(
Fig. 2). 수술적 절차는 0.5% proparacaine (Alcaine
®; Alcon Laboratories, Fort Worth, TX, USA) 점안마취 후 99% 알코올을 이용해서 각막상피를 제거한 이후, 안과용 스폰지(Weck-Cel sponge)를 이용해서 10-20초간 칼슘 침착물을 녹이고 문질러 제거하였다. Weck-Cel sponge의 뾰족한 끝은 가위로 절단하여 편평하게 만들어서 각막을 문지르는 동안 각막과 닿는 면적을 크게 하였다. 수술 후 치료용 콘택트렌즈를 착용하였고, 수술 후 1주에 제거하였다. 수술 후 한 달 동안 1.5% levofloxacin (Cravit
®; Pharmaceutical, Osaka, Japan)과 0.1% fluorometholone (Ocumetholone
®; Samil Pharm. Co., Seoul, Korea)을 1일 4회씩 점안하도록 하였다. 수술 중에 발생한 합병증은 없었다.
수술 후 1주, 각막 침착물은 완전히 제거되었고, 최대교정시력은 양안 모두 0.6으로 호전되었다. 양안의 각막상피는 완전히 회복된 양상을 보였다(
Fig. 3). 환자는 수술 후 7개월까지 재발 없이 외래 경과 관찰 중이다.
고 찰
띠모양각막병증은 회백색의 침착물이 특징적으로 보우만막과 각막기질 표층에 침착하는 질환으로 주로 눈꺼풀 틈새에 호발한다[
2,
3]. 각막 중심부의 혼탁은 시력저하 및 눈부심을 유발할 수 있고, 칼슘 침착물이 융기되어 각막상피 손상을 일으키면 이물감, 눈물 및 통증을 유발한다. 띠모양각막병증의 원인에는 포도막염, 녹내장과 같은 만성적인 안구 염증 및 전신적인 고칼슘혈증, 만성 신부전증이 있으며, Najjar et al [
2]은 특발성에 의한 경우가 25.9%로 가장 흔한 원인으로 보고하였다. 본 증례의 경우 당뇨병 및 고혈압을 기저질환으로 가지고 있었지만 띠모양각막병증의 발생과 직접적인 관련은 보고된 바 없으며, 본 증례에서는 신장 기능이 정상이었다. 환자는 전립샘암을 가지고 있는데, 악성종양에 의한 부종양증후군(paraneoplastic syndrome)에 의해서 혈중 칼슘 농도의 증가할 수 있으나, 전립샘암의 경우, 고칼슘혈증이 2% 이내에서 발생하며[
7], 본 증례의 환자의 혈중 칼슘 농도는 정상이었다. 따라서 본 증례의 띠모양각막병증의 원인 역시 특발성에 의한 가능성이 크다고 생각된다.
현재까지 알려진 띠모양각막병증의 치료는 EDTA를 이용한 화학적 제거로, 1952년에 처음 시도되었다[
8]. Najjar et al [
2]은 EDTA 치료 이후 90% 환자에서 증상이 호전되었고, 33% 환자에서 두 줄 이상의 시력호전을 보였다고 보고하여 EDTA를 이용한 띠모양각막병증의 치료가 안전하고 효과적인 치료임을 확인하였다. 또한 최대 29.6년간 경과 관찰하였을 때, 17.8%에서 재발을 보였다고 보고하였고 평균 재발 기간은 17.7년이었다. 그 외에도 표층각막절제술, 엔디야그(Nd:YAG) 레이저를 이용한 방법, 치료레이저각막절제술, 양막이식술 등 다양한 치료법들이 보고되어 있다[
9-
13]. 기존 보고에 따르면, 치료레이저각막절제술의 경우 8%에서 평균 12개월의 경과 관찰 기간에 재발을 보였다는 결과도 있으며, 2년간 재발을 보이지 않았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9,
10]. Im et al [
12]의 연구에 따르면, EDTA와 치료레이저각막절제술, 양막이식술을 동시에 시행하였을 때, 평균 11.4개월 경과 관찰 기간 동안 재발을 보이지 않았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위와 같은 방법은 수술 후 굴절 변화를 일으킬 수 있고 치료 비용이 높아, 칼슘 침착의 깊이가 깊어 EDTA만으로는 치료가 힘든 증례에서 주로 사용된다. 현재까지 띠모양각막병증의 치료에 사용했던 EDTA는 disodium EDTA의 형으로, 현재는 상업적 생산이 이루어지지 않아 구입할 수 없으며, 필요에 의해서 특수 제조 시설에 의뢰해서 사용하고 있다. 2018년 Lee et al [
6]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서 혈액검사 시에 사용하는 채혈 튜브의 벽에 코팅되어 있는 dipotassium EDTA를 이용하는 방법을 소개하였는데, 이 방법을 통해서 이론적으로 9% 농도로 320 밀리오스몰(mOsm)의 dipotassium EDTA를 얻을 수 있다고 보고하였다.
EDTA는 금속 이온에 결합하는 특성이 있어 킬레이션(chelation) 치료에 이용되며, 우리가 널리 사용하고 있는 화장품에도 화학적 안정제로 널리 사용되는 물질이다. 일반혈액검사 튜브에 존재하는 EDTA는 혈액내 칼슘과 결합하여 혈액이 응고되는 것을 방지한다[
14]. 건조된 상태의 EDTA는 용해도가 낮기 때문에, sodium이나 potassium과 결합한 염(salt) 형태로 녹이게 된다. Disodium EDTA 자체는 물에 대한 용해도가 낮고 pH가 8.0 정도까지 올라가야 EDTA가 녹기 때문에 추가적으로 NaOH와 같은 물질을 첨가하기도 한다. 한편 potassium EDTA의 경우에는 물에 잘 녹는 장점이 있어 약제를 조제하는 데 복잡한 과정이 필요하지 않다. 본 증례에서 dipotassium EDTA는 9%의 농도로 조제되는데, disodium EDTA의 경우, 1.7-3.6%의 농도를 사용하였고, 주로 2%의 농도가 많이 사용되고 있다[
2]. EDTA 농도와 치료 효과와 관련해서, Kobayashi et al [
15]은 2%와 3.75% disodium EDTA를 비교해 보았을 때, 치료 효과 및 합병증에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보고하였다. 그러나 dipotassium EDTA의 적정 농도와 관련해서는 아직 정립된 바 없어서 추가 연구가 필요해 보인다. Disodium EDTA 치료 후 나타나는 부작용으로는 각막부종과 지속 각막상피결손이 드물게 발생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2]. 한편 dipotassium EDTA를 이용한 증례에서는 아직까지 합병증이 보고 된 바 없다[
6]. 킬레이션 능력(chelating function)과 관련해서, EDTA는 4개의 카르복실기(carboxylic acid groups)를 가지고 있는데, 이것은 칼슘이온과 같은 2가 금속과 강하게 결합하는 특성이 있다. Disodium EDTA나 dipotassium EDTA는 이 4개의 카르복실기 중 2개와 sodium 또는 potassium 이온이 결합한 것으로, 남아있는 2개의 카르복실기와 칼슘 이온이 결합하게 된다. 따라서 구조적으로 disodium EDTA와 dipotassium EDTA 사이에 킬레이션 정도는 큰 차이가 없을 것으로 추측할 수 있다. 그러나 띠모양각막병증의 치료에 있어서 disodium EDTA와 dipotassium EDTA의 치료 예후를 비교한 결과는 현재까지 보고된 바 없어 추후 연구가 필요할 것으로 생각된다.
칼슘 침착의 조직학적 위치에 따라 띠모양각막병증은 표면형(superficial type)과 심부형(deep type)으로 나누어지는데, 표면형은 칼슘 침착이 각막상피와 기저막에 국한된 형태이고, 한편 심부형은 칼슘 침착이 보우만막을 넘어 전부 기질까지 위치한 경우이다. EDTA를 이용한 칼슘의 제거는 상피에 국한된 칼슘을 제거하는 방법으로 표면형에 효과적인 방법이다. 한편 기질까지 침착되어 있는 심부형의 경우에는 EDTA만으로 효과를 보기 어렵고, 치료레이저각막절제줄 등의 수술적 방법이 필요하다[
9-
13]. 따라서 수술을 계획하기 전에 칼슘 침착의 위치와 정도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다. 본 증례에서는 전안부빛간섭단층촬영을 이용하여 칼슘 침착의 위치를 확인하였는데, 수술을 계획할 때 이를 이용하면 도움이 될 수 있다.
수술 후 예후와 관련해서 본 증례의 경우 수술 후 7개월 간 재발은 보이지 않았다. Disodium EDTA를 이용한 띠모양각막병증을 치료하였을 때, 평균 12-15개월 사이에 재발이 이루어진다고 알려져 있으나 dipotassium EDTA를 이용한 띠모양각막병증의 치료 후 재발에 대해서는 현재까지 연구된 바가 없다[
3,
9]. 따라서 추후 경과를 지켜보아야 하나, 재발을 하는 경우에도 dipotassium EDTA의 제조가 상대적으로 용이하여 재시술에 대한 수술자의 부담은 이전에 비해서 줄어들 것으로 기대한다.
결론적으로 띠모양각막병증의 치료에 있어서, dipotassium EDTA를 이용한 방법을 통해서 특별한 합병증 없이 시력호전을 얻을 수 있었다. 약물의 조제가 어려운 disodium EDTA와 달리 dipotassium EDTA는 조제가 용이하여 띠모양각막병증의 치료에 널리 사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Figure 1.
Preoperative slit lamp photographs and anterior optical coherence tomography image of the patient. Slit lamp image showed band-shaped corneal calcium deposition in the interpalpebral area in the right eye (A) and the left eye (B). Anterior optical coherence tomography of the both corneas showed superficial hyper-reflective deposition (arrowheads) around the Bowman’s membrane in the right eye (C) and the left eye (D).
Figure 2.
Schematic diagram for preparation steps of the dipotassium edetic acid (EDTA) solution. Preparation of dipotassium EDTA is described in detail in the diagram.
Figure 3.
Postoperative slit lamp images of both eyes 1 week after edetic acid (EDTA) chelation. All calcium deposition on the visual axis was removed in the right eye (A) and the left eye (B).
REFERENCES
1) O’Connor GR. Calcific band keratopathy. Trans Am Ophthalmol Soc 1972;70:58-81.
2) Najjar DM, Cohen EJ, Rapuano CJ, Laibson PR. EDTA chelation for calcific band keratopathy: results and long-term follow-up. Am J Ophthalmol 2004;137:1056-64.
3) Jhanji V, Rapuano CJ, Vajpayee RB. Corneal calcific band keratopathy. Curr Opin Ophthalmol 2011;22:283-9.
4) Popiela MZ, Hawksworth N. Corneal calcification and phosphates: do you need to prescribe phosphate free? J Ocul Pharmacol Ther 2014;30:800-2.
6) Lee ME, Ouano DP, Shapiro B, et al. "Off-the-Shelf" K2-EDTA for calcific band keratopathy. Cornea 2018;37:916-8.
7) Hong MK, Kong J, Namdarian B, et al. Paraneoplastic syndromes in prostate cancer. Nat Rev Urol 2010;7:681-92.
8) Grant WM. New treatment for calcific corneal opacities. AMA Arch Ophthalmol 1952;48:681-5.
10) Stewart OG, Morrell AJ. Management of band keratopathy with excimer phototherapeutic keratectomy: visual, refractive, and symptomatic outcome. Eye (Lond) 2003;17:233-7.
13) Dogru M, Katakami C, Miyashita M, et al. Ocular surface changes after excimer laser phototherapeutic keratectomy. Ophthalmology 2000;107:1144-52.
14) Banfi G, Salvagno GL, Lippi G. The role of ethylenediamine tetraacetic acid (EDTA) as in vitro anticoagulant for diagnostic purposes. Clin Chem Lab Med 2007;45:565-76.
Biography
김유진 / Yoo Jin Kim
경희대학교 의과대학 강동경희대학교병원 안과학교실
Department of Ophthalmology, Kyung Hee University Hospital at Gangdong, Kyung Hee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