급성후천일치내사시(acute acquired comitant esotropia, AACE)는 갑자기 발생한 내사시로 인한 복시가 주 증상인 후천내사시의 한 형태이다. 급성후천일치내사시는 주로 청소년 혹은 젊은 성인에서 발생하며, 발생시 비교적 큰 사시각을 보이고 굴절이상과는 큰 연관이 없다고 알려져 있다[
1]. 과거에는 급성후천일치내사시를 원인에 따라 세 유형으로 분류하였다[
1]. 그러나, 세 유형에 합당하지 않는 증례들도 보고되어, 현재까지도 그 발생 기전에 대한 명확한 설명이나 뚜렷한 분류체계를 가지고 있지 않은 질환이다[
2,
3]. 한편, 이 질환은 일치사시(comitant strabismus)이지만 신경학적 이상과 동반되어 발생할 수 있어, 진단과 감별 시 신경학적 이상 동반 유무를 가려내는 것이 대단히 중요하다. 이에 저자들은 급성후천일치내사시로 의뢰된 환자 중 제1형 Chiari 기형이 급성후천일치내사시의 원인이었던 두 증례를 보고하여 이 질환의 진단과 감별에 도움이 되고자 한다.
증례보고
증례 1
기저질환이 없는 15세의 여자 환자가 1주일 전 갑자기 발생한 수평복시를 주소로 내원하였다. 복시가 발병하기 1주일 전 두통, 현기증, 오심을 호소하였다고 한다. 양안 최대교정시력은 각각 1.0이었으며 양안의 동공 빛반사는 정상이었다. 조절마비굴절검사상 양안 모두 -1.0 diopters (D)의 근시가 있었다. 프리즘교대가림검사상 원거리와 근거리에서 각각 35 prism diopters (PD)의 내사시가 있었으며 수평 및 수직 방향에서 모두 동일한 내사시각을 보이는 일치사시를 보였다. 한눈운동검사와 두눈동향운동검사, 그리고 헤스스크린검사(Hess screen test)에서 안운동의 제한은 관찰되지 않았다(
Fig. 1A,
B). 한편, 안저검사상 양안 시신경유두의 부종 소견이 보여(
Fig. 1C), 뇌 자기공명영상검사를 시행하였다. 검사상 소뇌 편도 탈출 소견이 관찰되어, 제1형 Chiari기형으로 진단하였다(
Fig. 1D). Chiari기형에 대한 추가 진료와 치료를 위해 신경외과로 의뢰되어, 감압술을 시행 받았다. 감압술 시행 6개월 후 시행한 문진상 복시는 술 전보다 호전되어 간헐적인 복시를 느낄 정도이며, 일상생활에 불편함이 없어 추후 경과 관찰하기로 하였다.
증례 2
건강한 12세의 남자 환자가 1주일 전에 갑자기 발생한 수평복시를 주소로 내원하였다. 3개월 전 현기증과 실신의 과거력이 있었다. 양안의 최대교정시력은 각각 1.0이었으며, 조절마비굴절검사상 양안 모두 +0.5 D의 원시가 있었다. 동공 빛반사와 안저검사는 정상이었다. 안구운동검사와 헤스스크린검사에서 양안의 안운동에 제한이 없었다(
Fig. 2A,
B). 프리즘교대가림검사상 원거리와 근거리, 그리고 상하좌우 주시 시 모두 45 PD 내사시를 보였다. 신경학적 이상 가능성을 감별하기 위해 뇌 자기공명영상검사를 시행하였고 검사상 소뇌 편도 탈출 소견을 보였다(
Fig. 2C). 제1형 Chiari기형으로 진단하였고, 신경외과로 전과하였다. 신경외과에서는 환자의 기형 정도가 심하지 않기 때문에 정기적인 관찰을 권장하였다. 복시 발생 6개월 경과 관찰 기간 동안 사시각의 변화가 없고 복시로 인한 생활의 불편함을 호소하여, 복시 교정을 위해 양안 내직근을 각각 6.0 mm 후전하였으며, 내사시수술 후 복시 증상은 해소되었다.
고 찰
신경학적 이상으로 발생하는 내사시인 경우 불일치사시(noncomitant strabismus)가 특징적인 소견으로 알려져 있지만, Liu et al [
4]은 신경학적 이상이 있는 내사시 환자의 40%에서 일치사시의 형태를 보였고 이 중 절반은 외전장애를 보이지 않았다고 보고하였다. 또한, Lee et al [
5]은 소뇌의 종양으로 인해 생긴 일치내사시 환자를 보고한 바 있다. 본 증례들에서도 모든 방향에서 사시각이 일치하는 일치사시를 보였고 안운동검사 및 헤스스크린검사상 외전장애는 관찰되지 않았다. 따라서, 일치내사시에서도 신경학적 이상이 내사시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두는 것이 진단과 감별에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Cruysberg et al [
6]은 급성후천일치내사시에서 특히 안진, 시신경유두부종, 외상, 동공부등, 시야장애, 복시 및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된 경우에는 신경계 검사를 강력히 주장하였고, Chiari기형, 소뇌 혹은 뇌간에 발생한 종양이 주요 원인 질환이었다고 보고하였다.
제1형 Chiari기형과 관련하여 이전에 보고된 급성후천일치내사시 사례들에서는 안구진탕이 가장 흔히 동반되는 징후 중 하나임을 보여주었다[
7-
9]. 그 외에도 두통, 현기증, 오심과 스큐편위, 시신경유두부종, 동공부등, 시야장애와 같은 신경학적 징후도 종종 관찰된다고 보고되었다[
7-
9]. 본 증례 중 첫 번째 증례의 경우 뚜렷한 시신경유두부종이 동반되어 있었고, 두 번째 증례의 경우에서는 과거력상 내사시 발병 직전 실신과 어지럼증이 동반되어 감별 진단에 도움을 얻을 수 있었다. Chiari기형에서 내사시가 발생하는 기전에 대해서는 명확하게 알려져 있지는 않지만 뇌압상승으로 인한 외전신경마비로 발생할 수 있으며, 외전신경마비인 경우 불일치내사시(noncomitant esotropia)형태로 관찰된다고 알려져 있다. 그러나, 제1형 Chiari기형 환자에서 내사시가 유일한 징후인 사례들도 보고된 바 있다. Biousse et al [
10]은 다른 시각적 또는 신경과적 증상이나 징후 없이 급성후천일치내사시가 발병하였고, 이후에 제1형 Chiari기형으로 진단된 4명의 환자를 발표한 바 있다. Lewis et al [
9]은 Chiari기형에 의해 발생한 내사시 환자에 대한 비디오안진 검사 결과 외전장애 없이 일치내사시의 형태로 관찰되는 환자들이 있으며 이런 경우 Chiari증후군으로 인해 눈벌림(divergence)을 관장하는 안운동 영역을 압박하여 발생하는 눈벌림부족(divergence insufficiency)이 내사시의 원인이라고 주장하였다. 본 증례들에서도 양안 외전장애는 관찰되지 않았고, 모든 방향에서 일치하는 내사시를 보였다. 따라서, Chiari증후군에서 내사시는 외전신경 이상뿐만 아니라 눈벌림 기능 이상이 내사시 발생에 영향을 줄 것으로 생각한다.
내사시로 인해 복시를 호소하는 제1형 Chiari기형 환자들의 치료에 관해서는 표준화된 치료법이 확립되어 있지 않다. 치료 방법에는 Chiari기형에 대한 수술적 감압, 사시수술, 프리즘 처방 및 보툴리눔독소 A 주사가 있다[
11]. Liebenberg et al [
12]은 수술적 감압이 복시 치료에 효과적인 치료였다고 보고하였지만, Kowal et al [
13]은 내사시만 있는 경우 프리즘 안경이나 사시수술만으로 효과적으로 복시를 교정할 수 있었다고 보고하였다. 본 증례에서도 첫 번째 증례 환자는 신경과적 이상이 동반되었고, 뇌수두증이 동반되어 감압수술을 위해 신경외과로 전과되었다. 두 번째 증례는 경한 기형을 가지고 있으면서, 내사시로 인한 복시가 유일한 증상이어서 침습적인 감압술보다는 면밀한 신경학적 경과 관찰을 하면서 내사시수술을 먼저 시행하였다.
결론적으로 마비 혹은 제한성 사시와는 다른 형태인 급성후천내사시는 일치내사시 형태로 나타나며, 일부의 환자에서는 신경학적 이상이 발병의 원인이 될 수 있다. 특히, 실신, 두통, 삼킴 장애 혹은 구음 장애, 보행장애와 같은 신경학적 이상이 동반되거나, 안과 검사상 안진, 시신경유두부종 혹은 각막 감각 이상과 같은 안과적 이상이 동반된 경우에서는 두개강내 신경학적 이상을 강력하게 의심하고 적극적이고 면밀한 신경계 영상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진단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Figure 1.
(A) Ocular motility of Patient 1 showing esotropia in primary position with full abduction in both eyes. (B) Hess screen test of Patient 1 indicating esotropia with no ocular movement limitation. (C) Fundus photos of Patient 1 showing papilledema. (D) Brain magnetic resonance imaging of Patient 1 showing herniation of the cerebellar tonsil (oval) through the foramen magnum.
Figure 2.
(A) Ocular motility of Patient 2 showing esotropia in primary position with full abduction in both eyes. (B) Hess screen test of Patient 2 indicating esotropia with no ocular movement limitation. (C) Brain magnetic resonance imaging of Patient 2 showing herniation of the cerebellar tonsil (oval) through the foramen magnum.
REFERENCES
1) Burian HM, Miller JE. Comitant convergent strabismus with acute onset. Am J Ophthalmol 1958;45(4 Pt 2):55-64.
2) Gilbert AL, Koo EB, Heidary G. Evaluation and management of acute acquired comitant esotropia in children. Semin Ophthalmol 2017;32:8-13.
3) Buch H, Vinding T. Acute acquired comitant esotropia of childhood: a classification based on 48 children. Acta Ophthalmol 2015;93:568-74.
4) Liu GT, Hertle RW, Quinn GE, Schaffer DB. Comitant esodeviation resulting from neurologic insult in children. J AAPOS 1997;1: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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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Bixenman WW, Laguna JF. Acquired esotropia as initial manifestation of Arnold-Chiari malformation. J Pediatr Ophthlamol Strabismus 1987;24:83-6.
8) Akman A, Dayanir V, Sanaç AS, Kansu T. Acquired esotropia as presenting sign of cranio-cervical junction anomalies. NeuroOphthalmol 1995;15:311-4.
9) Lewis AR, Kline LB, Sharp JA. Acquired esotropia due to Arnold-Chiari I malformation. J Neuroophthalmol 1996;16:49-54.
10) Biousse V, Newman NJ, Petermann SH, Lambert SR. Isolated comitant esotropia and Chiari I malformation. Am J Ophthalmol 2000;130:216-20.
11) Weeks CLP, Hamed LM. Treatment of acute comitant esotropia in Chiari I malformation. Ophthalmology 1999;106:2368-71.
13) Kowal L, Yahalom C, Shuey NH. Chiari I malformation presenting as strabismus. Binocul Vis Strabismus Q 2006;21:18-26.
Biography
윤영인 / Young In Yun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안과학교실
Department of Ophthalmology, Seoul National University College of Medicin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