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 Korean Ophthalmol Soc > Volume 61(4); 2020 > Article
척추수술 이후 발생한 두개내압 저하와 동반된 가돌림신경마비

국문초록

목적

허리디스크로 척추수술을 받은 뒤 두개내압의 저하와 동반하여 가돌림신경마비가 발생한 환자를 경험하였기에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요약

56세 남자 환자가 내원 전날부터 수평복시가 발생하여 의뢰되었다. 환자는 1주일 전 요추 4-5번 디스크 수술을 받은 후, 수술 다음날부터 누우면 완화되는 양상의 체위성 두통이 있었다. 일차안위에서 45프리즘디옵터의 좌안 내사시가 관찰되었고, 좌안의 외전이 뚜렷하게 저하되어 있어, 좌안 가돌림신경마비로 진단하였다. 뇌자기공명영상에서 경수막의 조영 증강과 미만성 천막비후가 확인되었고, 척추수술 부위 초음파상 낭종이 관찰되어 뇌척수액 누출로 인한 뇌압의 하강이 의심되었다. 또한 두개내압 저하가 가돌림신경마비의 원인으로 작용했을 것으로 추정되었다. 수액 보충과 척추수술 부위 경막외 혈액봉합술을 시행하였고, 두통은 호전되었으나 복시는 약 6개월 간 지속되었다.

결론

척추수술 이후 가돌림신경마비가 발생한 경우 뇌척수액의 누출로 인한 두개내압 저하가 원인일 수 있으므로, 조기에 이에 대한 진단적 접근 및 경막외 혈액봉합술 등의 적절한 치료를 고려하여야 한다.

ABSTRACT

Purpose

We report a case of a patient with sixth cranial nerve palsy due to intracranial hypotension after lumbar disc surgery.

Case Summary

A 56-year-old male patient complained of horizontal diplopia one day ago. He underwent disc surgery at L4-5 level 1 week ago and developed a severe positional headache postoperatively. On ophthalmologic evaluation, he was found to have 45 prism diopters esotropia of the left eye in the primary position, and left abduction was limitated and diagnosed as left abducens nerve palsy. Brain magnetic resonance imaging showed diffuse tentorial thickening and enhancement of the pachymeninges. Ultrasonography in the previous surgery site revealed fluid collection and cystic lesion. The intrancranial hypotension due to cerebrospinal fluid leakage was suspected to be the cause of abducens nerve palsy. The intravenous fluid was infused and the subdural blood patch was applied to the wound. The headache improved immediately, but diplopia lasted for about 6 months.

Conclusions

Intracranial hypotension due to the cerebrospinal fluid leaks may cause abducens nerve palsy, appropriate treatment such as epidural blood patch should be considered immediately.

가돌림신경(abducens nerve)은 다리뇌(pons)의 하부에서 기시하여 다리뇌수뇌 경계(pontomedullary junction)에서 뇌줄기(brainstem)를 나와서 거미막하(subarachnoid space)로 들어가, 위쪽으로 진행하다가 측두골의 추체능선(petrous ridge)을 넘어 경사대(clivus)를 지나고 petroclinoid ligament 아래의 경질막(dura)을 뚫고 Dorello canal을 지나 두개골의 바닥을 거쳐 해면정맥굴(cavernous sinus) 및 위안와틈새(superior orbital fissure)를 통하여 눈확(orbit)으로 들어가 외직근에 분포한다. 이처럼 제6번 뇌신경은 주행경로가 길고, 측두골의 능선을 지나가며, 뇌줄기에서 경질막으로 들어가는 부위의 신경이 비교적 팽팽하며, 각(angulation)을 형성하고 있기 때문에 뇌압의 상승, 두개골바닥의 외상, 뇌수막염 등에 의해 다른 뇌신경에 비해 쉽게 손상을 받을 수 있다[1,2].
특히, 뇌종양, 두개강내 출혈이나 특발성 두개내압 상승(idiopathic intracranial hypertension) 등과 같이 뇌압을 올리는 질환이 있는 경우, 뇌줄기를 아래로 압박하여 가돌림신경마비를 일으킬 수 있으며, 이와 반대로 뇌압이 하강하는 경우에도 가돌림신경마비가 일어날 수 있다고 보고되고 있다[3]. 그러나, 두개내압이 저하되어 가돌림신경마비가 발생한 경우에 대한 국내 보고는 아직 없다. 이에 저자들은 척추수술 이후 뇌척수액의 누출로 인해 뇌압이 하강하여 가돌림신경마비가 발생한 경우를 경험하고, 누출 부위에 경막외 혈액봉합술(epidural blood patch)를 시행한 증례를 경험하였기에 문헌 고찰과 함께 이를 보고하고자 한다.

증례 보고

56세 남자 환자가 1일 전부터 갑작스럽게 시작된 수평 복시를 주소로 본원 응급실로 내원하였다. 1주일 전 요추 4-5번 디스크로 척추수술을 시행하였고, 술 후 1일째부터 누우면 완화되고, 일어서거나 앉으면 악화되는 양상의 체위성 두통이 시작되었다고 하였다.
최대교정시력 우안 1.0, 좌안 1.0이었으며, 안압은 우안 18 mmHg, 좌안 16 mmHg였다. 동공 반응은 정상이었고, 상대구심동공결손은 관찰되지 않았다. 안구운동검사에서 좌안의 외전이 뚜렷하게 저하되어 있었고, 제일눈위치에서 45프리즘디옵터(prism diopters, PD)의 좌안 내편위가 관찰되었다(Fig. 1). 눈운동 시에 안통은 없었고, 눈꺼풀에도 특이 소견은 없었다. 세극등검사상 전안부에서 특이 소견을 보이지 않았고, 안저검사에서 시신경유두 및 황반에도 이상 소견은 보이지 않았다. 뇌자기공명영상(magnetic resonance imaging, MRI)에서 천막(tentorium)이 미만성으로 두꺼워져 있고, 경수막(pachymeninge)이 두꺼워져 있으면서 조영 증강이 되어(Fig. 2), 두개내압의 하강이 의심이 되었고, 1주일 전에 시행한 허리 시술 부위에 낭종 모양 병변이 관찰되어 시행한 연조직 초음파에서 액체 고임(fluid collection)가 관찰되었다(Fig. 3A). 뇌척수액의 누출로 인한 뇌압의 하강이 가돌림신경마비의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추정되어, 충분한 수분 보충(hydration)을 하였다. 이후 마취통증의학과에 의뢰하여 조영제로 경막하 공간을 확인한 후 자가혈액 20 mL 주입하여, 경막외 혈액봉합술을 시행하였다(Fig. 3B). 두통은 경막외 혈액봉합술 후 호전을 보였으나, 복시는 지속되어 이에 대한 대증요법으로 양안 교대가림치료를 하였고, 경막외 혈액봉합술 1달째 환자는 일차안위에서 30PD의 좌안 내사시로 일부 호전을 보였고, 시술 4개월째 정면 주시와 우측 주시 시에 정위, 좌측 주시 시에 6PD의 좌안 내사시가 남아 좌측 주시할 때의 복시가 남았으며, 6개월째는 모든 방향에서 정위로 회복되었다.

고 찰

가돌림신경(제6번 뇌신경)마비는 안구 운동 이상을 일으키는 제 3, 4, 6 뇌신경 마비 중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경색, 외상, 출혈, 압박, 염증 등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1,2].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보고마다 차이가 있는데, Patel et al [3]은 고혈압 혹은 당뇨 등에 의한 허혈성으로 의심되는 경우가 35%, 원인 미상인 경우가 26%, 외상에 의한 경우가 12%에 달한다고 보고하였고, 2008년 국내 보고에서도 혈관성 원인, 원인미상, 외상성 순으로 높은 빈도를 보여[4], 성인에서 가돌림신경마비의 가장 흔한 원인은 허혈이라고 여겨지고 있다.
가돌림신경은 두개강 내에서 주행 경로가 길고 복잡하여, 특히 뇌압이 상승하는 경우에 쉽게 손상을 받는다. 후두와 종양(posterior fossa mass)과 같이 천막 상부의 공간점유병터(space occupying lesion)이 생긴 경우 뇌줄기가 하강하고, 경천막탈출(transtentorial herniation)이 생기면서, 가돌림신경이 당겨지면서 손상이 되며, 이 경우 안저검사상 시신경유두부종이 동반될 수 있다. 특발두개내압상승에서도 가돌림신경마비가 약 10-20% 동반된다[1,2].
이와 반대로 두개내압 저하(intracranial hypotension)에 의해서도 가돌림신경마비가 발생할 수 있다. 뇌척수액(cerebrospinal fluid)은 뇌 구조물과 뇌신경이 중력에 의해 아래로 쳐지는 것을 막아주는 필수적인 부력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는데, 이 뇌척수액이 척수막(spinal meninges)을 통해 누출이 되면, 두개내압이 떨어지게 되고, 이때 뇌줄기가 아래로 하강하면서 두통, 구역, 구토, 현훈(vertigo) 등을 유발할 수 있다[5-7]. 또한 시력저하나 시야결손, 안구진탕 등의 안과적 증상이 발생할 수 있고, 뇌신경마비로 인한 안구 운동 마비 및 복시가 발생할 수 있다[8]. 두개내압 저하 시에 뇌신경마비가 발생하는 정확한 기전은 아직 확립된 바는 없지만, 뇌 구조물의 하강으로 인한 뇌신경의 견인(traction), 뇌신경 압박 또는 혈관의 울혈에 기인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6,8].
본 증례의 경우 허리디스크로 척추수술을 시행받은 다음날부터 시작된 체위성두통과 술 후 7일경부터 발생한 수평복시를 주소로 내원한 환자에서 허리수술 부위 초음파상 뇌척수액의 누출이 확인되고, 뇌 MRI상 두개내압 저하가 의심되어, 뇌압의 하강이 가돌림신경마비의 원인으로 추정되었다.
뇌척수액의 누출로 뇌압이 저하되는 경우는 대게 요추천자 등 의인성으로 발생하며, 자발성으로 생기는 경우도 보고되고 있다. 두개내압 저하는 1) 뇌척수액 초압(opening pressure)이 6 cmH2o 이하, 2) 경막외 혈액봉합술 후 증상의 호전, 3) 뇌척수액 누출의 확인, 4) 뇌 MRI에서 뇌의 늘어짐(brain sagging)이나 경수막의 조영증강 중 하나를 만족할 때 진단이 가능하다[9]. 문헌 보고에 따르면 두개내압 저하에서 뇌신경 마비는 약 30-35% 정도에서 발생하며, 이 중 가돌림신경마비가 80% 정도로 가장 흔하다고 하였다[8,10]. 보고된 경우들에 의하면 양안성인 경우보다 단안성으로 마비된 경우가 더 흔하였고, 예후가 양호하여 80-90% 이상에서 저절로 회복된다고 하였다[5,8,10,11].
뇌 MRI에서는 뇌척수액 부피의 감소와 관련한 보상적인 변화들이 보인다. 경막하액이 고이고(subdural fluid collection), 정맥 혈관이 확장되며(engorgement of venous structures), 뇌하수체의 비대(enlargement of pituitary gland), 미만성 천막 비후(diffuse tentorial thickening), 경수막의 조영 증강(pachymeningeal enhancement) 등 특징적인 소견을 보인다[12]. 본 증례에서도 뇌 MRI상에서 미만성 천막 비후와 경수막의 조영 증강이 관찰되어, 두개내압 저하가 의심이 되었다.
뇌척수액 누출은 뇌수막염을 유발할 위험성이 크기 때문에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이로 인한 두개내압 저하와 관련된 두통, 뇌신경 마비 등의 증상이 발생한 경우 충분한 수액 보충, 침상 안정 및 앙와위 또는 복와위(supine position/prone position), 복대 착용 등의 보존적 치료를 할 수 있으며, 약물 치료로는 대뇌 혈관수축과 뇌척수액의 생성을 촉진시키는 메틸잔틴(methylxanthines), 하이드로코티손(hydrocortisone) 등이 이용되고 있다[13]. 경막외 혈액봉합술은 경막외로 혈액을 주입하여, 응고된 혈액이 경질막의 구멍을 막아 뇌척수액의 누출을 막고, 주입한 혈액이 경막외 공간을 차지하면서 압력을 높이는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1960년대에 처음 소개된 이후로 두개내압 저하의 표준 치료로 여겨진다[13]. 아직 적절한 시기에 대해서는 명확한 기준은 없지만, 누출이 시작된 시점에서 혈액 패치를 시행하는 시기가 늦어질수록 치료 실패율이 높으므로, 24시간 이내에는 시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하였다[14]. 그러나, 여러 연구에서 뇌압을 올리기 위한 수액 보충과 경막외 혈액봉합술이 두통을 호전시키는 데는 효과가 있었지만, 즉시 뇌신경마비를 교정하지는 못하였고, 대부분의 경우 시간이 지나면서 뇌신경마비 및 복시가 호전이 되었다[15]. 본 증례의 환자의 경우에서도 두통은 입원 중 호전되었으나, 복시와 좌안의 외전장애는 약 6개월간 지속되었으며, 이는 이미 손상받은 가돌림신경의 축삭이 회복되는 데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인 것으로 판단된다.
본 증례와 같이 가돌림신경마비 환자의 치료 방향을 결정하기 위해서는 정확한 원인 진단이 중요하다. 경막외마취 등의 척추 부위 시술 이후 누울 때 호전되는 양상의 체위성 두통과 양안성 복시가 발생한 경우 뇌척수액의 누출로 인한 두개내압 저하로 인한 가돌림신경마비의 가능성을 감별진단에 두어야 한다. 이때 가능한 빨리 충분한 수액 보충 및 경막외 혈액봉합술 등으로 뇌척수액 누출을 막고, 두개내압을 올리는 치료를 시행하여야 하고, 이후 가돌림신경마비가 호전될 때까지 보존적 치료가 필요할 것이다.

NOTES

Conflict of Interest

The authors have no conflicts to disclose.

Fig. 1.
Nine diagnostic position of gaze demonstrated 45 prism diopters esotropia of the left eye in primary position and definite abduction limitation of the left eye was noted (A). Six months later, esotropia and abduction limitation of the left eye improved (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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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2.
Coronal T1-weighted image after intravenous administration of gadolinium showing enhancement of the pachymeninges (A, arrows). Diffuse tentorial thickening (B, arrowhead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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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ig. 3.
Epidural blood patch. (A) Ultrasonography revealed the focal fluid collection with soft tissue swelling at incision site. (B) Autologous blood 20 mL was injected to the epidural spa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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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FERENC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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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graphy

이상민 / Sang Min Lee
부산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안과학교실
Department of Ophthalmology, Pusan National University Yangsan Hospital, Pusan National University School of Medicin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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